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은 없다 하는데 괴로움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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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사실 스님께서 항상 말씀하시지만 저희들한테 업이 붙을 자리가 없다 하십니다. 근데 많은 사람들이 자기 전생 업이라든지 이런 것 때문에 현세에서 아주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 점은 어떻게 이해해야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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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예전에 어떤 사람이 주근깨가 아주 바짝 끼어 가지고 왔어요. 사는 것도 가난한데 척추에 병이 나 가지고, 심장에도 병이 나고, 병이 안 난 데가 없었어요. 그런데 어린애를 못 낳는다고 또 구박은 받습니다. 그러니까 너무나 사람이 못쓰게 됐습니다. 엉금엉금 그냥 기어오다시피 했습니다. 그랬을 때 나는 내 마음에서 너무 가엾은 생각이 들어 갔습니다. ‘저것도 내가 모를 때, 내가 고통받을 때 바로 나지.’ 이렇게 생각했던 겁니다.
그래서 바로 그것이 나니까 내가 보기가 괴롭고 그러니까 나를 위해서 내가 그렇게 얘기했죠. “야, 너 무조건 네 주인공에다 모든 거를 맡기고, 거기서밖에 해결 못해 준다고 그렇게 믿고 물러서지 말아라.” 이렇게 가르쳐 줬습니다. 그 사람은 돈도 없고 그러니까 무조건 거기다 그냥, 아마 진짜 간절히 거기다 맡겼던 모양입니다. 아플 때마다 그렇게 하더니 병이 차차 나아 가면서 얼굴의 주근깨가 다 없어지면서 세련돼 가는 거예요.
거기다가 남편이 일이 영 안되더니 아, 취직을 못해서 뭐, 6년을 놀았다던가 7년을 놀았대요. 그런데 우연히 길에서 옛날 친구를 만났는데 회사를 한다고 그러더랍니다. 그래서 거기 들어가서 지금 회사원으로 다닌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구두도 세련된 거 신고 얼굴도 좋아지고 병도 낫고 그러니까 아, 임신을 해서 어린애를 낳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업고 오니까 시집에서 내쫓기지도 않고요. 얼마나 좋은 일입니까? 이것이 바로 여러분이 여러분을 살리는 법입니다.
여러분은 자기를 무시해요. 자기 주처를 무시한다고요. 그러곤 고상을 걸어 놓고 부처님을 갖다가 놓고 그냥 만날 거기서 잘되게 해 달라는 거죠. 뭘 잘되게 해 줍니까, 네? 자기 마음에 달린 거지. 자기가 이 세상에 나왔으니 상대가 있는 거니까, 나부터 알고 상대를 알아야죠. 안 그럴까요?
그래서 소크라테스도 약사발을 받았죠? 너부터 알라고 그래 가지고. 달마 대사도 양 무제한테 “공덕이 얼마가 됩니까?” 하니까 “공덕 하나도 없다.” 그러니까 화가 나서 말입니다, 달마 대사한테 나중에 결국은 약사발을 안기게 해 가지고, 죽여서 묻고 났는데 중국에서 사신이 다녀오다가 보니까 아, 달마 대사가 저 주장자에다가, 주자에다가 짚신 하나를 터억 걸어 가지고 메고 덜렁덜렁 오거든요. “어디를 갔다 오나?” “나는 지금 심부름을 하고 옵니다.” 하고 달마 대사하고 얘기를 하는데 “어디로 가십니까?” 그러니까 “나 서천국으로 가네.” 그러거든요.
그랬는데 그 사신이 양 무제한테 와서 “난 달마 대사 봤습니다.” 하니까 달마 대사는 죽어서 벌써 묻혔는데 달마 대사를 봤다니 그 희한한 노릇 아닙니까? 그러니깐 양 무제가 깜짝 놀라서 가서 산소를 파 보니까 짚신 한 짝만 거기 들어 있고는 아무것도 없더랍니다. 그러니 그렇게 약사발을 안겨서 죽였는데도 양 무제를 달마 대사는 사랑해서 바로 그 도리를 일러 줬던 겁니다. 그 뒤에 바로 양 무제는 달마 대사한테 한 자기의 행이 얼마나 잘못됐는지 후회를 하면서 그냥 간절히 회개를 했답니다.
그와 같이 모두 마음에 달렸습니다. 마음을 너그럽게 사랑할 수 있는, 나보다도 상대를 사랑하고 상대 속에 들어가서 생각을 해 보는 그런 마음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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