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재라는 게 정말 있는 건지요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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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재라는 게 정말 있는 건지요

본문

질문

어디에도 걸림 없이 살고 싶은데 그래도 막상 일이 잘 안 풀리면 이런저런 탓을 하게 됩니다. 요즘은 제가 하는 일들이 잘 풀리지가 않아 아는 이에게 물어보니 삼재가 들어서 그렇다는데 삼재라는 게 정말 있는 걸까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여러분이 한 발 한 발 걷고 돌아가면서 생활을 할 때에 몇 가지 생각이나 하십니까? 생각도 많고 가지가지 일도 많고 참, 사람의 살림살이는 말도 많고 탈도 많지요. 저 별이 수효가 없듯이 인간의 살림살인 그렇게 갖가지로 고정됨이 없이 많다는 얘깁니다.
 
그러나 이게 마음은 체가 없는 겁니다. 삼재 들었으면 그걸 내놓으신다면 내가 톡톡 다 털어드리겠어요. 업보가 많으시다면 가져오세요, 내 털어드릴게. 병고 액난이 많다면 가져오세요, 털어드릴게. 구랑신이 들었다면 털어드릴게요. 그거 다섯 가지만 비유한대도 우리가 한마음이라는 거는 체가 없어서 한번 훌떡 넘어간다면 일초도 걸리지 않아요. 그렇다면 그 삼재라든가 구랑신이나 업보라든가 병고 액난이 고렇게 고정되게 나에게만 딱 박혀 있는 게 아니에요. 그러니 박혀  있다고 생각한다면 아예 그 병고 액난을 다 겪어야 합니다. 팔자 운명을 다 겪어야 돼요. 삼재 팔난을 다 겪어야 된다 이겁니다.
 
그러나 그 마음이 말입니다, 아까 얘기한 거와 마찬가지로 이것은 고정된 게 아닌 것이 공했다 이겁니다. 여러분이 집에 걸어가실 때 고정되게 딱 서서 있었습니까, 구랑신이 들었다고? 또 병고 액난이 들었다고 거기 꼭 고대로 서서 있었습니까? 그냥 걸어갑니다. 그렇듯이 한 발짝 떼 놓으면 구랑신 그 한 구절이 훌떡 떼어 넘어집니다. 이게 바로 한생각에 그 구랑신이 그냥 떼 넘어진다는 겁니다. 은산철벽이라 그러는 것도 그 한생각에 달렸다 이 소립니다. 그러면 그렇게 한 발 떼어 놓을 때 그건 벌써 고정되지 않으니까 거기 닿지도 않아요. 구랑신이라는 이름조차도 없을 정도로 휘딱 뛰어넘었다. 또 한 발자국 뛰어넘었다. 그러니 벌써 한 발짝 뛰어넘었으니깐 뒤도 없지, 앞은 가지 않았으니 없지. 이거는 그저 발밑에 그냥 후딱후딱 후딱후딱 뛰어넘었으니 거기 무슨 팔자가 거기 붙으며, 삼재팔난이 거기 붙으며, 또는 구랑신이 거기 붙으며, 삼재가 붙겠습니까? 모두 여러분이 생각하기에 달린 겁니다.
 
한 가지 더 예를 들어볼까요? 여러분이 접시에다 갖은 과일을 다 깎아 놓고 포크를 들었습니다. 그러면 여러분이 생각할 때 공부하는 사람들이 “이 포크냐, 이 과일이냐?” 하니까 “포크도 아니고 이 과일도 아니다.” 이렇게 됐습니다. 그러면 이것도 아니고 이것도 아닌 데서 내가 먹고 싶을 때 탁 꽂아서 먹을 때, 내가 먹고 싶은 것 꽂을 겁니다, 아마. 여러 가지가 있다면. 그래 먹고 싶을 때에 먹었으면 됐지 않습니까? 바로 말로 형용할 수 없고 내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이 먹는 걸로 표현을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그냥 먹고 싶은 거, 이렇게 환경에 따라서 내 앞에 병고가 닥치면은 닥친 대로 그냥 그저 몰락 넣어 버리고, 태워버리고 마는 겁니다. 몰락 넣어 버리세요! 몰락, 그냥! 뛰어넘으란 말입니다. 뛰어넘으면 되는 거예요.
 
사과 깎아 놓고 배 깎아 놨으면 하나 뚝 찍어서 먹어 버리면 그만이에요. 그리고 또 배 먹고 싶으면 배 찍어 또 먹고. 그래서 또 과일이 없으면 고만 두고. 그렇듯이 생활에 의해서 나한테 닥치는 대로 놔 버려라 이겁니다. 용광로에 넣어 버리듯이 넣어 버리면, 놔 버리면은 그것이 바로 공부가 참 진실하게 돼서 앞으로의 참나에게 그 무궁무진한 일들을 할 수 있는 그런 여건이 생깁니다.
 
그러니 여러분이 이렇게 참 어려운 여건에 닥쳤을 때에 아까 얘기했듯이, 내 앞에 과일이 닥쳤으니깐 먹어야지 어쩝니까. 그렇지 않아요? 또 내 앞에 우환이 닥쳤으니 우환을 없애야죠? 내 앞에 어떠한 고난이 생겼으면 그걸 해결해야죠. 여러분이 이 마음 도리를 깨달았다 깨닫지 못했다 이걸 떠나서 진실히 자기를 믿고 자기한테다가 모든 걸 맡겨서 ‘모든 거를 여기서 할 수가 있으니까.’ 하고 믿고 놓기만 한다면 그거는 뭐든지 실험을 통해서 여러분이 체험을 해 볼 겁니다.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조그만 거 큰 거 따지지 말고 체험을 자꾸자꾸 실험을 통해서 해 보세요. 그럼 앞으로도 어떠한 문제들도 다 해결할 수 있는 힘이 생기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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