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에 임하는 마음가짐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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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백종이 며칠 남지 않았는데 어떤 마음으로 임해야 하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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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옛날에는 자손들을 육 형제나 오 형제나 이렇게 많이들 낳아도 낳는 대로 저거 했지 어린애를 지우거나 이런 법이 없었거든요. 어느 사람이 칠 남매를 두었는데 그 칠 남매를 두고 농사를 지어서 가르치고 뭐 하고 하려면은 얼마나 그게 참 피땀이 나왔겠습니까. 그래서 부모들이 위로는 좀 가르치고 그러다가 밑으로 막내를 가르치질 못했어요. 인제는 쇠약하고 저거 하니까 위로 큰형들이 좀 도와서 해야 할 텐데 그렇질 않았기 때문에 밑으로는 잘 가르치지도 못하고, 농사를 지어서 그냥 먹는 판이어서 부자가 될 수가 없었어요, 그렇게 살다 보니까. 그래서 남의 집에 품을 살고 이렇게 하면서 살다 보니까 부모는 인제 다 돌아가시고 제가끔들 사는데 막내는 아주 더 가난하고 어려웠어요. 그 위로는 그래도 괜찮게 살고 그랬는데도 영 괜찮게 사는 형이 아우를 조금도 돕질 않거든요.
그러니깐 차라리 가난한 사람이 형네 집에 가면은 좋아할 리가 없으니까 차라리 안 가는 거죠. 굶더라도 그냥 안 가고 있는데 인제 어머니 제삿날이라든가 이런 때는 어떻게 할 수가 없으니깐 인제 자기가 먹는 냉이를 캐다가 말갛게 씻어서 보리죽을 쑤든 쌀죽을 쑤든 이렇게 쒀 가지고는 자기 먹을 거를 퍼서 인제 어머니나 아버지한테 이렇게 놓는데, 그것도 상에다 받쳐서 놓을 데가 없어서 장독자리에다가 이렇게 그냥, 장독자리도 뭐 원만히 돼 있겠습니까만 그 위에다가 놓고선 그렇게 어머니 아버지를 생각하고 그리면서, 이렇게 못난 아들 때문에 어머니 제사 때 한번 가 뵙지도 못하고 이렇게 저거 한다고 하면서 그날 저녁에 잠을 자는데 형네 집을 가니까 그 부모님들이 형네 집을 안 가고 자기네 집으로 간다고 어서 가자고 그러더라는 거예요.
네가 해 놓은 것부터 먹고 내가 형네 집을 가야 한다고 그러더라는 거죠. 그래서 부모를 보시고 자기네 집으로 오니깐 그냥 그 장독자리에 있던 그 죽 쒀 놓은 거를 그냥 방으로 들여다가 놓고는 그냥 그렇게 맛있게 잡숫더라는 거예요. 그렇게 맛있게 잡숫고선 "야, 난 인제 큰형네 집으로 간다. 잘 살거라." 이러고선 그렇게 가시더래요. 가시더니 그 해에 농사짓는 부잣집에서 마름을 얻었대요. 마름을 얻고 농사를 지어서 참, 집을 한 칸 마련하게 됐고 인제 제대로 좀 밥을 굶지 않고 살게 됐더랍니다. 그렇게 살게 되더랍니다. 그래서 자식들을 가르치게 됐고 그렇게 됐거든요.
그게 왜 그렇게 된 줄 아세요? 그 마음이 지극해서요, 마음이. 부모로 보였든 부모 아니로 보였든 간에 마음이 지극하니까 그 모두가 감동한 거죠. 그러니까 우리가 아무도 없는 데서 생각하고 말을 하는 건 아무도 모르죠, 자기 속으로 생각하는 건. 그러나 그냥 그렇게 생각을 하고 돌아가도 자기가 생각을 했기 때문에 원인이 제공이 되는 겁니다. 생각을 하면 그 생각이 전파로 통해서 다 알게 돼 있어요. 그러니 지극하게 주인공에다 관하고 이렇게 하면서 살아가 보시면은 사는 대로 하다못해 부지깽이 하나라도 늘어갑니다. 그거는 아주 상책입니다.
그래서 칠석이다 백종이다. 우리가 생각할 때에 칠석이다 하면은 산 사람들이, 우리가 밝아야 위로는 조상 아래로는 자손이 밝아지지 않겠습니까. 또 백종은, 내 위로는 조상님들이란 말입니다. 조상님들을 밝게 해 드려야만이 훨훨 털고 나설 수 있는 거예요. 훨훨 털고 나서야 우리 그 종자가 번성을 하게 되죠. 그러니까 모두가 이게 양면이, 죽은 사람이나 산 사람이나 둘이 아니에요. 그래서 나는 칠석이나 백종이나 마음의 촛불을 켜시라 이런 거죠. 마음의 촛불을 켜시라. 마음의 촛불을 켜고 그 관하면서 그렇게 도실 때에 얼마나 그 마음 하나하나가 전파가 될 것인가 하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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