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돈을 빌려 달라는데…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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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돈을 빌려 달라는데…

본문

질문

저의 집 형편도 그리 넉넉한 편도 아닌데 절에 같이 다니는 사람이 자꾸 돈을 빌려 달라고 하니 공부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참 난감합니다. 어떻게 해야 지혜로운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여러분이 잘 생각하세요. 때에 따라서는 어떤 신도들은 신도를 이용해서 빚을 내고는 떼어먹고 간다거나, 또는 또 돈을 꿔 달라고 해 가지고선 간다거나 그러한 문제들이 많습니다. 또 집문서를 빌려서 달라고 한다거나 이런 문제들이 많기 때문에 절대로 그런 거는 우리 상식적으로 판단해도 그렇게 자기도 못살면서 남을 주는 것은 이것이 바로 그릇된 거다 이겁니다. 이건 사리가 맑아야지, 현재 법에 어긋나도 안 되고 사람의 참마음에서 어긋나도 아니 되는 겁니다.

그럼 주기만 하면 좋은 건가. 줘서 되지 않을 일이라면 주지 말아야 되고 줘서 될 일이라면 받을 생각을 하지 말고 줘라 이겁니다. 그래야 고가 아니다. 나는 이날까지 이렇게 해 왔어도, 누구를 줬어도 내가 달라고 생각을 하고 준 예는 없습니다. 여러분이 부처님 앞에 시주하는 거나 내가 그렇게 여러분이 가져온 걸 유의하게 쓰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그게 다 우리 한마음 한뜻의 한 땀방울이라고요. 피라면 피일 수도 있어요.

어떤 사람이 그런 사람이 있었어요. 많이 참 모았어요. 내가 알기에도 빌딩을 세 개씩이나 이렇게 따로 해 놓고 부인이 셋이나 따로 있어요. 이런 스님도 있었어요. 근데 그 세 몸에서 낳은 애들이 어떻게 된 줄 알아요? 전부 반은 비늘이 있고 반은 비늘이 없어요. 또 반 벙어리이고 몸을 못 쓰고. 그러니 그 고통은 말도 못하는 거죠. 중노릇 하다가 그렇게 해 가지고선 나가서 돈이 많으니깐 산다고 다 옷을 벗어 버리고 나가서 사는데 그 모양인 거예요. 공부는 참 많이 해서 어디로 취직은 했으나, 취직을 해도 그 애들 때문에 더 올라갈 수도 없는 거예요. 신상명단에 그게 다 있단 말입니다. 세 몸에서 낳은 애가 여섯, 일곱인데 하나는 아예 몸을 못 쓴단 말입니다.

이러한 업보들을, 그게 하나하나가 근중한 줄 모르고 무서운 줄 모르는 게 남의 피 무서운 줄 몰라요. 남의 땀이 무서운 줄 모르고 내 배만 부르면 되고 내가 잘살면 되고, 내가 편안하면 되고, 내가 사랑하고 살면 되고, 내가 좋으면 되고, 좋은 거 타고 다니면 좋고 이런 거죠. 그래서 어떤 때는 내가 차를 타고 다니면서 웃어요. 나는 무조건 스님네들 차 타고 다니고 고생 안 한다고 욕하지 마라 이겁니다. 닥치면 닥치는 대로 자기에 의해서 타고 다니고 그러는 것도, 못나서 집 한 칸 장만 못하는 거, 또 남의 절에 다니면서 구걸구걸 하는 것도 저 못났기 때문에, 저 공부 안 했기 때문이다 이겁니다.

공부를 했으면 왜 그럽니까. 공부만 하면 돌에 갖다 세워 놔도 삽니다. 그리고 남한테 이익만 줘요. 길을 인도를 잘하고. 한마디 잘못해서 만약에 여러분이 그 한마디 잘못한 거를 믿고 지속된다면 그 여러분이 잘못돼 돌아가는 그 업보는 누가 다 받습니까. 그게 주모자가 되는 겁니다. 그래서 도둑질도 도둑질 처음에 시킨 놈이 더 죄는 중한 겁니다. 다 똑같이 죄를 받되 더 중하게 받는다. 이와 똑같은 겁니다.

그래서 여러분이 무조건 어느 절엘 나가든지 안 나가든지 모든 데서 끄달리지 말고 모든 것을, 열 가지 백 가질 해 놨더라도 그것이 바로 내 주인공의 모습이라고만 하세요. 모든 걸 하나도 둘로 보지 마라. 안 그러면 어리석게 속아 넘어간다 이겁니다. 그 수많은 거, 지금 종교뿐만 아니라 살림살이하는 것도 그렇고 참 천차만별로 살기 어렵습니다. 얼마나 끄달리고 인간이 고달픈 줄 아십니까? 편안한 날이 어느 날이 편안할까요? 아니, 잠시잠깐 그저 어떠한 웃음이 나서 웃는 거뿐이죠. 그 웃음이 그치고 나면 다시금 웃음이 멈춰지고서는 멍멍해지죠. 여러분의 그 마음속에 나도 같이 항상 하기 때문에 내가 너무도 더 잘 알죠. 그러니까 여러분에게 어떠한 지탄과 어떠한 가난과 어떠한 문제가 닥치더라도 그것을 모두 주인공에 맡겨 놓고 진짜로 주인공에서 모든 일을 한다고 믿고 물러서지 않는다면 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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