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히 놓고 맡길 게 없어...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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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놓고 맡길 게 없어...

본문

질문

저는 일상생활에서 특별히 주인공에게 놓고 맡길 일이 잘 보이질 않습니다. 만약 제가 큰 병에 걸렸거나 큰 고난을 만났다면 좋은 공부재료가 될지도 모르나 그냥 평범한 일상에서는 도대체 무엇을 놓고 맡겨야 할까요? 꼭 어떤 큰일이 닥쳐야 공부가 되는 건지 그냥 별일 없는 사람은 무엇을 맡겨서 결과를 보는 공부를 해야 할까요? 그리고 나 좀 잘 되고 나 좀 편하자는데 내심으로 뜻을 두고 놓고 맡긴다면 이기심을 버린다는 불교의 의미와 좀 다른데 어떤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그것은 아마도 자신에게 발생하는 문제를 세심하게 보지 않기 때문일 겁니다.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것을 등안시한 채 크고 감동적인 어떤 것을 찾으려고 해서는 안됩니다.  물론 크고 작은 것도  없는 것이지만, 믿음에 있어서는 자기가 조그마한 것부터 하나 하나 해나가면서 근본을 믿는 힘을 길러갈 수 있어야 그 믿음을 통해서 자신의 근본과 감응이 되게도 되고, 상봉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니까요.

그러니 처음에 이 공부를 할 때는 자신을 올바르게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내가 무심히 지나쳐 버리기 쉬운 나의 생각과 행동들을 지켜볼 수 있으려면 지극하게 자신의 근본을 믿고 관해야 합니다.  마치 흙탕물 속을 들여다 볼 수 없듯이, 바깥으로 끄달리는 마음을 근본으로 향하고 자신이 이 마음공부를 꼭 해서 생사의 굴레에서 벗어나야겠다는 굳은 각오가 있어야만이 물 속을 훤히 비쳐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맡기는 것이 기복이 아닌가 물으셨는데, 내 내면으로 들어가는 것은 부처의 길이자 진리의 길입니다.  내면을 믿고 관하고 믿는 것은, 되고 안되고를 떠나서 그 자리를 발현하기 위한 수행의 길이니까요.  그 길에서는 나와 너가 없어진 길입니다.  그 길에서 한 생각을 내는 것은 나만 살리는 것이 아니라 일체를 살리고 일체를 진화시키는 믿음의 한생각 이니까요.  그러니 지극하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자신의 근본을 지켜보십시오.  그 길에서부터 이 마음공부는 시작되고 또한 끝이 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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