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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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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게 살 수 있으려면

본문

질문

스님께서는 늘 내 안의 심봉을 붙들고서 푸르게 살라고 하십니다. 그렇지만 지워진 짐이 많고 가족과 조상의 인연줄이 늘 놓여져 있는데 그 모든 것을 해결하고 산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새로운 한 해 동안 푸르게 살아갈 수 있으려면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그래서 우리가 해마다 정초가 되면 촛불재를 합니다. 그렇지만 형식만 가지고 되는 것도 아니고 목탁만 쳤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닙니다. 단, 제각기 마음의 불을 켤 수 있는 그런 정신적인 능력이 필요합니다.

지금 세계적으로 연구를 하고 있는 그 자체를 가만히 살펴본다면, 삼천 년 전 부처님께서 미리미리 진리에 관한 건을 다 말씀해 놓으셨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지금 50% 물질계에만 정신이 팔려서 허덕거릴 뿐이지 정신계와 물질계가 합류화해서 돌아간다는 자체를 까맣게 모르고 있습니다. 우리가 마음의 근본이 몸을 형성시켜서 이끌고 간다는 사실을 모른다면, 정신 차려서 생활을 해 나가지 않는다면 앞으로 어려운 지경이 많이 닥치리라고 봅니다. 지금도 그러하지만 말입니다.

해마다 마음의 불을 밝히는 촛불재를 하는 것과 관련하여 여러분이 알아 두어야 할 두세 가지 문제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는 내가 나를, 참나를 탄생시켜서 상봉하는 겁니다. 현재의 나가 과거에 살던 참나를 발견해서 상봉을 한다면 자유자재권을 얻어서 12대 종손을 건진다고 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일체 만물만생들에게 다 응신으로서 나투면서 어느 것 하나 나 아님이 없고 내 아픔 아님이 없고, 또는 내 부모 아님이 없고 내 형제 아님이 없고 내 자식 아님이 없는 그런 모든 진리에 관한 섭류를 터득해서 바로 자유권을 갖는 겁니다.

둘째는 우리가 살다가 죽는다면 과거에 어떻게 살았느냐에 따라서 현실을 살게 되고 현실을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서 앞으로 미래가 오는 것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서, 차원에 따라서 과거도 현실이고 미래도 현실이니 영원한 오늘인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을 사시면서 말입니다, 여러분에게 부모라는 마음이 있고 자식이라는 마음이 있는 것이 바로 전기가 가설돼 있듯이 마음의 가설이 돼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이 부모나 자식을 위한다면, 내 육신 안에 생명들이 잔뜩 들어서 더불어 같이 살고 있으니 그대로 공했다는 사실을 알고 남의 탓으로 돌리거나 남을 원망하지 말고 모든 것을 내 탓으로 돌려서 나를 밝힐 수 있어야 됩니다.

지금은 생각하면서 뛰고 뛰면서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는 세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처님 법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우리 생활 자체가 부처님 법이요, 우리들 법이 부처님 법이요, 부처님 법이 우리 법이요, 우리네들 육신이 부처님의 형상이요, 둘이 아닌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광대무변하고 묘한 것입니다.

그런데 돌아가신 양반들을 위해서도 여러분이 자기 마음을 밝히면 둘 아니게 밝아지는 것입니다. 그럼 어떻게 밝혀야만 되는가. 자기가 나온 자리에 자기가 들어가지 않는다면 그 안의 섭류를, 정신계를 도저히 모르기 때문에 언제나 자기 육신이 태어났으면 정신이 다시 태어나야 진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자식들이 나가서 어떠한 문제를 저지르기도 하고, 지금 현재 상황 속에서 별의별 일들이 너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내 마음의 불을 밝히고 마음공부를 하신다면, 생활을 재료로 삼아서 항상 하실 수 있다면 바로 아래 자손들은 마음이 화해서 바꿔지고, 바꿔지면서 화하게 됩니다. 그 몸 안에 들어 있는 모든 의식들이, 업식으로 남은 의식들이 다 착해지고 밝아지고 보살로 화해서, 말로 하거나 욕하고 때리지 않아도 스스로 밝아짐으로써 일이 풀리고 돌아가신 부모의 영령들도 밝아져서 스스로 천도가 되죠. 자기와 더불어 말입니다.

그래서 중요하다는 거는, 우리가 죽으면 그 영혼이 더하고 덜함도 없어요. 육근으로부터 육식이 다 끊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형체가 없기 때문에, 부딪침이 없기 때문에, 더하고 덜함이 없기 때문에 때에 따라서는 자기가 살아 있는 양 의식들이 착각하고 있는 거죠. 그래서 집에서 뱅뱅 도는가 하면 길에 사람이 지나가면 자기도 산 사람인 양 생각을 하게 되고, 강에 가도 빠져 죽을까 봐 강을 못 건너가게 되고, 불바퀴를 넘어서려 해도 타 죽을까 봐 넘어설 수가 없는 겁니다. 또 살아가면서 일체 만물을 보고 살았던 것이 있어서, 무시무시한 뱀이나 귀신들이나 무서운 짐승들이나 그런 생물들이 다 살아 있는 양 그려져 있는 그 환상 속을 실제 자기가 몸이 있는 줄 알고 건너가지 못하는 그런 이치가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기가 자유롭지 못한 겁니다. 물속의 생명들이 물 바깥으로 나오면 죽듯이 우리 인간도 공기주머니를 벗어나면 죽습니다. 그렇게 벗어나지 못하고 살기 때문에 여러분의 마음들을 자유로이 못 쓰는 것입니다.

여러분, 마음을 자유로이 하실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공부하는 것입니다. 마음이 벗어나야 자유권을 얻고 자유권을 얻어야 세세생생에 자유롭게 살 수 있는 겁니다. 내가 비록 육신으로 태어나지 않아도 일체 만물만생이 나 아님이 없기 때문에 가만히 있을 때는 부처가 되고, 생각을 했을 때는 법신이 되고, 움죽거렸을 땐 화신이 돼서 응신으로 화해서 헤아릴 수 없는 중생들이 다 원해도 거기에 응하셔서 둘 아니게 건져진다는 얘깁니다.

그렇다고 해서 스님들만 공부하라는 게 아닙니다. 여러분의 머리를 보십시오. 헤아릴 수 없는 머리카락처럼 인생살이가 벌어진 겁니다. 인생은 짧기도 하며 길기도 합니다. ‘우리는 걸망 짊어지고 나왔다’ 하는 것은 뭐냐 하면, 의식들이 몸속의 세포 하나하나에도 헤아릴 수 없이 있습니다. 세포에 있는 그 의식들이 뭔 줄 아십니까. 여러분이 과거에 어떻게 살았느냐에 따라서 유전성 업보성 영계성 세균성 인과성, 이 다섯 가지가 빈틈없이 의식적으로 들어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것만 짊어지고 이 세상에 나와서 한 철 살다가 다시 돌아가는 겁니다. 모두 자기네 집에서 걸망 짊어지고 놀러 나와서 남들하고 더불어 같이 놀다가 해가 지면 다 자기 집으로, 원점으로 돌아오듯이 지금 인생살이가 그렇다 이겁니다. 짧은 기간에 걸망 짊어지고 나와서 그 다섯 가지 요소가, 악업 선업이 다 합해서 차례차례로 차근차근히 나옵니다. 그 나오는 것을 어떻게 대치를 해야 그 모든 것이 무너지겠습니까. 무너지게 하는 길은 단 하나 있습니다. 나왔던 그 자리에 다시 놓는 겁니다.

차례차례로 나오는 그 모든 것을 나오는 자리에다가 ‘한마음 속에서 나온 거니까 한마음 속에서 해결을 해야잖아.’ 하고 되놓는 겁니다. ‘네 속에서 나온 거니까 네 속에서 해결을 해야지.’ 하고 깊은 마음속에다 말입니다. 뿌리이기도 하고, 이름 해서 주인공이라고 하죠. 일체 만물의 나무들도 잎새 하나하나, 가지 하나하나가 전부 뿌리에 달려서 살고 있습니다. 그 뿌리가 끊어지면 그 나무들이 다 죽듯이 인간도 영혼의 뿌리인 자기가 개개인에게 하나씩 다 있습니다. 그런데 자기 뿌리를 믿지 않고 항상 남의 형상을 믿고 형상을 찾고, 이름을 믿고 이름을 찾고, 허공을 믿고 허공을 찾고 이런다면 자기의 그 멋있는 뿌리는 언제나 알 수 있을까요. 그리고 생각을 해 보십시오. 이쪽 나무가 저쪽 나무를 믿고 에너지를 달라고 아무리 애원하고 빌어도 에너지는 이쪽 나무로 오지 않습니다. 제 나무는 제 뿌리를 믿어야 에너지가 나무로 올라가서 그 나무는 푸르게 살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일 년에 한 번씩이라도 촛불재를 하면서, 마음으로 항상 불을 밝히면서 생활 속에서 닥치는 일체를 재료로 삼고 행주좌와로써 참선을 하실 수 있다면 더불어 다 밝아지게 되니 열심히 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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