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지간의 인연이란 게…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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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지간의 인연이란 게…

본문

질문

얼마 전 청부살인을 해 주는 사이트에 관한 뉴스를 본 적이 있는데 한 고객이 자신의 아버지를 살해해 달라고 돈을 줘서 아버지에게 보냈는데 그 사실을 안 아버지가 아들이 준 돈 보다 더 많은 돈을 줘서 살인도 피하고 자식도 죄를 짓지 않게 했다는 내용을 봤습니다. 세상이 너무 무서운 것 같습니다. 스님, 부모 자식 간의 이러한 무서운 인연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이런 게 있지요. 부모자식지간에 부모를 두고 일찍 떠나서 가슴을 아프게 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건 인연에 따라서 과거에 살다가 그 좀 애원한 복수를 할 양으로 그 집에 태어나서 그렇게 일찍 가 버린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그게 그냥 얘기가 아닙니다. 사실입니다, 그게.

자주 하는 말이지만 옛날에 이런 얘기도 있었죠. 부부가 사는데 애를 못 낳아서 참 애를 쓰다가 형제를 낳았어요. 형제를 낳았으니 그 형제가 얼마나 귀엽겠습니까? 그런데 글방을 다니리만큼 컸는데 아, 어느 스님이 문전엘 지나가시면서 시주 좀 하라고 하니까, 아이구! 우리 아들 둘 있는 것 좀 잘 자라게, 잘 되게 해 달라고 한 바가지 푹 퍼 가지고 가서 바랑에다가 넣으니까 그 스님이 있다 하는 소리가 “당신 아들 두 형제는 당신 아들이 아니오. 하나는 깻벌레고 하나는 거미요. 당신이 생전에 어려서부터 농사를 지으면서 그 깻벌레하고 거미를 항상 통에다가 오줌을 담아 가지고 죽였기 때문에 원수를 갚으려고 태어난 거요.” 하더랍니다. “그러니 내가 시키는 대로 하시오.” 하더랍니다. 그러니 이거를 안 믿을 수도 없고 믿을 수도 없고요. 그러나 해 보라는 대로 해 볼 수밖에 없었죠.

그래서 그냥 학교에 보내 놓고, 병아리 나가지 못하게 이렇게 하는 거 있죠? 촘촘하게 철사로다가 엮어서 이렇게 만든 거요, 그거를 둥그렇게 해 놓고 가마떼기를 둘러치고 그러고 그 안에다가 이렇게 커다란 겻불을 피워서 양쪽으로 해 놓고 그러고서는 애들이 올 때쯤 돼서 큰 오지통 독 안으로 들어가라고 했어요. 그러고는 독 뚜껑을 자기가 덮어 주고 그러고 영감 할머니를 독 속으로 들어가게 했어요. 그렇게 독 속에 들어가서는 “엄마 아빠, 배고파!” 이러면서 글방에서 오걸랑 아무 소리 말아라. 아무 소리 말고 그저 어떡하나 잘 들어 보면 알 것이다. 소리가 안 나고, 지금으로 치면 한 시간 후에나 나와 봐라 이랬어요.

그런데 정말 그럭하고 있으니까 아, 두 형제가 들어오더니 “엄마 아빠, 어디 갔어? 배가 고파 죽겠는데.” 하고 “밥 줘!” 하고선 아, 그냥 사방으로 찾아다니면서 야단법석이거든요. 그 항아리 속에서 참느라고, 아니, 배가 고프다는데 얼마나 기가 막히겠어요. 그냥 뭐 애절통절하고 있는데 아, 시간이 지나니까 뭐라고 그러느냐 하면 “이 연놈들 어디 갔어? 응, 지금 이 시간이 지나면 원수를 못 갚는데.” 이거는 어떠한 문제로 이 시간을 알아서 이렇게 피했느냐 이거지. 그냥 삼지사방 쫓아다니며 찾으면서 “이 연놈들 원수 갚으려고 왔는데, 그래 가지고 이 연놈들 속에서 태어났는데, 이 원수를 못 갚는다.” 그러면서 펄펄 뛰고 그냥 뭐 야단법석이거든요. 이 부모는 소름이 쭉쭉 끼쳐서 가만히 죽은 듯이 하고 있으니까 나중에 “이제는 시간도 지나고 원수도 갚을 수 없고 그러니 어떻게 할 수가 없다” 그러면서 “가자!” 그러더랍니다.

그래 두어 시간 지난 뒤에 나왔겠죠, 얼마나 소름이 끼쳤는지. 그래 나와 보니까 한쪽에는 거미들이 그냥 철망에 엉기엉기 붙어서 모두가 죽어있고, 한쪽에는 우물우물하고 깻벌레가 그 안에서 그러고들 붙어 있더랍니다. 그래서 그 스님이 그 시간에 그걸 모면하게 해 주었다는 겁니다. 그리고 바로 그 깻벌레의 무명과 그 거미의 무명을 벗겨 줘서 다른 데로 천가를 시켜 주시고 그랬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그렇듯이 자식으로 태어나서 부모의 가슴을 아프게 만드는 것도 그 부모가 가슴을 아파해야 고소하게 생각하거든요. 가슴을 아파하지 않으면 그냥 뚝 떨어져서 에이그, 그냥 싱겁죠. 복수를 해야 할 텐데 가슴 아파하지 않고 그냥 놓고 가면 싱거워서 얼른 자기 갈 곳으로 가 버리죠. 그런데 이거는 아파하고 온통 야단을 하면 아주 깔깔대고 그렇답니다.

여러분이 진짜 업보를 벗어나고 인과응보를 벗어나고 모든 데서 벗어날 수 있다면, 그러면 자기가 벗어나게 됩니다. 인연이라는 게 부모의 인연도 있고, 형제의 인연도 있잖습니까. 전자 과거도 있지만 현실도 그렇게 돼 있잖아요. 그러니까 자기가 벗어나서 모든 걸 거기다 놓으면 과거도 현실도 다, 그 얽히고설킨 인연줄이 다 소멸됩니다. 소멸되면 지금 현실에 소멸되고 현실에 알았기 때문에 미래는 저절로 그냥 자유스러운 거예요. 그러니까 미래 걱정 하지 말고 지금 현실에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돼야 미래는 걱정할 것도 없이 그냥 자동적이죠. 오늘 없는 내일이 어디 있겠어요.

이 주인공 공부를 이렇게 자꾸 하다 보면 그런  인연도 다 녹아져 버려요. 그러니 오로지 주인공만 붙들고 늘어지세요. 아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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