조카가 너무 말썽을 피웁니다.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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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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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가 너무 말썽을 피웁니다.

본문

질문

스님께 합장 삼배 올립니다. 어려울 때마다 스님께서 해주신 말씀으로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여쭙고자 하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중학교 1학년에 다니는 조카가 있는데 너무 말썽을 피워서 식구들의 걱정이 큽니다. 공부를 안하는 건 말 할 게제도 안 될만큼 거짓말을 하는가 하면 친구들을 괴롭히고 때리고 돈을 빼앗고 하는 등 상상할 수도 없는 일들을 하는 데다가 더 어려운 건 타이르거나 설명을 해줘도 전혀 잘못했다는 생각을 안한다는 겁니다. 수련회도 보내고 하는데 달라지지 않는 아이를 보며 그냥 가슴만 치고들 있습니다. 신경정신과나 청소년 상담 코너에서는 손 쓸 수 있는 시기가 지났으며 너무 늦었다고 한답니다. 지금 올케는 걱정이 너무 커서 신경성 병들에서 헤어나질 못하는 악순환을 겪고 있습니다. 꼭 답변 주시리라 믿고 기다리겠습니다. 스님, 건강을 소원하면서 어지러운 말들 접겠습니다. 마음 다해 삼배를 올립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이걸 잘 생각해 보십시오. 내가 항상 얘기하죠. 참외씨를 심어서 씨를 받고 또 심으니까 참외씨 그대로 나오더라는 얘기말입니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격으로요. 자기 씨를 심어서 싹이 난 거니까 그 종자가 또 열릴 수밖엔 없죠. 그래서 마음의 촛불 하나가 얼마만큼 귀중한지 여러분은 아셔야 된다고 항상 말씀드리는 겁니다. 이 마음의 자리는 내가 탄생한 근본 자리요, 나를 형성시킨 자리요, 또는 부모님을 형성시킨 자리요, 형성시키는 데 에너지가 배출되는 자리입니다. 이런 것이 바로 자기가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서 오는 겁니다.

모든 자녀들이 말입니다. 외박을 하고도 나쁜 일을 하지 않는 자녀들이 있는가 하면 나가서 외박을 하고 나쁜 일을 해서 천차만별로 부모들의 속을 썩이고, 손가락질을 받고, 교도소에 가고, 형제를 고발하고, 부모를 고발하는 자녀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마음의 촛불 하나가 그것을 다 대처할 수 있다는 얘깁니다. 우리가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빛보다 더 빠른 것이 마음의 능력입니다. 한 생각 한 찰나에 위성에도 가고 우주에도 가고 미국에도 가고 문지방 너머에도 갑니다. 문지방 너머나 우주나 똑같습니다. 그러니까 빛보다 더 빠를 뿐만 아니라 빛은 가다가도 중단이 되지만 마음은 물 속이든지 흙 속이든지 높고 낮음이 없이 가고, 가고 옴이 없이 오고 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아셔야 됩니다. 이 마음의 촛불 하나를 진짜로 믿고 위 아래를 둥글게 껴잡아서 자기와 더불어 같이 한 방에서 밝게 된다면 벌써 상대방의 차원이 달라져요. 그러니까 나가서 그런 어지러운 일들을 저지르질 않게 되죠.

예전에 어느 집 아들이 나가서 외박을 하고 본드를 들이마셔서 노랗게 돼가지고 다니더랍니다. 공부도 안 하고 그렇게 되니까 학교에 가서 만날 빌어도 선생님들은 퇴학시킨다고 그러자 여기를 오게 됐는데 이거는 한이 된 거죠. 3대 독자가 그러니 정말 얼마나 그 부모의 마음이 찢어졌겠습니까. 그러니까 그냥 오로지 자나깨나 정말 진실로 맡기며 관했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하루는 큰 김치 항아리를 모두 내놓고 씻어서 옮기고 있는데 아들이 오더니 “어머니, 제가 좀 옮겨 드리죠.” 하더랍니다. 그래서 이게 웬일인가 싶어서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데, 또 어디가 잘못됐나 하는 생각이 퍼뜩 들더랍니다. 그래서 자꾸 눈치만 보는데 일을 다 해놓고는 “어머니, 그동안 속 많이 썩혀드렸죠? 이젠 속 안 썩혀드릴게요. 이제는 내 힘으로 살아야 하고 부모님을 모셔야 할테니까 공부 열심히 하겠습니다. 학교는 못 다니게 됐으니까 검정고시를 보겠습니다.” 이러더랍니다. 그래서 검정고시를 봐서 대학교를 졸업했습니다.

그런 거와 같이 그 애도 그 애의 마음이 그런 게 아니라 과거에서부터 입력시킨 수많은 의식들이 자기도 모르게 하나하나 풀려나와서 분탕질을 하는 거거든요. 그래서 그렇게 과거에서부터 입력된 것은 과거에서부터 그 아이를 이끌고 온 그 근본자리에서만이 해결할 수 있다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그러니 가족들은 그저 아이가 나가서 안 들어와도, 또 나쁜 짓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도 겉으로는 아이에게 항상 부드럽게 말하고 부드럽게 대해주면서 속으로는 무조건 그 걱정거리를, 그것이 나온 그 자리에다가 맡겨놓아라 하는 겁니다. 이런 인연을 맺게 한 것도 당신이 있어서 그렇게 된 것이니까 과거에서부터 얽혀있는 이 인연들을 녹이고 저 아들이 건강하게 마음의 중심을 잡아서 살아가게 하는 것도 당신밖에는 할 수 없다는 믿음을 가지고 진실하고 지극하게 관해 나가신다면 그 아이의 마음과 둘이 아니게 연결된 그 자리에서 불이 들어오게끔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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