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이 없이 시험을 보려면…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대행선사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함이 없이 시험을 보려면…

본문

질문

대입 시험을 앞둔 수험생입니다. 며칠 전에 고3 법회에 갔는데 스님께서 나를 버리고 주인공으로 살라는 말씀을 해 주셨거든요. 그런데 제가 믿음이 부족해서 그런지 법문을 들을 때는 ‘그래, 정말 나는 없는 거다.’ 하고 진짜 느끼면서 자신감도 생기고 또 ‘정말 할 수 있다. 내가 하는 게 아니다.’ 그런 마음이 들었는데 스님 법회가 끝나고 얼마 안 있어서 갑자기 자신감도 없어지고 어떤 때는 정말 믿지 못하고 나를 못 버리는 거에 대해서 화가 나기까지 합니다. 어떻게 하면 스님 말씀처럼 함이 없이 주인공에 맡기면서 시험을 볼 수 있는가 해서 질문을 올립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그런데요, 한 발짝 떼어 놓으면 한 발짝 없어지고 또 한 발짝 떼어 놓으면 한 발짝 없어진다고 그랬죠? 그것이 가만히 편안하게 다 버리고 있으란 말이 아니죠. 어떻게 들었어요? 연방 발이 고정되게 붙어 있는 게 아니라 떼어 놓는 거죠. 그러니까 아까 얘기할 때 ‘나를 버려야 된다.’ 하는 것은 ‘내가 하는 게 아니라 내 자불이 하는 거다’ 한다면 나를 완전히 버리는 거예요. 안 그래요? 간략하게 얘기하는 거예요. ‘나를 버려라’ 하는 것은 나를 버리고 중심 즉, 자불(自佛)만 믿어라 이 소리거든요. 학생이 영원한 생명의 근본이 없으면 몸은 송장이 되거든요. 내 몸이 없는데 어떻게 자불이 있겠나. 그러니 몸뚱이는 자동차와 같고 자불은 운전수와 같고 기름과 같거든. 그러니 차는 운전수를 믿어야지.

또 딴 걸로 비유한다면 저 나무들이 뿌리 없이 사는 거 봤나요? 본래 자불과 학생의 육신은 같이 집을 삼아서 있어. 저 봐. 나무도 뿌리와 싹과 같이 달려 있지? 본래 그렇게 돼 있다고! 그러니까 믿고 안 믿고가 없이 믿어야 돼. 학생을 리드해 나가고 학생의 보디가드가 돼 줄 수 있고 학생을 이끌어 줄 수 있고 해결해 줄 수 있고 가정을 화목하게 할 수 있는 그런 바로 자기의 참 기사니까. 그러니 시험을 보더라도 이거는 자불 주인공만이 이거, 이런 과목은 이렇게 할 수 있고 저런 과목을 볼 때 저렇게 할 수 있고 또 뭐, 동그라미를 그린다든가 거길 찍어서 놓는다든가 이런 데도 다 거기서 그렇게 하면서 찍고 돌아가야 돼. 모르는 거는 이 안에서 하게 만들어야 돼. 바깥에서 하면 도저히 올팡갈팡이 돼서 잘못돼.

이런 소리를 들었어. 누가 방콕으로 처음에 갔는데, 여기서 시험을 봐도 안 된다 그러기에 그리로 가라고 그랬어. 그랬더니 가서 아마 절정에 도달했던 모양이야. 자기가 말도 통하지 못하고 그러니까 그냥 아주 간절하게 했던 모양이야. 그러니까 말의 뜻을 바깥으로 자꾸 마음에서 내 주니까 그 뜻대로 했던 모양이야. 그러니까 방콕에서 말을 얼른 얼른 배웠다는 거지. 금방 배워서 거기 졸업을 하고 또 중국으로 갔어요. 중국에 가서도 그렇게 할 거야.

그러니까 이게 사람의 지혜로운 요량에 많이 달려 있어요. 그런데 부모들은 지금 이렇게 시급한 학생들을 놔두고도 그거 한마디 얘기 안 해 주는 부모들이 많아요. 그거 뭐 돈이 들으니 못해요, 재산이 없어지니 못해요, 글쎄. 자손들이 아무리 해도 말을 안 들으면 ‘너의 주인공과 나와 둘이 아닌 까닭에 다 너에게도 불이 켜질 것이다. 이거를 그저 배우고 또 앞으로는 점점 잘 알게 될 것이다.’ 하고 관해 줘야 정작 싫다고 하는 사람에게까지도 뜻이 가지요. 그리고 따르는 사람한텐 연방 해 주고요.

어떤 사람은 하도 자기 엄마 말을 안 들어서 밥 먹는 테이블에도 붙여 놓고 벽에도 붙여 놓고 변소 안에도 붙여 놓고 그랬더래요. 그랬더니 그저 그렇게 하는 거니까 한번 해 보자 했던 모양이지요. 그렇게 해 보고 가니까 살면서 아주 좋거든요. 그러니까 그 후에 엄마더러 그러더래요. “나는 처음에는 ‘어디 정말 되나 안되나 보자.’ 하고 했는데 나중에 보니까 누가 해 주고 가져가고 그러는 게 아니라 내가 시시때때로 그렇게 대치를 하고 보호를 하고 그렇게 나가는 겁디다.” 하고 고맙다고 하더래요. 그랬듯이 우리가 아무리 싫다 그러더라도 마음으로 관해 주고 벽에 붙여 놓고 한번 해 본다면…. 그건 진저리나게 하는 거는 아니니까요. 그리고 제 나무는 제 뿌리를 믿어야 공덕이 있다고 하는 것도 그렇고요. 하여튼 모든 것이 우리가 생각하고 마음먹기에 달린 건데 마음을 제대로 먹지 않아서 분란이 일어나고 그러는 거지, 마음을 제대로만 먹는다면 분란이 날 것도 앞서 대처해서 없애 버릴 수 있거든요.

그러니까 이렇게 처음에는 항상 내가 하는 게 아니다, 자불 불성이 있는 줄 알아야 한다. 그래서 내가, 참나가 있는 줄 알아야 하고 그 다음에 참나가 있으니까 그걸 믿고 여여한 줄 알아야 합니다. 또 여여한 줄 알았다면 갖추어 가지고 있는 걸 알아야 하고, 갖추어 가지고 있는 걸 알았다면 일체 만법을 들이고 내고 아무리 끝없이 해도 함이 없이 하는 도리를 알아야 구경경지에 이른다 이런 소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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