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과의 도리를 몰라서 그럴까요?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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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과의 도리를 몰라서 그럴까요?

본문

질문

요즘은 세상이 참 각박하고 무섭습니다. 돈의 노예가 되고 감정의 노예가 되어 인간의 생명이 너무나 가볍게 무너지게 되는 걸 보면 살기가 싫어집니다. 인과의 도리를 몰라서 그럴까요? 모두가 내 부모 아님이 없고 내 자식 아님이 없다는 도리를 안다면 좀더 따뜻한 세상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러니 다시 한 번 그러한 도리를 일깨워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옛날 얘기 잠깐 해 볼까요? 옛날에 어느 부부가 외아들을 지극히 잘 길렀습니다. 근데 며느리를 얻고부터 부부를 적대시했습니다. 그래서 그 부부는 어쩔 수 없이 아들이나 며느리가 하는 대로 그냥 따라야만 하고 그랬는데 어느 때 그 아들 내외가 부부만 농촌에 남기곤 그냥 달아나갔습니다. 달아나가서 살았죠.

그런데 그 부부는 어찌 할 수가 없으니까 고만 절로 올라가서 한 분은 부목을 하고 한 분은 공양주를 하면서 그렇게 일생을 보내다가 절에서 죽었습니다. 죽어서 어느 집에 바로 형제로 태어났는데 그 부모가 또 죽었습니다. 그래서 또 절로 갔습니다. 절에 가서 승려 노릇을 하고 있는데 그 아들 며느리는 어떻게 됐느냐? 자식은 다 죽고 늙어서 아주 그냥 그 옷도 제대로 못 입고 영 누가 도와주는 사람도 없고, 그렇게 고생을 하게 됐더랍니다.  그걸 움막이라 그러나요? 움막 속에 들어가서 밥을 얻으러 나가려면 하나는 포대를 이렇게 두르고 하나만 옷을 입고 가고, 이쪽 사람이 밥을 얻으러 갈 때는 이쪽 사람이 그 옷을 입고 저쪽 사람은 이렇게 포대를 두르고, 이런 지경에 이르렀답니다.

그랬는데도 하나 돌보는 사람이 없었는데 어느 날 그 젊은 스님 둘이서 그 옆을 지나가다가 보니까 늙은 부부가 그렇게 고생을 하고 있더랍니다. 그래서 바로 자기 은사 스님한테 가서 말씀을 드렸습니다. 아무 데 가다가 보니까 이러이러합디다 하고요. 그러니까 “가서 시주를 하라고 그래라.” “시주할 게 뭐가 있겠습니까?” 하고 물으니까 “옷 한 벌 있는 거 마저 시주를 하라고 그래라.  만약에 그 옷을 시주하걸랑 새끼오락지에다 묶어서 이렇게 해서 들고 와서 그냥 전부 뜯어서 잿물을 넣고 삶아서 웃도리는 법당을 닦고 아랫도리는 요사채를 닦되 동생은 요사채를 맡고 형은 법당을 맡아라.” 이러더랍니다.

그래서 가서 시주를 해 달라니까 “옷이 딱 한 벌뿐인데 어떻게 시주를 해 줍니까?” 하면서 그 남자가 있다 하는 소리가 “에이고, 이제는 비를 맞아서 더 떨어질 옷도 없고 그러니 비를 더 맞으면 어떻고 덜 맞으면 어떻겠느냐.” 하면서 바깥으로 나올 수가 없으니까 옷 한 벌을 마저 벗어서 새끼오락지로 메서 바깥으로 이렇게 내주더랍니다. 포대쪼가리도 둘이 갈라서 앞만 가리고선 그냥 죽을 때나 인제 기다리고 있었겠죠. 그 사람도 부모를 그렇게 버리고서 그래도 무슨 생각인가 했기에 그거나마 이렇게 벗어줬겠죠.

그래서 스님이 시키는 대로 가서 그렇게 양잿물에다 삶아서 옥사슬같이 빨아서 요사채와 법당 마루를 그게 다 닳도록 그냥 그렇게 닦았습니다. 근데 하루는 은사 스님이 있다 하는 소리가 “얘야, 그 움막에 좀 가 봐라. 이제는 너희가 그렇게 아래 위서 닦고 닦아서 죄업이 벗어졌어. 그러니 가서 보아라.” 그랬는데, 그 동네 사람들이 이 노인네가 밥을 얻으러 다니다가 안 오니까 옴막에서 죽은 줄 알고 와 보니깐 다 죽게 됐거든요. 그래서 옷을 전부 거둬서 갖다 입히고 마을로 데리고 가서 참, 농사를 짓게 하고 그러다 너무 연세가 많아서 고만 돌아가시게 되니깐 동네서 다 치워 주게 됐더랍니다.

그랬는데 말입니다, 그 부부가 돌아가시기 전에 바로 그 얘길 스님들을 앉혀 놓고 합니다. “이 노인들은, 부부는 바로 너희들의, 즉 말하자면 아들이었고 며느리였고 너희들은 바로 이 사람들의 부모였다. 너희 부모는 아무리 아들과 며느리가 도망을 가서 그렇게 부모를 돌보지 않았어도 그 부모는 지극하게 너희가 잘되라고 애를 썼고 착한 마음으로 지극하게 공양주와 불목을 잘했기 때문에 이렇게 승려가 됐느니라. 그러니 너희 자식이니라.” 하니까 고만 거기서 엎드려서 울죠. 아무리 나쁜 자식이라도 그렇게 아래 위서 닦아 주니까 그 부모가 또 딴 집의 자식이 돼 가지고도 그렇게 전생의 그 자식의 죄를 또 닦아 줬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그렇듯이 모두가 내 자식 아님이 없고 내 형제 아님이 없고 내 부모 아님이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해골바가지에다 큰절을 하셨다는 것이 이해가 가십니까? 왜 큰절을 하셨을까요? “부처님께서는 사생의 자부이신 어버이신데 왜 해골바가지에다 절을 하십니까?” 하니까 “수억겁 광년 전으로부터 수없는 나날을 자식이 됐다가 부모가 됐다 형제가 됐다가 이렇게 진화돼서 이렇게 나왔으니 그 해골은 내 형제일 수도 있고 내 할머니일 수도 있고 내 부모일 수도 있느니라.” 했던 거죠. 그러니까 제자가 “미처 그런 거를 몰랐습니다.” 하고 통곡을 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그와 같이 우리가 지금 현실에도 그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수억겁 전으로부터 지수화풍의, 즉 말하자면 바람과 흙과 물과 한데 혼합이 돼서 그렇게 돌아가니까 온기가 생겨서 이 생명이 생긴 거죠. 일체 만물이 다 생기고 난 뒤에 사람이 맨 마지막에 생겼다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바로 그렇게 쫓고 쫓기면서 돌아가면서 진화돼서 이날까지 인간이 맨 나중에 됐다는 얘기죠. 그러니 얼마큼 쫓고 쫓기면서 돌아치고 얼마나 진화돼서 이날까지, 인간까지 왔을까 하는 얘기죠. 그러니 우리가 그렇게 됐을 때 부모가 됐고 자식이 됐고 형제가 됐고 얼마나 많은 세월을 그렇게 됐을까요?

그러니 공부하는 학생이 “학자금을 내지 못해서 학교를 고만 둘까요, 스님?” 하고 눈물이 뚝 떨어질 때 나는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아요. 그게 남의 자식 같질 않고 꼭 내 자식 같거든요. 남의 자식이 아니에요. 남의 부모가 아닙니다. 가난하고 외로운 노인 분들을 보면 “때에 따라서는 허전하고 그럴 테니까 입에 넣으세요.” 하고 또 사탕 한 움큼씩 주머니에 넣고 다니다가 드리곤 하죠. 그게 왜 그렇게 되느냐? 그건 이 도리를 알아야만이 스스로서 그런 마음이 생길 수 있다 이겁니다.

이 공부를 안 하고 내가 지어서, 요거 남이 이러니까 나도 이래야지 하는 거는 삼 일도 못 가요. 그러니까 어떤 게 사랑인지, 어떻게 살아나가야 모든 자식들이 이탈되게 안 하고 살 수 있을는지, 또 병고와 가난과 우환, 이런 것을 어떻게 해야만이 커버해서 나갈 수 있을는지, 또는 유전성이나 영계성이나 업보성, 인과성, 세균성 이런 것을 어떻게 커버하고 나가야만이 될 수 있는지, 이런 거는 전부 여러분의 마음의 핵심에 있다는 얘깁니다.

죄가 있다 없다, 무슨 내가 운명이 이래서 이렇다 이런 거는 붙을 자리가 없습니다. 병도 붙을 자리가 없고요. 오직 한마음 주인공에서 나오는 거니까, 그건 컴퓨터에 입력이 돼서 자꾸 거기서 나오는 거니까 바로 입력한 데다 다시 맡겨 놓으십시오. 그러면 앞서 팔자 운명이 입력이 됐던 거는 다 없어질 테니까요.

그러니까 그렇게 진짜로 실험을 해 보세요. 지금부터라도 모든 일체 나를 끌고 다니는 게 바로 내 마음내기 이전 즉, 운전수구나. 마음을 내면 운전수가 되고 마음내기 이전은 바로 심장부가 되는 거죠. 그러니 여러분은 그 운전수가 나를 끌고 다니니까 운전수를 믿어야지, 이 운전수가 끌고 다니는 몸뚱이를 믿어서 되는 게 아닙니다.

그러니 모든 것은 거기다 맡기시고, 어떠한 문제가 생기더라도 용도에 따라서 다 거기다가 ‘거기서 나온 거니까 거기서 해결할 수밖에 없다. 거기밖에는 해결할 수 없어.’ 하고 맡기세요. 또 ‘거기서 해 주시오.’ 이러고 기도하지 마시고요. 기도를 하면은 둘이 되죠? 믿는 거 하나, 즉 말하자면 자기 주처의 영원한 자기의 근본을 믿을 때는 그냥 믿는 거뿐입니다. 믿는 거. 그러니까 여러분 각자가 자기의 근본을 믿고 맡길 수 있다면 여러분이 원하시는 따뜻한 세상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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