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게 혼자인 것만 같아요!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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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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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게 혼자인 것만 같아요!

본문

질문

존재의 의미가 무엇인지 궁금해서 이 마음의 도리를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스님처럼 훌륭한 분을 만났는데도 공부가 부족해서인지 혼자 있는 시간이 되면 외롭고 이 세상에 나만 혼자인 것 같고 외톨이가 된 것 같습니다. 욕심이겠지만 영원토록 스님께서 저희들 곁에 머물러주셨으면 좋겠어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우리는 지구라는 주머니 속에서 항상 같이 한자리를 하기에 떠났다가도 다시 와서 만나곤 합니다. 이렇게 찰나찰나 만나는 진리를 참구하기 위해서 같은 자리에서 우리가 또 다시 만났으니 얼마나 반갑습니까. 우리는 이렇게 보이는 모습으로만 만나는 게 아니라 항상 같이 한답니다. 우리는 혼자는 못 살아요. 물질계에서도 혼자는 못 살지만 정신계에서도 혼자는 못 살아요. 그 도리가 다 그러하죠.

우리는 때로 ‘무슨 죄가 많아서 이 세상에 나와 이렇게 고통스럽게 사나.’ 하고 생각하시죠? 그러나 그게 아니에요. 여러분뿐만 아니라 축생이나 아귀나 모든 미생물까지도 이 세상에 태어났으면 이미 그렇게 살게 돼 있어요. 그런 걸 왜 한탄을 해요? 그러나 거기에서 좀 지혜가 있고 능가할 수 있는 폭이 넓으면 좀 낫게 지내고, 폭이 좁고 그릇이 작으면 아주 피곤하게 살고 이것뿐이지, 그렇게 돼 있단 말입니다. 그러니까 벗어나라 하는 거 아닙니까. 죄가 있어서 그런 게 아니에요.

만약에 식구들이 다 부황이 나서 굶어 죽게 되었는데 자식이 하나 나가서 ‘내가 죄를 걸머지더라도 할 수 없다.’ 그러곤 그냥 훔쳐 왔어요. 훔쳐 왔는데 그게 이 보이는 데서는 큰 죄라고 데려가서 가두겠죠. 그러나 부처님 법에서는 ‘야, 참 그래도 지혜가 있어서 그거라도 훔쳐서 먹여 살렸으니 너 참 장하다.’ 외려 이래 준다고요. 꽉 막혀서 도대체 오글락노글락이 없어서는 안 되거든요. 도둑질을 정말로 하라고 그러는 것이 아니라 그런 넓은 마음이 있다면 스스로 그런 거를 갖다가 그래도 생명은 유지할 수 있다 이런 소립니다.

그러니 여러분도 그 마음이 좁으냐 넓으냐에 따라서…. 마음은 마음대로 쓰라고 마음입니다. 네 마음대로 써라. 그런데 그 마음을 가지고 주체를 못하고, 악하게도 쓰고 선하게도 쓰고 뒤죽박죽이 되죠. 그런데 뒤죽박죽하지 말고 원칙대로 살아라. 진짜 착을 두지 말고 욕심 부리지 말고 내 그릇을 내가 파악하고 건너뛰어라 이거거든요. 물을 건너뛸 때에도 내 다리가 그만큼 되느냐 안 되느냐 그거를 봐서 건너뛰어야지, 개천은 넓은데 내 다리는 거기 반도 안 가면서 건너뛰다간 물에 빠져 죽죠. 그렇게 번연히 알면서도 건너뛰다가 빠져서 허덕거리는 거를 어떡합니까? 부처님인들 어떡합니까, 그거?

그러니까 우리가 살다 살다 보면 내가 이 세상에 생긴 게 참 고맙고요. 아무리 잘생겼든 못생겼든, 또 잘살든 못살든 ‘내가 이 세상에 났기 때문에 이렇게 마음공부라도 하게끔 인연이 된 거다.’ 이렇게 생각을 해 보세요, 얼마나 고마운가. 우리가 수없이 돌아가면서 별의별 일이 다 생기고 그렇습니다. 돈 걱정도 없고 옷 걱정도 없고 먹는 거 걱정도 없고, 돈 쓸 때는 그냥 척척 줘서 다 쓰고 이렇게 해서 기른 아이가 나가서 잘 이끌고 살 수 있을까요? 고생도 해 보고 배도 고파 보고 망치질도 해 보고, 그 아픔을 겪어 본 사람이라야 그 부하를 다 이끌고 살 수 있는 거죠. 배고파 보지 않은 사람은 남이 배고픈 걸 몰라요. 그것까지 생각 못하죠. 모두가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겁낼 거 하나도 없어요. 이 세상에 살다가 언젠가는 한 번 죽을 거, 죽는다는 거는 누구나가 다 똑같이 아시죠. 언젠가 우리 스님네들이 날더러 “스님, 오래 사세요!” 그러기에 그랬어요. “사는 날까진 틀림없이 살 테니까 걱정하지 말아라.” 하고요. 아, 그러지 뭐라고 말을 해요, 그걸? ‘너희들이 오래 살라고 하니까 오래 살 거다.’ 이럴 수가 있어요, 아니면 ‘빨리 죽는다.’ 그럴 수가 있어요? 이거는 말 못할 일이 너무나 많아요. 하여튼 죽든지 살든지 걱정하지 마세요. 편안하게 살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생사도 벗어납니다. 그냥 열심히들 우리 해 봅시다. 아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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