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아가는 도리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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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아가는 도리

본문

질문

너무 경솔한 질문이 될는지 모르겠지만 사람이 살아가는 도리가 무엇인지요? 물질이 충만하고 보이고 들리는 모든 것이 자유로운데 너는 어째서 고리타분한 불교를 믿느냐고 주위에서 하도 쓴 소리를 합니다. 우리가 진정코 이 마음의 도리를 공부해야만 진짜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인지 확실한 답변을 듣고자 합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내가 생각하는 바로는, 인간은 태어나서 철도 모르고 스무 살이 넘도록 천방지축 삽니다. 그것을 빼고 난 뒤에 50살 먹도록 살아나가는데 50살까지 근 한 30년 동안밖에는 의미를 가지고 산다고 볼 수 없겠습니다. 생각과 모든 것을 합류화할 수 있는, 철이 들었다고는 할 수 없지마는 인간의 의미로서 좋고 나쁜 것을 생각할 수 있는 그런 기회의 기간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제가 생각할 때는 짧다고 생각하면 너무도 짧고 길다고 생각하면 무진히 길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잠자는 시간과 사는 시간, 일하는 시간을 빼고 기쁘고 호화롭고 즐겁고 한 시간은 그저 24시간 동안에 몇 시간 몇 분 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거를 다 빼고 본다면 5년으로 줄일까요? 5년으로 줄인다면 그 5년 동안에 우리는 얼마나 즐거웠겠습니까? 바른 대로 얘기지.

사람이 남녀를 막론해 놓고 20살이 넘어서 결혼을 한다 해도 아마 30%는 이혼한다고 봐야 되겠죠? 30, 40% 이혼한다고 보는 이유는 왜냐하면 이혼율도 그렇지만 살면서도 법적으로만 이혼을 안 했지 실지로는 이혼을 당하고 사는 사람도 많습니다. 배신을 당하지 않은 것처럼 하면서도 배신을 당하고 사는 사람도 많거니와 삶의 보람을 극히 느끼지 못한 채 법적으로만 애를 기르면서 의무적으로 사는 사람들이 또 많다고 봅니다.

그럼 거기에서 30% 40% 빼고 나면 뭐 있겠습니까? 이것저것 다 빼고 나니까 남는 거라곤 내가 나를 사랑하는 것밖에는 없어요. 삼심(三心)이 화합이 돼서 일심(一心)으로서 우리가 모든 일을 해 나가는 데의 근본, 그것이 ‘참’이라고 볼 수 있겠죠.

참이라고 하는 그런 문제에 의해서 우리가 어차피 그렇게 살 거라면, 전에도 얘기했지만 인간이 되기가 극히, 천 년이 무색할 정도로 어려운데, 미생물에서 따지고 본다면 수십억 년이 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인간으로 등장한 지가. 그러면 인간으로 등장하기 이전에 한 번을 뒤집어엎었고 또 한 번을 뒤집어엎었고 세 번째 가서 인간이 되고 난 뒤에 또 한 번 뒤집어엎은 이 세계적인 문제에 관한 건은 공부한 사람이면 다 아시리라고 믿습니다.

그럼으로써 우리 인간은 자신의 지배를 받고 사는 사람이기 때문에, 우리 인간 하나에 기준을 두어서 본다 하더라도 자기 ‘자신(自神)’의 지배를 받고 사는 겁니다. 그것을 믿지 않고 자기가 자기 마음대로 살 수 있는 그런 자유권을 갖는다는 것은 그렇게 쉽지 않습니다. 여러 가지로 인간이 살아나가면서 생각을 해 본다면 참으로 참혹한 일이 한두 건이 아니어서 어떤 때는 여러분이 울면 나도 울고 여러분이 웃을 때는 그저 씁쓸히 웃습니다. 왜 웃는 것도 즐겁게 웃지 못하고 왜 씁쓸히 웃어야 하나? 그것이 짧기 때문입니다. 웃는 것은 짧고 우는 것은 길었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나는 씁쓰름하게 웃어야만 하는 입장이 돼 버리고 우는 것은 여러분과 같이 길어야 했습니다.

여러분에게 어떡하면 좀더 이익을 줄 수 있는가 하는 생각에서 나는 다른 생각 할 여지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내가 잘되게 해 달라고 한 번도 손을 꼽고 빌어 본 예는 없습니다. 그것은 내 양심이 더 잘 알죠. 누구에게 알아 달라고 하기 이전에 내 마음이, 내가 아는 것을 하늘 법계에서 전체 안다고 봅니다. 누가 알아주길 바라면서, 남이 알아주길 바라서 이런 일을 하고 또 자기가 윗사람이 되기 위해서 이런 일을 하는 건 아닙니다. 난 그런 걸 원치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사람 되기도 그렇게 어려울 뿐만 아니라 사람 살기도 그렇게 어려운데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어떠한 것을 해 나가야 되느냐. 우리가 인간이 되기까지 그 수많은 겁을 거쳐 오면서 인간이 됐는데 무엇을 해야만 인간의 ‘고(苦)’라고 할까, 과정이라고 할까? 그것을 뛰어넘느냐? 그 과정을 고라고 생각하지 말고 공부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했을 때에 우리는 지수화풍을 근거지로 해서 우주의 섭리와 대천세계의 섭리, 또 인간의 삶의 섭리, 대자연의 섭리를 파악할 수 있겠지요.

그렇다면 우리가 거기에서 한 가지 두 가지를 배워 나가려면 인간의 탈을 얼마큼 써야 되는가. 인간으로 태어나서 이런 인연으로 만나기가 또 어렵습니다. 우리가 이런 마음공부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 어렵다 이겁니다. 그건 왜? 여러분의 마음이 제각기 이리 변동이 되고 저리 변동이 되고 일치하지 못하기 때문에, 일념으로 가지 못하기 때문에, 살아가면서 변동이 돼서 이런 인연을 또 만나기 어려운 문제도 많습니다. 인연 만나기가 어려우니 우리가 이 몸 받아 가지고 이렇게 만났을 때 이 공부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얘깁니다.

그러니까 이 공부를 열심히 하시라고, 생활 속에서 그대로니까 항상 열심히 하시라고 하는 겁니다. 타의를 믿어서 되는 게 아니니까, 자의를 믿어서, 반드시 그 정수에서 천차만별의 광대한 문제를 다 타개하라 이런 소립니다. 지금 여러분이 부처님 앞에 잘살게 해 달라고, 아프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나 하면서 여기에 다니시라는 게 아닙니다. 우리는 엄청난 문제를 짊어지고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고등 동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중세계에서 광대한 정수를 가진 생명은 사람들밖엔 없죠. 상세계 차원으로 오르느냐, 하세계로 떨어지느냐, 중세계에서 맴도느냐 이것이 아주 중요하게 돼 있으니까요.

그러니까 그냥 절에나 왔다 갔다 하고, 뭐 기도나 하고, 절이나 하고 그러는 게 절에 다니는 신도인가보다 이렇게 생각하지 마세요. 그렇게 되면 부처님의 진정한 제자라고 할 수도 없고, 불자라고 할 수도 없고, 아버지 어머니의 자식이라고 할 수도 없죠. 그러니까 생각을 해 보세요. 만약에 외계에서 우리 정수를 빼 간다거나 정자를 빼 간다거나, 그래서 연구 대상으로 삼는다거나 그런다면 어떻게 생각하시겠습니까? 그래도 착잡한 생각이 들지 않습니까? 세계를 따져 본대도 소국은 항상 강대국에게 끌려가면서 같이 살게 돼 있죠. 그러니까 우리가 어떡하든지 이 공부를 잘해서, 우리 마음을 과학자들한테 투입을 해서 그 과학자들이 잘 연구해서 그것을 대치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도 진짜 보시고 보살행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실천으로 옮기는 것이 바로 우리들의 보람입니다.

그럴 뿐만 아니라 지금 이 법당이나 저기 요사채, 그런 것이 지은 지가 오래 돼서 갈라지고 썩어 내려가면 그건 헐고 다시 지어야죠. 그렇죠? 지구라고 해서 수명이 아주 영원하다는 건 아닙니다. 그러니 일거수일투족이 다 이 마음 안에서 나가야 할 문제인데, 일거수일투족이 다 이 광대한 정수 안에 들어 있는데, 그것을 몰라서 모든 문제들을 해결을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기름 에너지니 무슨 에너지니 무슨 에너지니 하는 그 문제들을 어떻게 다 감당해 나가겠습니까? 우리 차원이 높아야 보이지 않는 그 광대한 허공의 에너지를 꺼내 쓸 수가 있는 그런 도리가 생기지, 차원이 낮은 사람들끼리 산다면 어떻게 우리가 그 보이지 않는 에너지를 꺼내 쓸 수가 있겠습니까.

수억겁을 살아 내려오면서 눈물겹도록 아팠고, 눈물겹도록 먹혔고, 눈물겹도록 짓밟혔는데 어떻게 더 겪을 수 있겠습니까. 나는 그런 생각을 할 때마다 거짓이 아니라 정말로 가슴이 아픕니다. 아마 내가 입으로만 그런다면 하늘이 알고 땅이 알 겁니다. 일체 만물만생의 마음도 다 알겠죠. 저런 나무들도요, 들판의 돌도요. 그러니 우리는 좀더 눈을 크게 뜨고 내다보면서 가슴에 손을 얹고 한 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돼야 하리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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