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촛불을 켜는 이유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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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촛불을 켜는 이유

본문

질문

올해 처음으로 선원에서 거행하는 촛불재에 참석했습니다. 나름대로 굉장히 신선하고 잘 알지는 못하지만 왠지 모르게 생전 처음으로 느껴지는 장엄함에 저도 모르게 눈물이 자꾸 흘렀습니다. 그래서 새해에는 뭔가 좋은 일만 생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촛불을 켜는 이유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우리는 올해다 내년이다 하지만 본래 이 진리의 자리에서는 올해도 없고 내년도 없고 과거도 없이 그저 모든 것이 찰나찰나 과거로 돌아가고 찰나찰나 미래로 돌아갈 뿐인 것입니다. 현실에 우리가 지금 촛불을 켜는 것도 그렇습니다. 우리가 현실에 사는 것이 모든 거를, 닥치는 대로 과거를 멸해 버리고 미래도 현재에서 자꾸 융성시키고 증장시키면서 꽃피고 열매가 맺도록 하는 거라 이겁니다, 영원토록. 그렇기 때문에 이게 촛불 하나를 들어도 이건 범연한 일이 아니란 말입니다. 그 촛불 하나가 과거도 비출 뿐 아니라 미래도 비춰 줍니다. 그런데다가 과거와 미래를 한데 합쳐서 현실에 놓고선 두루 비추는 거란 말입니다, 그게. 우리가 여기서 촛불 하나라고 해서, 사람이 하나를 들었다고 해서 이거 촛불을 업신여겨서는 될 수가 없는 겁니다. 영원한 밝음이니까. 방편으로 들었을 뿐입니다. 그렇잖으면 배우질 못하니까 말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가난하고 가난치 않고 그거를 떠나서 우리 마음의 밝음을 찾음으로써 바로 마음이 가난치 않게 되고 아주 안정되고 언제나 방황하지 않게 되고 진득해지고 점잖아지고 말수가 적어지고 편안해지는 겁니다. 그럼으로써 전자에 내가 지었던 것도 전부 녹아져 버리는 까닭에 우리 현실에도 살기가 무난해지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는 가환이 있고 병고가 있고 그런 어떠한 문제가 있는 거를 앞세우지 마시고 내 마음의 그 주인공으로부터 밝음을, 그 빛으로 인해서 거기에서부터 모든 것을, 과거의 업보나 가환이나 그런 모든 것을 녹여 버리게끔 해줄 수 있다면 여러분은 스스로 밝아짐으로써 스스로서 생활이 곤궁해지지지도 않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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