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공부 인연이겠지요?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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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공부 인연이겠지요?

본문

질문

저는 맞벌이를 하는 주부입니다. 요즘 사람들은 남편도 가정일을 분담해서 잘 산다고들 하는데 저의 남편은 너무 보수적이라서 집안일은 조금도 거들어 주지 않으니 몸보다 마음이 너무 힘듭니다. 저는 왜 여자로 태어나서 이 고생을 하는지 싶기도 하고 남편을 원망해 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것도 저의 공부 인연이겠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지금 여러분은 물질세계에서 살아나가는 의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알기가 어렵겠지만, 죽어도 혼백은 영원히 있다고 그럽니다. 그러면 여러분이 지금 생각으로 돌아가셨다 하면 차원이 그것밖엔 안 됩니다. 여기서 살아나갈 때의 그 의식을 죽어서도 그대로 가지고 있으니 뜨거워서 타 죽을까 봐, 빠져 죽을까 봐 물을 건너갈 수가 있습니까, 불을 건너갈 수 있습니까? 여러분의 의식이 그렇게 되어 있으니까 죽어서도 그런 게 무서워서 못 건너갑니다.

그래서 그 길을 넘지 못하기 때문에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불가에서는 ‘건너가세, 건너가세.’ 이러는 거고 기독교에서는 ‘요단강 건너가 만나리.’ 이러죠. 요단강 건너가 만나려 해도 빠져 죽을까 봐 건너갈 수가 있나요? 건너갈 수가 없죠, 물질세계로 살아왔으니까. 그 의식이 내가 강에 들어가면 빠져 죽는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강을 못 들어가는 겁니다. 그것이 환상인 줄 모르고 말입니다.

그러니까 마음은 체가 없어서 그렇게 마음대로 자유자재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강을 못 건너가지, 불바퀴 속을 못 건너가지, 모든 마구니 있는 데를 못 건너가지, 독사들 있는 데를 못 건너가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자기 갈 길을 못 간다 이겁니다.

여러분이 살아나가면서 그런 물질세계의 차원만 봤기 때문에 영계가 생기고, 건너가지 못하는 혼백들이 떠돌면서 자기 가정에서 영 떠나질 못하기도 하고 그럽니다, 그것밖엔 모르니까. 그러니 죽으면 의식만 가져갈 수 있는데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니까 까치 동굴에도 들어가고, 사람으로 부부가 사는 데를 들어가야 할 텐데 그걸 못 보고 못 들으니까, 짐승들이 부부가 되는 데에 그런 데에 들어가기도 하는 거죠. 그래도 그게 사람인지 뭔지 모르거든요. 모르고서 그 모습을 타고 이 세상에 나오면 그 모습대로 행을 하면서 살아야지 않겠습니까?
우리는 사람이니까 사람 행동을 합니다. 어떤 때 누가 “아이고, 내가 왜 여자로 태어나서 이러죠?” 그러면 “얘, 그런 소리 마라. 네가 모습을 여자로 태어났기 때문에 여자 행동을 해야지 그럼 어떡하니?” 내가 그럽니다. 태어났으니 어떡합니까? 남자로 태어나면 남자 행을 해야 하고, 여자로 태어났으면 여자 행을 해야지, 그게 무슨 소리냐 이겁니다.

지금 자기 모습을 보지 않고 자기 분수를 보지 않고, 자기 차원을 보지 않고 그냥 막 맞서기만 한다면 그 가정은 파괴가 되는 거예요. 서로 사랑하고 서로 숭배하고, 서로 아끼고 서로 부드럽게 하고, 못났든 잘났든 그 마음이 진정하고 이런다면 얼마나 다복할 겁니까? 그리고 예쁘면 얼마나 예쁘고 잘나면 얼마나 잘나서 서로들 배신하고 서로들 엇각나고 서로들 싸우고 아웅다웅하고 삽니까?

그러니깐 여러분에게 지금 모든 이 의식을 놓아라 이 소리죠. 안되는 거는 ‘잘되게 할 수 있는 것도 그저 거기밖에 없다.’ 하고 맡겨 놓고, ‘병이 나도 거기서밖엔 고칠 수 없다.’ 하고 맡겨 놓고 무슨 일이 벌어져도 ‘거기서밖엔 할 수 없다.’ 하고 맡겨 놓고, 또 잘되는 거는 감사하게 거기 맡겨 놓고 이렇게 반복해 나가다 보면 나중에는 맡길 것도 없고, 맡기지 않을 것도 없고 맡길 사람도 없어집니다. 그냥 살아나가는 게 아주 그대로 법이 되거든요.

그런데도 자기를 자기가 무시하고, 자기가 자기 전생을 무시하고, 현생의 그 몸뚱이만 알고 몸뚱이를 끌고 다니는 운전수, 자기 전생을 무시하고 가는 겁니다. 그 전생을 찾아야 진짜 공부를 하는데 말입니다. 그 전생이 지금 후생의 자기 몸뚱이를 이끌고 가면서, 건강하게 하면서 어떡하든지 고생 안 시키려고 애를 쓰는 어머니 아버지의 마음과 같은 것입니다. 즉 부처님의 그 자비한 마음과 같은 그런 마음이 전생이거든요.

우리 몸뚱이는 한계가 있지만 우리 마음은 영원한 것입니다. 그러니 좀더 믿음을 갖고 자기 근본, 전생의 그 자리에 모든 걸 맡겨놔 버리고 편안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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