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선을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요?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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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선을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요?

본문

질문

안녕하십니까? 불교 경전 공부와 참선에 관심이 많은 30대의 직장인입니다. 참선을 어떻게 시작해야 되는지 어디서 가르침을 받을 수 있는지 막막하여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참선이라는 거, 예전의 스님네들은 ‘참선이라는 것은 꼭 해야 된다’ 하는 것을 주장했습니다. 아주 제 일등으로 쳤죠. 그러면 어떤 것이 참선이냐. 참선은, 행선도 참선이요 좌선도 참선이요 입선도 참선이요, 모든 행 전부가, 일거수일투족 전부가 참선이란 말입니다. 그런데 모두 ‘아! 결제가 되면 한 철 선방에 가서 나야지. 앉아서 좌선을 해야 그것이 으뜸이지.’ 요렇게 변경이 돼 버렸단 말입니다, 마음이. 육신 떨어지면 마음도 떨어지고, 마음 떨어지면 코도 떨어지고 입도 떨어지고 다 떨어질 것을 뭐가 그렇게 쓸모가 있다고 그렇게 이 육신을 가지고 매달리고 그렇게 해야만 됩니까?

마음이 주인공에 모든 걸 일임을 시켜서 놓는다면 모든 것이 편안하고, 편안한 반면에 반드시 내가 생각을 하면 바로 자(子)가 되는 것이고 생각을 안 하면 부(父)가 되는 겁니다. ‘부와 자가 둘이 아니니라’ 하는 뜻은 ‘부가 자로 가면 자가 돼 버리고, 자가 부로 오면 부가 돼 버린다’ 하는 얘기입니다. 둘이 아닙니다, 모두가. 그걸 어떻게 생략해서 말을 할 수 있을까. 내가 가만히 있으면, 마음을 가만히 두면 부가 되는 것이고, 즉 말하자면 부처님이다 이 소립니다. 또 마음을 내고 움죽거렸다 하면 그것이 바로 자가 되는 것입니다. 그게 법신(法身)이자 화신(化身)입니다.

내가 움죽거릴 때는 부처가 아들로 가고, 또 내가 가만히 있으면 움죽거렸던 게 바로 부로, 자부처로 온단 말입니다. 그러니 이건 체가 없는 거라 왔다 갔다 해도 왔다 갔다 함이 없이, 함이 없이 그냥 가고 옴이 없이 그대로, 그대로 자가 될 땐 자가 되고 부가 될 땐 부가 되고 이런단 말입니다. 그 도리를 아실 것 같으면 우리가 수많은 유생(有生)이나 무생(無生)이나 전체, 즉 말하자면 저 물이나 산이나 들이나 어느 곳을 막론해놓고, 보이지 않는 데 영계, 유령, 유체 또는 세균이나 또 사람들 사는 마음, 천차만별로 마음 차원에 따라서 우리가 주인공에 모든 걸 일임하는 겁니다.

참, 구지 스님이 손가락 하나 척 들었다고 하니까 손가락을 보는 사람이 있는데, 손가락이 아니라 우주를 든 겁니다, 전체를. 그런 거와 마찬가지로 손 든 것도 방편이니 손 들 것도 없이 내가 ‘아! 이런 건 이렇게 해야 할 텐데…’ 하는 생각을 갖게 되자 바로 주인공과 함께 하는 거죠. ‘승보(僧寶)도 그러하니라. 불(佛)과 법(法)이 둘이 아닐진대 승보도 그러하니라. 승보는 그냥 따라가느니라.’ 이러거든요. 이 육신은 그냥 따라가는 거죠. 마음이 생기는 대로 그냥 따라가는 것뿐입니다. 그러면 ‘불과 법과 승보가, 불과 법이 즉, 아비와 자식이 둘이 아니게 돌아갈 때는 승보도 그러하니라. 몸은 그냥 따라가느니라.’ 이런 거죠.

그렇다면 참선이라는 것은 주인공에 모든 것을 놓고…. 그 참 도리를 안다면 어떠한 거든지 못할 게 없고, 어떠한 거든지 주인공이 하는데 내 거라고 할 것도 없고 남의 거라고 할 것도 없을 겁니다. 모두는 내 것도 아니면서 전체 내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따로 내 것이 있다는 생각이 없습니다. 그럼으로써 일체 한생각에는 나도 건질 수 있거니와 남도 건져 줄 수 있는 그런 여건의 능력이 바로 샘솟듯 한다 이겁니다. 그래서 감로수가 돼서, 그 감로수로써 양식을 삼는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니 그냥 우리가 평상시에 앉고 싶으면 앉고 서고 싶으면 서고, 일하고 싶으면 일하고, 뭐 똥 누고 싶으면 똥 누고, 먹고 싶으면 먹고, 자고 싶으면 자고 이럴 때 그냥 그 용도에 따라서 내 앞에 닥치는 대로 가는 그 자체가 바로 참선이자 그냥 도예요. 그러니까 행주좌와(行住坐臥)를 그대로 하시란 말입니다, 그대로. 우리가 앉아서 참선할 사이가 없는데도, 시간이 없는데도 참선한답시고 시간을 내서 앉았다면 그건 참선이 아니에요. 진짜 참선이라는 것은, 똥 누면서도 진짜 진실히 돌아간다면 이거는 참선이 돼서 그게 공덕이 되는 거고요, 공심(共心)으로 돌아가는 게 공덕이에요. 공심으로, 한마음으로 돌아가고 한마음으로 움죽거리고, 한마음으로 먹고 한마음으로 살고, 한마음으로 용을 하고 이러는 모든 것이 그대로 공덕이에요.

그러니까 이것저것 따지고 이렇게 산다면 자기를 보기까지, 참 자기가 자유스럽다는 것을 알기까지는 참 힘듭니다. 그러니까 직선적으로 들어가세요. ‘그냥 생활 자체가, 당신이 보고 듣고 하고 만나고, 식구들하고 같이 어울리고 사랑하고 돈 벌고 하는 그 자체가, 바로 그 당신 주인공 뿌리에서 나오는 거니깐.’ 하고 거기다가 다 맡기고 믿고 일임하고, 꺼내 쓸 때는 거기서 또 꺼내 쓰고, 이렇게 하시는 것이 그대로 참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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