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과 고통에서 벗어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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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세상이 너무 불공평한 것 같습니다. 못사는 사람은 아무리 노력을 하고 이를 악물고 살아가지만 가난과 고통에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부모도 있고 자식도 있는데 죽을 수도 없는 것이고 죽는다고 해결이 날 것 같지도 않고,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언젠가는 이런 일이 있었대요. 미래의 세계에 들어가는데 이 주장자에 사탕같이 꿴 그거를 하나씩 다 들었더라는 거예요. 다 들고 들어가야만 한자리를 할 수 있다 이런 겁니다. 여러분이 기를 쓰고 증득하려고 애를 쓰지 않아도, 그렇게 애를 쓰면 오히려 모자라게 됩니다. 그러니 애를 쓰지도 말고 애를 안 쓰지도 말고, 그냥 생활하는 데서 여여하게 돼 가는 대로 ‘이것이 바로 내 한마음, 이 한마음 의식, 한마음으로 주인공, 주장자 이것이 자성본래불(自性本來佛)이니까 그대로 그냥 이렇게 해 나가고 있지 않나, 이끌어 주고 있지 않나. 그런데 내가 뭐 걱정이야, 보배가 나한테 있는데.’ 이럭하고선 부드럽게 편안하게 그냥 웃으면서 사세요.
내일 죽는다고 하더라도 오늘까지는 사과를 심어야 한다는 말이 있죠? 이따가 요 시간 지나면 내가 저 아래 나가서 죽는다 하더라도 나는 그런 거 겁내고 살아 본 예가 한 번도 없어요. 이따가 죽는다 하더라도 내 할 일은 꼭 해야 되니까요. 뭘 그걸 두렵게 생각합니까. 아무것도 없어요! 나 하나 버리면 아무것도 두려울 게 없어요. 여러분이 ‘내가, 내가 살아, 내가….’ 이러니깐 그냥 두렵고 모두가 그렇지, 내가 한다는 게 붙지 않으면 두려울 게 없어요.
예전에 깜깜한 그믐밤에 길을 가는데, 글쎄 이 내 마음의 스승이 도깨비가 왔다 갔다 하는 그 춘천 골짜기 물 내려가는 쪽으로 거길 가라는 겁니다. 그래서 ‘에이그, 내가 어차피 죽으려고 그랬는데 그깟 놈의 거 뭐 그게 두려워? 다 와라! 뭐가 있다면 다 와라!’ 그랬더니 가다가 보니깐 글쎄 큰 나무 한 그루가 있는데 거기에 목신이 있는 겁니다. 아, 인사를 깍듯하게 하지 않습니까? 아이고 참, 벗이 돼서 좋아서 말입니다, 나도 그 밑에 앉아서 혼자 싱그레 웃고 혼자 중얼거렸으니, 누가 봤더라면 “저 사람 미쳤군.” 그랬을 거란 말입니다. “아주 미친 사람 같은데 어떻게 산중에 올라왔을까?” 그랬을 겁니다.
지금도 그런 소리를 들으면요, 참 그렇게 좋을 수가 없어요. 그 밤에 산비둘기 울음소리, 부엉이 울음소리, 능생이 울음소리, 새소리! 얼마나 좋았는지 친구가 됐죠. 그러니까 지금도 어디 가다가 그런 소리를 들으면 ‘야!’ 그러고 그냥 싱긋이 웃고, 그렇게 좋을 수가 없죠. 그게 다 친구들이고 벗이었어요. 도반이고요.
그러니까 여러분도 꽃 한 송이를 보고도 같이 말할 수 있는, 그 뜻을 전달하고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그런 도리를 알기 위해서, 그리고 또 미래 세계에 그 지배인들을 도와줄 수 있는 그런 한마음 부처가 되기 위해 지금도 공부하는 거예요. 여러분이 지배인이죠. 그리고 지배인이 한자리 한마음으로 하는 거고, ‘부처는 하나다’라고 하는 건 부처가 없기 때문에 부처라는 그 용어를 붙여 놓은 거죠. 그렇기 때문에 이거 할 때에 부처라고 할 수도 없고, 저거 할 때 부처라고 할 수도 없고 그래서 부처가 없는 게 부처다 이겁니다.
그러니 무조건 죽지 않는다면 죽은 세상을 어떻게 맛볼 것입니까? 만약에 우리가 죽는다면, 반쯤 죽는 게 아니라 아주 죽는다면 생산이 될 것입니다. 아주 죽는다면 다시 태어날 것이고 아주 죽지 못한다면 고생을 길게 하고 길게 아마 고에서 벗어나지 못할 겁니다.
여러분, 생각해 보십시오. 이판(理判)이다 사판(事判)이다 하는 것은 우리가 둘이 아닌 까닭에 죽는 것도 사는 것도 이판사판 아니겠습니까? 이래도 죽을 것이고 저래도 죽을 것인데 살면 얼마나 더 살 양으로 그렇게 애를 써야 하죠? 몸으로 죽으라는 소리는 아닙니다. 마음이 죽는다면 몸도 항상 고개가 숙여지고 고운 마음씨를 가지고 부드러운 말을 해 줄 수 있고, 남들을 이익하게 해 줄 수 있고, 일체 만법에 걸림이 없이 갈 수 있는 자유인이 됐을 겁니다.
그러니까 그저 나는 이따가 죽든 내일 죽든 그런 건 상관없으니 나 하는 대로 내버려 두시길 바랍니다. 그냥 나 하는 대로요, 죽든 살든. 그것을 배우세요. 내가 죽든 살든 이따가 죽든 이따가 엎드러지든 그건 상관없습니다. 나는 내가 있다면 가루가 되더라도 한다고 그랬는데 내가 없으니까 가루도 될 게 없습디다. 그러니 걱정 마시고 여러분이 집에서나 나가서나 일하시면서나 항상 평상시가 그냥 참선이며 마음 편안하고 넉넉하면 좌선입니다. 꼭 그렇게 하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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