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같이 무식해도 마음공부 할 수 있는지요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건전한 게시판 문화를 위하여 성격에 맞지 않는 게시물, 광고 등 유해성 글들은 관리자가 임의로 이동, 삭제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질문을 올리기 전에, 게시된 글들을 참고하시면 많은 도움이 됩니다.

저같이 무식해도 마음공부 할 수 있는지요

본문

질문

저는 일찍 부모를 여의고 동생들을 돌보느라 근근이 살다보니 가방끈이 좀 짧습니다. 저같이 무식한 사람도 마음공부를 제대로 할 수 있는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우리가 살아나가는 생활이 없고 인간이 없다면 글을 어떻게 모두 만들어 놨을 겁니까. 글도 이차예요. 내 근본부터 알아야 그 글도 필요하게 쓸 데가 있는 거지, 내 근본을 모르고서 어떻게 글이 필요하겠습니까. 그러니까 그 학식이라는 건 나중에 내가 공부를 다 해 가지고 융통성 있게 남한테 얘기해 줄 때 쓸 수 있는 그런, 즉 말하자면 언어라고 그럴까요?
예전에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아주 무식한 사람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무식한 며느리도 또 데려왔습니다. 근데 이 사돈집도 무식하고, 이 지금 양쪽 사돈이 다 무식한 겁니다. 그래서 이 지금 사돈집에서 딸을 좀 보내 달라고, 자기 마누라가 죽었으니깐 보내 달라고 편지를 하려니 글을 알아야 편지를 하죠. 그래서 하얀 백지에다가 관을 하나 그렸습니다. 관을 하나 그려 놓고서 그냥 보냈습니다.
 
저 예전에는 사람이 죽으면 왜 대막대기 들고선 이렇게 한 그거를 하나를 그려놓고 말입니다. 그러니까 사람 하나 그리고 그 대막대기 그리고, 또 사람 죽으면 머리에 쓰는 건 있지 않습니까. 그 건 쓰고 있는 거를 하나 그려서 놓고 관 하나를 앞에다 그려 놓고 그래서 그걸 착착 접어서 보냈습니다. 예전에야 사람들이 들고 다녔지 언제 뭐 지금처럼 부치고 이랬습니까?

그래 사람을 시켜서 보냈더니, 그쪽은 그쪽대로 무식한 거예요, 또. 가만히 보니깐, “옳지, 옳지! 그래 맞았어. 오, 상을 입었구나.” “얘야, 아가야!” “예.” “너희 상을 입었으니 어서 가 봐라.” 그러니까 “아니, 어떻게 아셨습니까?” “얘, 이걸 봐라.” 그러니까 그 며느리조차도 무식하거든요. 그런데 보니깐 아, 참 그렇단 말입니다. 그래서 며느리가 하는 소리가 “야, 글도 멀고 다 필요 없구나. 이게 좀 좋은가. 이거는 뭐 복잡하게 볼 것도 없고 아예 그게 참 명필이로다.” 저 아버지가 명필이라는 거예요, 며느리가 하는 소리가. 그러고 하니깐 사돈 영감인 시아버지가 있다 하는 소리가 “참, 우리 사돈, 참 잘 만났어. 명필이야.” 이랬답니다.

그런 거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참 그 뜻으로 아는 거, 이게 우리가 학식이라는 것은 우리가 그런 데 쓰는 학식입니다. 우리가 생활 속에서 그대로 진실하게 사람의 마음을 가지면서 항상 이렇게 한 걸음 한 걸음 나갈 때에 그 진실하게 가지고 나갈 수 있는 그 마음에다가 융통성 있게 이렇게 해 나가는 게 지혜라고 볼 수 있겠죠. 그 지혜를 풍기면서 우리가 잘해 나갈 수 있는 그런 여건이 생긴다면 그 글도 필요하겠지만, 이왕지사 글이 없으면 없는 대로, 우리가 그렇게 명필로 쓰자고요. 그래도 조금도 손색이 없는데 뭐가 걱정입니까? 자기가 융통성 있게 지혜를 가지고 진실하게 사는 자 앞에는 누가 그걸 당해 낼 수가 없는 겁니다.

목록

대한불교조계종 한마음선원(13908) 경기 안양시 만안구 경수대로 1282Tel. 031-470-3100Fax. 031-470-3116
Copyright (c) 2021 HANMAUM SEONWON. All Rights Reserved.
"이 제작물은 아모레퍼시픽의 아리따글꼴을 사용하여 디자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