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남편 내조 잘하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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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요즘 바깥 살림이 어렵다보니 직장생활 하는 남편이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힘들어합니다. 그래서 제가 남편 내조도 잘하면서 가정을 화목하게 이끌어 가고 싶은데 어찌해야 잘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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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여러분이 보살이 돼서 내조를 하되, 바깥에서는 남편을 앞에 세우더라도 항상 내조가 거름이 돼서 어머니가 돼 줄때는 어머니가 돼 주고, 딸이 돼 줄 때는 딸이 돼 주고 또 친구가 될 때에는 친구가 돼 주고 또는 동생이 돼 줄 땐 돼 주고, 이렇게 할 수 있는 그 지혜가 필요한 겁니다. 우리가 지금 세상에 애하고 어른하고 만나면 말이 안 통하죠? 그렇게 돼선 안 됩니다. 애를 만나면 내가 애가 돼 줘야 돼요. 어른을 만나면 어른이 돼 줘야 하고요. 이렇게 해 나갈 수 있는 여러분이 되신다면 바로 우리 가정 기상대가 참 훌륭할 거예요.
옛날이나 지금이나 우리가 기상대를 가지고 논의하는데 그런 비오는 기상대만 가지고 얘기가 아니라 우리 지금 가정에도 기상대가 있지 않습니까. 착 보니까 벌써 기상이 쭈굴쭈굴합니다. 그냥 꾸물꾸물하고 검은 구름이 끼었다 그러면 비올 거거든요, 그게. ‘아, 꾸물꾸물하구나. 이거 비오기 직전이구나. 그러니까 이거는 방지를 해야겠다.’ 이렇게 할 수 있는 그런 지혜가 우리는 필요하다는 얘깁니다. 애들의 기상도 그렇고, 어른의 기상도 그렇고, 전체의 기상도 그렇고. 그럼 위에서 하나 기상이 나쁘면 아래까지 내려오거든요. 어느 한 부분만 비가 와도 그쪽은 다 응달이 집니다. 꾸물꾸물하거든요. 그러니 활짝 개이게 됐나? 이것도 우리가 어머니들로서의 딱딱 들어가 맞게끔 살펴야죠. 그것이 어디까지나 우리가 높은 사람이라고 해서 높게만 두지 마세요. 얕은 사람을 위해서 심부름꾼입니다, 높은 사람은. 언제나 윗사람은 심부름꾼이지요. 그래서 여북하면 부처님께서도 ‘똥친 막대기’라고 했겠습니까.
그러니 우리 자체가 애들을 길러도 그 기상을 잘 봐서 “공부하라!” 이렇게 하고 싶어도 좀 검은 구름이 끼었다면 “얘, 좀 쉬었다 해라.” 차라리 요렇게 해 주면은 속으로 ‘아이, 쉴 사이가 어딨나, 뭐. 해야지.’ 이러지마는 “얘! 얼굴 찌푸리고 있지 말고 공부나 좀 해라.” 이런다면 그거는 벌써 비가 오기 시작을 합니다. ‘나는 우산 쓰고 그냥 나갈 거야.’ 이럭하거든요. 그러니 그러한 가정의 기상대도 중요합니다.
그런데 그 기상대만 있는 게 아니라 또 이 몸뚱이에도 기상이 있거든요. 야, 요 간이 기상이 나쁘냐, 좀 꾸물꾸물하느냐. 옆구리가 결리느냐, 이마가 걸리느냐. 이게 다 기상이에요. 통신기상. 그러니 우리가 모든 게, 하나를 알면 열 가지를 방지할 수 있는 그런 우리 삶의 보람을 가질 수 있는 거. 이것이 바로 부처님 법이자 우리들의 법이며 우리들의 법이면서도 이것이 여여한 도로 승화될 수 있는, 도(道)라는 이름이 도가 아니라 우리가 실천으로 옮길 수 있다면 그게 도거든요.
그리고 높은 것만 알고 높은 말만 제일이라고 하지 말고 얕은 것이 있기 때문에 높은 게 있고 밥 한 숟가락이 있기 때문에 한 사발이 있지, 만약에 한 숟갈이 없다면 한 사발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한 숟갈 양이나 한 사발 양이나 똑같습니다. 우리가 비행기로 가는 거나 마차로 가는 거나 이것은 어느 게 빨리 간다고 할 수가 없어요. 상식적으로는 비행기가 빠르다고 할 테죠. 그러나 시간과 공간이 초월된 데서는 이게 빠르다 저게 빠르다 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그 물질이 빨리 가고 늦게 가고 그럴 뿐이지, 우리 이 마음의 도리는 마음대로 빨리 갈 수도 있고 줄일 수도 늘릴 수도 있다는 그 점, 자유자재할 수 있는 그런 점이 여러분한테 다 주어져 있다는 사실을 아셔야 합니다. 그러니까 여러분이 각자의 자기의 차원에 따라서 가정에 아프거나 뭐 안되는 일이 제가끔들 있겠지만 그 주인공에다가 모든 거를 맡겨 놓고 관할 수 있다면 남편도 가정도 기상이 좋아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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