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는 것도 법 안되는 것도 법이라는데…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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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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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는 것도 법 안되는 것도 법이라는데…

본문

질문

지금까지 오랜 세월을 엎치락뒤치락 살다 보니 좋은 게 좋은 게 아니고 나쁜 게 나쁜 게 아니다라는 걸 알 것 같습니다. 그래서 되는 것도 법 안되는 것도 법이라는 게 이해가 될 것 같습니다. 근데도 상황이 힘들어지면 머리로는 이해가 되는데 마음으로는 조바심을 내게 됩니다. 믿음이 부족한 까닭이겠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어느 날 어떤 신도가 이렇게 말을 합디다. “스님!” “왜 그러십니까?” “내가 아파 보니깐요, 참 어려운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겠어요.” 그러니까, 자기가 아파 보니까 아픈 사람의 심정을 그냥 꿰뚫어 알 수 있겠더라는 얘기죠. 그런데 여러분, 가난한 것도 여러분이 과거에 부자로 살 때에 남을 업신여기고 그렇게 하치않게 봤기 때문에 또 한 바퀴 돌아온 겁니다. 그러니까 가난하더라도 그걸 죄라고, 업보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외려 그걸 공부로 아세요. 공부로 알고 거기다 놓으시고 어떠한 문제가 닥치더라도 ‘아하! 아주 평화로운 것도 있는가 하면 괴로운 게 닥치는 것도 있구나. 이 양면을 다 내가 겪어봐야 그 뜻을 알 수 있지 않겠느냐. 그리고 판단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 판단을 하게 되면 그 양면이 다 어렵다는 거를 알게 되지 않겠느냐.’ 하고 말입니다.
 
부자로 살 때는, 그것도 공부니까 내가 그렇게 하지 말아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시고 또 ‘가난하게 살 때, 어려운 일이 닥칠 때 그것을 다 공부로 알라.’ 하는 것도 앞서에 그러한 부자로 살았기 때문에 또 가난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그러나 어떠한 게 닥쳐도 그 닥친 것이 있기 때문에 이 양면을 다 알게 되는 거죠. 아무리 잘산다 하더라도 ‘그렇게 살지 말았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또 ‘그렇게 살았기 때문에 이런 게 닥쳤는데 이것이 나의 길을 인도하기 위해서 이렇게 생긴 거구나. 그것이 양면이 다 둘이 아니게 공부구나.’ 하고 그냥 공부로 아시고 거기다 맡겨 놓으시면요, 옭아진 매듭들이 스스로 스스로 찰찰찰찰 풀려요. 풀리는 소리가 나요. 여러분은 그 풀리는 소리가 나는 것을 믿지 못하십니까? 듣지 못하십니까? 그리고 또 보지 못하십니까? 자기 불성이 진짜로 자기 뿌리라는 걸 왜 그렇게 믿지 못하십니까?
 
그래서 ‘정신계의 자기 뿌리는 보이지 않는 데서 모든 걸 대치하고, 보이는 데서는 육으로 대치한다.’ 이럽니다. ‘둘이 아니게, 심봉과 바퀴와 둘이 아니게 돌아간다.’ 이런 뜻이죠. 만약에 바퀴의 심봉이 끼지 않았다면, 중심이 끼어지지 않았다면 바퀴가 어떻게 이탈되지 않고 굴러갈 수 있겠습니까? 그렇듯이 심봉과 바퀴가 그냥 저절로 돌아가니까, 그 돌아가는 데다가 물건을 넣어야 물건이 갈려 나오지, 돌아가지도 않는 데다가 물건을 넣는다면 갈려 나옵니까? 그러니까 진짜로 그렇게 편안한 겁니다.

예를 들어서 ‘내일도 비가 오면 어쩌나.’ 이럴 게 아니라, 비오는 걸 지금 얘기하는 게 아닙니다. 여러분의 가정에서 어떠한 일이 닥쳐도 그렇다는 걸 얘기하는 거죠. ‘아이고, 내일 설법을 할 텐데 비가 오면 이거를 어쩌면 좋은가. 어떡하면 좋은가.’ 이렇게 끌탕을 할 필요가 없죠. 부처님께서, 자기 연등부처가, 모두 두 몸이 아니고 모두 자기 제자들이고 자기 한 몸인데, 자기 자식들인데 어련히 알아서 안 하시겠어요? 그런데 왜 이 몸뚱일 가진 내가 바등바등하겠어요? 안 그래요?

나는 그렇게 살지 않습니다. 그냥 닥치는 대로 걸음 걸어가는 대로 가거든요. 가게 되면 가는 거고, 안 가게 되면 안 가는 거고. 내가 했다 하고 내가 세우고 살지 않습니다. 여러분도 꼭 그렇게 사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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