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세심 불가득의 의미는?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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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세심 불가득의 의미는?

본문

질문

요즘 수행 삼아 『금강경』 독송을 하고 있습니다. 근데 『금강경』에 보면 ‘과거심 불가득 현재심 불가득 미래심 불가득’이라는 구절이 나오는데요, 잘 이해가 가지 않아서 여쭙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옛날에 덕산 스님이라고 계셨어요. 그 스님이 하도 금강경을 많이 알아 가지고 금강경을 누구든지 해석을 해 달라 그러면 아주 자세하게 잘 말을 해 주고 이렇게 했는데, 하루는 저 중국의 남쪽에 사는 사람들이 ‘직지인심 견성성불이요, 불립문자요’ 하는 얘길 하니까, 금강경을 이렇게 많이 알면 내가 바로 견성을 시켜 줄 텐데 어째서 이 자들이 문자를 세우지 않고 알겠는가.’ 이런 생각을 가지고 그 사람들을 좀 구원을 해야 되겠다 해 가지고 괴나리봇짐에 금강경에 대한 강의 책을 짊어지고 찾아갔었습니다.

그래서 선가에서 유명하다는 용담 스님을 좀 만나려고 갔는데, 몇 달을 걸려서 그곳을 찾아가서 용담 스님이 계시는 절 부근에 도착했을 때 어떤 떡집에 도달했답니다. 떡집에 들어가서 떡을 썰고 있는 할머니를 보고 “여기에 선에 유명하다는 용담 스님이라는 분이 계시다는데 그분이 계시는 곳을 좀 가르쳐 주시오.” 하고 할머니한테 얘기를 했거든요.

그러니까 할머니가 가만히 있더니, “그럼 좋소. 내가 지금 이 떡을 썰고 있는데 당신이 보나마나 배가 고파서 지금 나한테 떡을 사 먹으려 할 텐데, 당신이 내가 하는 질문에 대답을 하면 떡을 당신한테 팔 것이요, 대답을 하지 못하면 내가 떡을 팔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그러니까 “그럼, 한마디 일러 보시오. 내가 금강경이라고 하면 당신 정도는 얼마든지 내가 설득시킬 수가 있소.” 하고 얘길 했거든요. “그럼 『금강경』에 있는 말 중에서 ‘과거심 불가득, 현재심 불가득, 미래심 불가득’ 이라는 말이 있는데 내가 지금 떡을 썰고 있는 이 마음이 어느 심에 떡을 썰고 있소?” 하는 질문을 하니까, 금강경을 그렇게 낱낱이 해석을 잘한다는 사람이 당장 말이 막혀서 대답을 못했단 말입니다.  대답을 못하니까 할머니가 당신은 떡 먹을 자격이 없으니 가 보라고 하고 들어가 버렸어요.

그래 가지고 거기서 한 방을 얻어맞고 덕산 스님이 용담 스님이 계시는 회상에 올라가 가지고 자기는 금강경을 잘 알고 경에 대해서는 아주 잘 안다는 얘길 하니까 용담 스님은 아무 말씀 없이 그냥 듣고만 계셨거든요. 아무 말씀 없이 듣고만 계시다가 “이제 밤이 늦었으니 어서 가서 주무시오.” 그렇게 얘길 하니까, 자기는 그만큼 하루 종일 얘길 해 놓고 나니 힘도 들고 밤도 늦어서 숙소로 들어가려고 “등불에 불을 좀 켜 주시오.” 했거든요.
그래서 용담 스님이 불을 확 켤 때 바로 다시 용담 스님이 그 불을 향해서 훅 불어 버리니까 꺼졌거든요. 그때 덕산 스님이 『금강경』 해설에 대한 그 책을 갖고 간 것을 내려놓으면서, 통곡을 하고 울면서 그 자리에서 깨달았다 하는 얘기가 있습니다.
 
그런데 내가 생각하기에 그 불을 가져가다 문지방을 탁 넘어서면서, 이 문지방 사이가 교차로니까, 문지방을 넘어가는 동시에 껐을 거다 이겁니다. 문지방이 아니라면 안 껐죠. 근데 방에는 언제든지 문지방이 있거든요. 예전에는 문지방이 지금처럼 이렇게 얕은 게 아니라 높았지 않습니까? 문지방을 이렇게 넘어가는 동시에 훅 끄니까 캄캄해서 앞이 안 보였단 말입니다. “이래도 금강경을 다 잘 안다고 그러느냐.” 하고선 말을 했을 게다 이거예요.  그러는 동시에 자기는 ‘참, 이 마음의 눈을 뜨지 못해서 이걸 못 보는구나.’ 하는 걸 느꼈기 때문에 자기는 그 금강경을 놔 버린 거다. 그 순간 금강경을 몰락 놔 버린 거다 이겁니다, 그 순간. 그 마음이 순간 그렇게  들 때, 앞을 못 보는구나 하는 순간에 금강경은 벌써 확 놔 버린 거다. 금강경을 그 순간에 몰락 내버렸기 때문에 금강경을 놔 버린 거다. 깨쳤다 이거죠. 남이 불을 켜 줘서 그 환한 것만 알지, 자기의 마음 안의 그 불은 켜지 못했다 이 소리거든요. 그래서 마음 안의 불을 켠다면 바깥에도 비치련만 마음 안의 불을 켜지 못했으니 어떻게 바깥에 불을 환하게 비추어 줄 수가 있겠느냐 이겁니다.
 
우리가 지금 이 방통 안에서 말입니다, 아주 그믐밤이라고 생각하고 저 불을 팍 꺼 보십시오. 그럼 불이 탁 꺼졌을 때는 그 안이 캄캄하기 때문에 바깥에도 캄캄합니다. 안이 밝으면 바깥에도 환한 것입니다. 그와 마찬가집니다. 우리는 안이 밝으면 왜 바깥에도 환한가, 바깥에는 캄캄할 텐데. 그런 얘기가 나오죠? 그러나 전기선은 바깥에도 있고 죄 있기 때문에 안에 켜 줄 수 있는 불이라면 바깥에도 켠다 이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문지방을 넘어설 때 내 눈이 밝았다면 바로 그와 같다 이 소립니다. 그렇게 밝게 금강경  을 다 했는데 왜 바깥이 컴컴하다고 하느냐 이겁니다. 왜 불을 켜 달라고 남더러 하느냐 이거죠. 실질적으로 들어간 거죠. 즉각 들어간 겁니다. 그러니 그 마당에 금강경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러니까 글쎄, 그대로 현재심 불가득 떡 한 그릇 그것이 현재심에서 모든 것이 다 포함된 건데, 현재심 자체도 없는 거 아닙니까, 본래는. 그런데 떡으로 비유했다 이겁니다. 떡은 하나의 떡 한 개, 그거 하나가 우주를 싸고 있는 떡이다. 그러니 떡 하나를 먹을 자격이 없다 이겁니다. 그런 데서 ‘어떤 현재심에 떡 한 그릇을 먹겠습니까. 미래심에 떡 한 그릇을 먹겠습니까, 과거심에 그 떡 한 그릇을 먹겠습니까.’ 하는데 그만 콱 막힌 거예요.

그래서 지금 내가 떡을 달랜 것인데 그때의 거기에 걸릴 게 뭐 있습니까? 하나도 걸릴 게 없습니다. 당신이 지금 떡을 썰고 있기 때문에 내가 지금 먹으려고 하는 것이고, 내가 먹으려고 하기 때문에 당신이 떡을 썰고 있지 않느냐는 얘기예요. 그렇다면 과거까지 들어가고 미래까지 들어갈 게 뭐 있겠소? 한생각에 불과한 건데.

우리가 아까의 마음이 다르고 지금의 마음이 다르고 이따가의 마음이 다른 건 아닙니다. 우리가 세세생생 살아나가는 그 마음이 중요한 거고 그 마음을 쓰는 게 중요한 것입니다. 어떻게 쓰느냐에 달려 있는 거죠. 그러니 마음은 똑같으나 어떻게 쓰느냐에 모두가 달려 있다는 뜻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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