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부모님 산소를 이장하다…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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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부모님 산소를 이장하다…

본문

질문

얼마 전에 조부님 산소를 선산으로 이장을 하다가 어머님이 불편해지는 일을 당해서 스님들께 상의를 드리고 이제 조금 진정이 되었습니다. 선원에 다닌 지는 오래 되었지만 이번 일을 겪으면서 알음알이로만 공부를 해서는 정말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일체를 내 몸과 같이 볼 수 있어야만이 내 가족과 내 조상을 손색이 없이 모실 수 있다는 것을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만약 스님의 가르침을 공부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몰라 혼란스러웠을 겁니다. 스님, 감사합니다. 더욱더 열심히 정진하겠습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그래서 우리 인간이 지금 이 혈(血)을 볼 때, 어디는 어떻고 어디는 어떻고 이렇게 따진다면 우리가 지금 각본대로, 운명대로 좋으면 좋은 거, 언짢으면 언짢은 거, 자기가 한 거만치 그대로 받게 됩니다. 또 토질·혈·맥(脈)이 나쁜 것만치 생태들이 나빠지고 나무들이 나빠져서 열매가 작아지는 수도 있고 커지는 수도 있습니다. 또 같은 자리에다 묘를 써도 그 마음에 따라 잘되고 잘못되고 그러죠. 그렇게 돼 있는 것처럼 인간도 그렇게 각본대로 받게 돼 있거든요, 팔자 운명 이런 것이 말입니다. 그런데 각본대로 나오는 걸 나오는 그 자리에다가 다시 놓으면 이전에 테이프에 감긴 것이 다 지워집니다. 비교해서 얘기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과거의 업보대로, 각본대로 나오지만 다 녹아서 지금 현상에서 영원토록 참자유인이 돼서 살면 영원토록 미래 과거도 없이 자유권을 얻게 되는 겁니다.
 
예전에 일본 사람들이 그 모든 혈맥을 끊기 위해서 산에 큰 쇠말뚝을 많이 박았습니다. 그러나 그 후에 나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그걸 빼러 돌아다닐 필요도 없다. 한생각이면 두루 전체를 그냥 몰락 뺄 수가 있다. 또 그게 들어 있어도 몰락 뺄 수 있다는 점은 혈(血)을 끊지 않을 수도 있다 이겁니다. 그건 물질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혈을 끊을 수가 있겠느냐? 한꺼번에 몰락 뺄 수가 있는 겁니다. 그래서 지금 하나도 없습니다. 쇠말뚝은 박혀 있되 쇠말뚝은 없습니다.
 
어느 사람이 이런 예가 있었습니다. “묘지를 쓰고서 식구가 잘못되고 죽고 이러는 분란이 일어났으니, 묘지를 어디로 이장을 해야 할 텐데 어떡하면 좋겠습니까? 우리가 지금 그냥 지망년(至亡年)을 당해서 이장할 돈도 없습니다.” 이러거든요. 그래서 알겠노라고 했는데, 그 ‘알겠노라’고 한 뜻이 무엇인지 여러분이 생각해 보십시오. 영령만 들어내면 될 거 아닙니까? 그럼 그 묘지에는 아무것도 없어요. 혼백(魂魄)만 들어내면 되죠? 그래 승천시키면 되죠.
 
그런 법도 있고 이런 법도 있고, 여러분의 마음에 따라서 이렇게도 하고 저렇게도 합니다. 그러니 자유권이라는 게 얼마나 소중하고 보배입니까? 이렇게 싱그러운 이런 묘법을, 우리가 그대로 한 사람 한 사람 다 지니고 있습니다. 그 산의 혈(血)이라는 것도 모두 우리 몸체의 혈을 타는 것과 같습니다. 유마힐 거사가 “중생들이 병이 나으면 내 병이 낫노라”고 말을 했다는데 말입니다. 그러니 내 몸을 이루는 이 몸 안에 중생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많은데 말입니다, 많은 그 생명들이 한데 합쳤기 때문에 유마힐 거사가 나았단 말입니다. 나았는데 유마힐 거사가 ‘그 중생들이 나아야 내 병이 낫는다’고 했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내 태초의 모습이 내 배 속 안에 다 들어 있습니다. 전부 나 아님이 없어요. 내 혈을 타고 전부 세포마다 있는 이 자체가, 지리에 관한 것도 거기에서 조금조금 방법만 틀리지 전부 똑같습니다. 혈의 맥이나 서로 통신하는 거나 통하는 거나 전부, 전체 일체를 다 할 수 있는 거는 여러분 한 점의 마음입니다. 한 점의 마음이 우주의 섭리를 한 세트로 갖다 놓고선 하나하나 닥치는 대로 쓰듯이 그것은 내가 둘이 아님을 알고 찰나찰나 나투는 그 묘법을 우리가 두루 알아야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나라가 반쪽짜리 나라가 됐습니다만 그것도 우연이 아닙니다. 누구를 원망할 수가 없는 겁니다. 여러분이 잘해 나왔더라면 그렇게 되질 않았습니다. 여러분이 잘하질 못했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겁니다. 이 마음이 없다면 계발을 못하고 계발이 없다면 우리가 어떠한 것을 가져오겠습니까? 역사나 우리나라의 형편이나 이런 것을 이 공부하는 분들이 될 수 있으면 경제적으로나 통일적으로나 또는 국방적으로나 또는 정치적으로나 공업적으로나 상업적으로나 가정적으로나 전체 국민적으로나 내 몸으로나 전체 할 수 있다는 그 사실을 아셔야 합니다.
 
바람이 불어와도 그것도 생명이 있는 겁니다. 바람도 생명이 있어요. 눈도 있고 코도 있고 혀도 있고 다 있단 말입니다. 낼름 집어먹을 수도 있어요. 사람도 그냥 낼름 집어먹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무서운 생명들이에요. 그런데 그 생명이 나와 둘이 아니라면, 그 모습과 내 모습이 둘이 아니라면, 그 용(用) 쓰는 거와 나와 둘이 아니라면, 그게 바로 나인데 말이에요. 그래서 자기가 자기 집어먹을 수가 없습니다, 절대로 그거는. 또 그뿐입니까? 어떤 혹성에서도 그렇습니다. 우리가 지금 몰라서 그렇지, 병고가 전 세계로 퍼지는 것도 그렇고 한쪽에만 퍼지는 것도 그렇고, 모두가 모습 없는 모습들의 생명이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여러분의 몸을 이끌고 가실 수 없다면 가정을 어떻게 끌어갈 수 있으며 어떻게 사회를 끌고 가며, 국가를 끌고 가며, 통일을 바라보며, 어떻게 세계를 조절할 수 있겠습니까? 세계를 조절 못한다면 우주를 어떻게 조절하겠습니까? 이 한 점에, 한 점도 내놓을 수 없는 한 점에, 이 마음에 달렸다는 거를 여러분이 잘 아셔야 됩니다. 너무도 고차원적이라고 하겠지만 고차원적도 아니고 고차원적 아닌 것도 아닙니다. 이거는 인간의 섭리가 그대로 될 수 있게끔 돼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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