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닫지 못했는데… > 길을 묻는 이에게

그렇죠. 도(道)는 생활이 도예요, 생활이. 딴 데 도가 있는 게 아니에요. 우리를 버리고 도가 있는 게 아니에요. 그리고 우리를 버리고 부처가 있는 게 아니고요. 그러니까 부처도 우리와 둘이 아니고 도라는 이름도 우리와 둘이 아니고 그냥 평전한 생활에 다 있다 이겁니다. 그러니깐 우리가 도를 깨쳤다 깨치지 못했다 이거를 뛰어넘으세요. 이거를 버리고 뛰어넘으세요. 버리라니깐 그냥 아예 저 개천에다 꼬라박지 마시고 자기 원소에다가, 자기 주인공에다가 그냥 놔 버리세요, 그냥. 그냥 그렇게 하는 게 도예요, 그냥. 무슨 별다르게 해야만 도가 아니에요.

남을 원망 안 하고 실질적으로 남을 괴롭히지 않고, 예를 들어서 여러 말 할 거 없이 내 몸과 같이 생각하고 내 아픔같이 생각하고 그저 그렇게 하시면서 남을 원망하지 않고 존경하고 이렇게 그냥, 알든지 모르든지 존경하시란 말입니다. 나쁘든지 좋든지 존경하란 말입니다. 무슨 좋은 사람만 존경하고 나쁜 사람은 존경하지 마라 이게 아닙니다. 뭐든지, 어떤 사람이든지 생명이 있다 하면 존경하란 얘깁니다. 존경하게 되면 그, 사람이 아닌 사람은 사람으로 화할 테고 또는 그렇게 나쁜 사람은 좋은 사람으로 화할 테고 사람이 바꿔지는 이율이 찰나찰나 바꿔지니깐요.

그걸 한번 응용해 보시면, 이게 사람 모습은 그냥 놔두고도 마음이 한 찰나에 날아가도 뭐 다른 혹성에도 갈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런 연관을 한번 지어서 잘해 보세요, 진짜로 믿고. 그러면 자기 주인공이 때로는 보디가드가 되고 때로는 지장이 되고 때로는 칠성이 되고 때로는 허공신이 되고 때로는 용신이 되고, 그냥 당신이 필요한 대로 돌아가서 화하니깐요. 이 소리 누구나가 다 잘 알아들으셔야 됩니다.

그래서 여러분이 다들 이 소리를 잘 들어서 행하신다면 우리가 도인 아닌 도인으로, 알지는 못하지만 행은 도인의 행으로서 우리가 산다면 요다음에도 그렇고 그냥 도인이 되는 거죠. 도인이죠, 뭐. 머리 안 깎았다고 도인이 아닌 게 아니에요. 우리는 입산할 때에 머리를 깎습니다. 이 머리를 깎는 것은, 이 세상에 인간으로 태어나서 이 세상의 모든 잡초, 그저 덧없이 이렇게 자라는 풀들, 이거를 깎아 버리고 원 하나만 남기려고 이렇게 머리를 깎는 겁니다. 그런데 머리를 깎고 나면 뭘 합니까. 깎고 나면 또 자랍니다.

그 뜻을 알아야 돼요. 깎고 나면 또 자란다. 또 자라면 마찬가지가 되는데 또 자라도 나지 않는, 머리가 나지 않고도 남이 있다면, 그래서 함이 없이 하고, 또 머리를 깎지 않으면서도 깎고 깎으면서도 깎지 않았다, 이런 문제들이 나오는 것입니다. 예전에 선사들이 산에서 수염을 깎으려야 깎을 수도 없고 머리를 깎으려야 깎을 수도 없고 말입니다, 형편이. 형편이 그렇기 때문에 그렇게 기른 겁니다, 멋으로 기른 게 아니라.

그러니깐 여러분이 그 하나하나를 이해를 할 수 있고 남을 욕을 하지 않을 수 있어야 됩니다. 그게 이해가 되니 요만한 것 하나 이해 안 가는 게 없습니다. 남을 욕하는 것은 이해를 못해서 욕을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욕을 하게 되면 그만큼 자기 차원이 줄어드는 거죠. 그래서 우리가 잘하면 ‘공신이다.’ ‘부처님이 만 개라도 일 불이다.’ 이렇게 되죠. 그러니깐 그저 항상 부처님과 둘이 아니다 이렇게 하시기 바랍니다.

꽃이 이렇게 핀 거 보면 좋죠? 보기에 좋지 않습니까? 우담바라 꽃이라고, 이 연꽃이라고 하는 이름을 왜 그렇게 뒀느냐? 너무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너무 아름답기 때문에, 부처님의 깨달음도 못지않게 아름다우니깐 바깥으로 내서 방편으로 말씀하신 겁니다. 꽃입니다, 그게. 마음의 꽃. 그래서 우리가 행을 잘하면 이 꽃이 허공을 날아다니면서 행하신다고 그랬습니다. 그 꽃이 뭡니까. 그냥 보살의 마음이요, 부처님의 마음이 허공으로 다니면서 찰나찰나 행하신다, 함이 없이 하신다 이런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