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업도 놓아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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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저는 뉴에이지 운동, 최면, 잠재의식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런 책들을 읽다 보면 큰스님의 가르침과 일맥상통한 부분들을 많이 발견합니다. 어떤 책에서는 생각이 실체가 있는 것이며 에너지를 가지고 있고 그래서 그와 비슷한 에너지를 끌어당기므로 좋은 생각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하는데 큰스님께서 좋은 업도 업이므로 공하다고 하신 부분과의 차이점을 알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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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누구나가 공부할 수 있는 조건과 권리를 가졌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이 내가 했다고 하고 내가 속상해서 죽겠다고 하고 내가 이렇게 했는데 저 사람이 왜 저런가 하면서 상대를 원망하고 증오하니까 딱 막혀서 모든 것에서 벗어날 수가 없는 겁니다. 증오할 것도 없고 미워할 것도 없습니다. 알고 보면 뿌리에 의해서 나무가 살고 있는데 그 옆의 나무가 스쳤다고 해서 가지가 부러지는 게 아니거든요. 가지가 부러진 거는 자기가 이 세상에 난 탓이지 어째서 옆의 나무 잘못입니까? 옆 나무의 잘못으로 생각한다면 원망이 돌아가고 증오가 돌아감으로써 항상 악업을 짓게 되는 겁니다. 선업 짓는 것이 몇 알갱이나 되겠습니까? 그러니 모두 악업에 속하죠.
더구나 부처님께서는 악업은 물론이고 선업도 짓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그건 왜냐하면, 선업을 짓게 되면 악업이 좇고 악업을 짓게 되면 선업이 좇으니 평생, 아니 세세생생 벗어날 수가 없느니라. 그러니 악업도 놓고 선업도 놓아라, 가는 거 잡지도 말고 오는 거 마다하지도 말라고 하신 겁니다. 우리가 선업을 지었다고 해서 공덕이 많다고 생각을 하면 안됩니다. 선업을 많이 지어서 내가 잘했다고 아무리 내세워 봤자 절대로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그것은 공덕이 될 수 없는 까닭입니다. 한 나무가 살고 돌아가는 그 자체는 바로 뿌리로 인해서 살고 돌아간다는 것을 아셔야 됩니다. 그러니 좋고 나쁘다는 것 자체를 그냥 그 자리에다 놓고 모든 것을 이끌어 가는 것은 그 뿌리에서만이 할 수 있다고 믿고 관(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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