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술을 많이 드시는데...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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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술을 많이 드시는데...

본문

질문

스님, 아버지가 술을 많이 드십니다. 그래서 가끔씩 아버지가 어머니와 싸우실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관을 하면서도 계속 화를 내게 되고 그렇습니다. 또 어머니가 눈물을 보이시면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스님, 전 이제 20살이 되었는데도 이러는 제 모습을 보면 한심하다고 생각합니다. 큰스님의 법문을 듣고도 행하지 못하는 제 자신이 너무나 싫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스님께 너무 죄송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스님, 제가 어떻게 해야 이런 생각들을 모두 놓을 수 있을까요? 스님과 이야기는 한번도 한 적은 없지만 스님은 항상 저와 함께 하실 거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이런 저의 글을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되든 안되든 그렇게 관하고 마음을 쓰는 학생이 너무 대견스럽군요.  그렇지요, 부모님의 모습이 바로 내 모습이니 눈물도 나고 화도 나겠지요.  그러나 한순간에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하고 해결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먼저 놓아야 합니다.  이 관한다는 것은 되든 안되든 일체를 믿고 놓고 지켜볼 뿐이지 거기에 다시 사견을 일으키면 안됩니다.

  왜 그러는지 알겠습니까?  현재의 나는 시자일 뿐이에요.  수억겁을 이끌어 온 나의 주인을 위로는 모시고 안으로는 수많은 내 안의 잠재된 의식들을 재생시킬 수 있도록 순간순간을 놓아나가는 그런 진실한 시자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지요.  자신의 생각으로 ''되지 않는다, 늦게 된다.'' 를 분별해서 주인을 믿지 못하는 시자가 되어서는 아니 되겠지요.

  그렇게 화를 내는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은 발전입니다.  그러니 자책하지 말고 부모님이 이 마음공부를 할 수 있도록 지극하게 마음을 내고 관하세요.  물론 시일이 빠르고 느리고 하는 우여곡절은 있겠지만 지극한 학생의 마음은 분명히 부모님 안에 내재해 있는 주인공에 전달이 됩니다.  그러니 다음 번에는 모습으로는 화를 내더라도 마음은 고요하여 동요가 없는 그런 평온한 마음으로, 껍데기의 부모님을 대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님 안의 부처님, 주인공을 대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기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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