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에서 자꾸 뭔가 시키는데…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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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에서 자꾸 뭔가 시키는데…

본문

질문

놓는 공부를 하다 보니 마음속에서 자꾸 뭔가 이렇게 저렇게 해 보라고 시키는데 엉뚱한 것들도 있거든요. 이럴 땐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어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어떤 분이 그런 얘기 한 예가 있어요. 난 이날까지 노예 생활을 했노라고요. 그래서 그 소릴 듣고 가만히 생각을 하니깐 공부할 때 그때에 시키는 대로만 했기 때문에 그게 아주 그냥 굳어진 거예요. 그래 가지고 그게 타의의 신이 돼 버렸단 말입니다, 자신이 된 게 아니라. 시키는 대로만 하니까.

예를 들어서 내 주인이 “저기 나가서 너 춤춰라.” 이러잖아요. 그런데 마음으로서 내가 춤을 췄다고 생각하면 춘 게 되는 거예요. 그걸 거죽으로다가 이 몸뚱이를 춤을 추게 해 가지고 어떡하나 볼 양으로, 빠져나가나 못 빠져나가나 그거 보느라고 그러는 거거든요. 그러면 그 춤추는 것도 남들한테 보이지 않게 춤을 춰도 될 거를 구태여 이 몸뚱이가 나가서 추는 거는 사량 아니에요, 이게? 남 보기에 볼상만 사납지. 그러니깐 그것도 수치가 되니깐 이 몸뚱이를 그렇게, 즉 말하자면 인형 놀리듯 그렇게 하지 않아야 된다는 거를 생각하면 벌써 그건 없어지죠. 그러니까 마음먹기에 달린 겁니다. 그걸 커버해서 넘어가야죠. 그렇게 시키는 대로만 하고 들어가면 앞서 말한 것처럼 미신에 빠질 수가 있는 거예요.

몇 가지 예를 더 들어 본다면 만약에 내가 배가 고픈데 음식을 먹지 말라고 그랬다 합시다. 이거 먹지 말란다고 먹지 않습니까, 배는 고픈데? 그러면 이 먹지 말라는 것도 너고 먹어야 한다는 것도 너다 이겁니다. 그러니까 배가 고프니까 먹는다 이겁니다. 이게 커버하는 겁니다. 절대 둘로 보면 안 되죠. 먹지 말라는 놈하고 먹는다는 놈하고 둘로 보면 안 돼요. 먹는다는 놈도 너고 먹지 말라는 놈도 너니까 ‘내가 배가 고프니까 먹어야겠어.’ 하고 먹는 거죠. 또 내가 속에서, 저기 나가서 따따부따하고 이렇게 이렇게 말해라 그런다고 나가서 내가 웃음거리가 되면 되겠습니까? 내가 가서 그렇게 말을 해요? 안 하죠. 그것이 커버하는 겁니다.

또 ‘공부하지 마라’ 그러더라도 ‘아, 나는 공부해야겠어.’ 하고 공부해야겠다 하는 마음과 공부하지 마라 하는 마음과 둘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면 인제 그때는 이 시키던 놈이 다 자기로 그냥 포함이 돼서 하나가 돼 버립니다. 그러면 비로소 그건 자기 마음대로가 되죠.
그러니까 나는 시킨다 할지라도 이게 나쁘게, 즉 말하자면 이게 지금 현실에 맞지 않는다 하면 이거를 커버해서 내가 이렇게 조절해서 가는 것도 바로 거기서 하는 거죠. 그래서 속에서 그렇게 하라고 할 때는 뭘 뜻하는 거냐 하면 얘가 지금 얼마만큼 알고 있고 얼마만치 커버할 수 있나 그걸 테스트해 보는 거라고요. 그런데 그냥 시키는 대로만 하면 그건 노예가 돼 버리는 거죠. 그러니까 그거 커버시키기 위해서 우정 이렇게도 해라 저렇게도 해라 이렇게 시킨다고요.

그러니까 절대 둘로 둬서는 안 됩니다. 시키는 게 따로 있고 내가 하는 게 따로 있고 이렇게 해선 안 되죠. 이게 지금 시키는 게 따로 있고 이게 내가 하는 게 따로 있기 때문에 둘로 두면 이게 잘못 나가는 수가 있으니까요. 그러니까 잘 판단하시고 행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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