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에게 관법을 일러 주니…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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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에게 관법을 일러 주니…

본문

질문

스님, 저는 육신의 병을 치료하는 의사입니다. 그런데 제가 관하는 공부를 하고부터 환자들에게 관하는 것을 일러 주면 그것을 잘 받아들여서 활용하는 환자는 회복이 매우 빠른 경우가 많이 있었습니다. 참 묘한 법인 것 같습니다. 근데 제가 잘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네. 아주 잘하셨다고 봅니다. 게다가 그렇게 일러 주지 않아도 연결이, 그 무(無)의 연결이 되는 것입니다. ‘나와 너와 둘이 아닌 까닭에 될 수 있어.’ 하고 관해 보세요. 그것도 될 수 있어요. 어떤 어려운 사람이 병원에도 못 가고 그러다가 결국은 나한테 찾아와서 어린애가 거꾸로 섰는데 병원에 갈 돈이 없다는 얘기를 합니다. 그랬을 때 어떻게 해야 좋겠습니까? “아이, 병원 의사가 오진을 한 모양이지, 뭘.” 그러면서 관하라고 일러 줍니다. 그러면 그 이튿날 와서 하는 소리가 “병원에 가 보니까 거꾸로 섰던 게 바로 섰대요.” 이래요. 그러니까 그것은 자기만이 할 수 있고, 누가 대신 행복을 갖다 주는 것도 아니고 뺏어 가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니까 오직 그냥 자신을 믿고 밀고 넘어가는 겁니다. 소 떼가 강을 건너는데 악어들이 욱시글득시글하니까 앞서, 즉 말하자면 소 떼의 왕초가 먼저 건너가야 딴 소 떼도 들어설 텐데, 물에 들어서질 않으면 못 들어가죠. 뒤로 물러서죠. 근데 왕초가 딱 물에 들어가니까, 그냥 소 떼가 전부 다 그냥 물에 들어서 그저 악어 잔등이고 머리고 다 딛고 그냥 비호같이 건넜답니다.

그와 같이 내 마음도 어떠한 사람으로서 생각할 때에는 ‘아이구, 이런 건 도저히 못하겠고 이건 이렇게 하면 도저히 안 되고….’ 이런 게 많아요. 못하는 게 많고 안 되는 게 많고 그러거든요. 그것뿐이 아니에요. 조그만 걸 가지고도 그래요. 그리고 싸우고요. 그런데 거기다 놓고 일임하고 관하면 편안하게, 싱글싱글 웃고 편안하게 살 수 있는 거거든요. 그런데 내 몸뚱이를 외려 혹사를 시키면서 병을 들게 하면서 이런단 말입니다.

그런데 우리 삶에 대해 가만히 생각을 해 보세요. 보는 것도 고정된 게 없죠. 듣는 것도 또 말하는 것도 만나는 것도 움죽거리는 것도 자는 것도 고정된 게 하나도 없어요. 그러니까 그냥 공했다는 얘깁니다. 고(苦)가 붙을 자리가 없다는 얘깁니다. 그 도리를 한 백지장 사이와 같이 확 이렇게 알면 고가 따로 있나요? 내가 고라고 생각하니까 고지, 고가 없다면, 고라는 이름이 없다면 집착도 없을 겁니다. ‘고가 있다더라.’ 이런 생각, 그런 마음, 그런 이름 그걸 가지고서 집착을 하니까 진짜 고가 되죠. 그게 집착만 벗어지면, 그 이름을 가지고 탓을 안 하면 그냥 멸한 거예요, 그냥. 그러니까 뭐 고다 멸한다 이런 게 없어요. 없고 그냥 여여하죠.

그러니까 고정된 것도 없고 찰나찰나 그냥 화해서 돌아가고 그런데 고가 붙을 자리가 있고 병이 붙을 자리가 있고 그럴까요? 예를 들어서 우리가 차가 망가지면 폐차시키고 다시 차를 꺼내면 되고 그렇듯이 걱정할 게 하나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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