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과 통신이 안돼서 답답해요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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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과 통신이 안돼서 답답해요

본문

질문

공부를 하느라고 하는데도 부처님과 통신이 안돼서 답답하기만 합니다. 도움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여러분이 겨울에 눈 온 거 보면 어떻습니까. 눈이 딱 묻혀서 함박꽃이 희게 피고 모두 덮여서 전후사를 다 덮었으니까 뾰족한 게 안 보이죠? 억울한 것도 보이지 않고 악초도 보이지 않고 선초도 보이지 않고. 그래서 공부하는 분들이 가끔 나와서 눈 온 산을 볼 때 하얗게 덮었으니깐, 악초니 독초니 이런 나쁜 초식이 없고, 죄 덮였으니깐 인젠 공부됐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거든요. 근데 인연줄이란 그게 아니라 알면 아는 대로 붙들고 공부를 해야 되겠죠. 왜냐하면 내 내면처에 공마당을 만들어야 할 테니까 말입니다. 공이 있어야 공을 치죠.
 
그렇기 때문에 항상 이런 말을 합니다. 귀신 방귀씨를 얻었느냐고요. 귀신 방귀씨를 얻지 못하면 공을 칠 수가 없거든요. 그 뜻이 무엇인가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가 개개인이 못났든 잘났든 다 가졌습니다. 이거는 누가 억울하고 누가 덜 주고 더 주고도 없이 평등하게 그렇게 가지고 있습니다. 그걸 따져 보면은 우리가 한 치도 움죽거릴 수가 없죠, 그게 없으면. 그래서 에너지 주장자라고도 하고 자불이라고도 하고 불성이라고도 하고 그렇습니다. 이 말을 왜 자꾸 하느냐. 거기에 미묘한 무엇인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것을 내가 산다고 생각하고 내가 한다고 생각하고, 뭐든지 일거수일투족을 내가 다 한다고 생각을 하니깐 정신계에 들지 않는단 말입니다. 모든 마음이 둘 아니게 들지를 않는단 얘기입니다.
 
그래서 그전에도 말했듯이 여러분이 다 죽어야 당신들을 본다, 이런 말을 했죠. 그래서 완전히 보려면 세 번 죽어야 당신을 본다고 그랬죠. 그러니깐 눈이 싹 덮이면 아주 깨끗하죠, 뭐. 조금 이렇게 납득이 돼서 좀 마당을 골라서 이 공 칠 수 있는 마당을 만들어야 그게 도리천하고도 둘이 아니요, 삼세하고도 둘이 아니요, 우주 천지 삼세가 다 둘 아니게 공굴려지는데 그게 공굴려지지를 않거든요. 하다못해 밭에 초식을 심어도 굵은 돌은 골라 내고 모두 호미로다가 김을 매서 이렇게 초식을 심어야 제대로 초식을 먹는데 하물며 일생을 공부해서 세세생생을 얻어라 이렇게 한 말씀을 그렇게 소홀히 듣지 마세요.
 
우리가 살면서 죽는다 산다 이게 뭐 그렇게 대단한 겁니까? 이 세상에 태어났으면 한 번 죽기는 마찬가진데. 나를 버리면은 두려움도 무서움도 아무것도 없는 것을. 나를 버리지 못해서 모든 결과가 벌어지고 말죠. 지금 우리 스님네들이나 여러분들이나 공부하는 율은 다 똑같습니다. 여러분이 따로따로 이렇게 있지만, 공체로써 따로따로 있지만 공체로서 서로가 서로를 움죽거리고 있는 사실은 그건 말 못합니다.
 
어떤 사람이 애가 죽게 됐다고 그러는데 보니깐 과거로 돌아가서 서류를 다 없애야 걔를 살릴 수 있겠더라고요. 그러니 저승엘 가야죠. 저승엘 가서 그 서류를 세 군데서 다 받아서 해결을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러니깐 내가 그렇게 할 수 있어야만 되는 거지, 내가 할 수 있어야 나를 건지지 내가 할 수 없다면 나를 건지지 못하는데 어떻게 남을 건집니까. 그래서 남이 아니라 더불어 같이 사는 공생이다. 우리가, 우주 천지 삼세가 다 어우러져서 다 공생이다 이러는 겁니다. 작게는 내 몸 하나가 공생이지만 크게는 우주 천지 삼세가 다 어우러지는 그 한마당입니다.
 
그래서 공부를 하게 되면 모두가 이 자리부터 만들어야 이게 자꾸 거기다, 즉 말하자면 한군데다가 일거수일투족 놓고 '너만이 할 수 있어.' 하고 갈 때에 비로소 오색이 영롱한, 이 세상의 천지를 뒤집는 색색 가지가 화해서 찰나찰나 돌아가는 그 도리를 알게 되는 거죠.

그리고 또 자기가 바로 자불한테로 가면은 위 부처님으로 하나가 되고 자로 내려오면은 바로 법으로 하나가 되고, 이렇게 하는 도리를 또 생생히 알게 되죠. 그러니까 스스로서 이거는 대신 누가 공부해 주거나 그런 법이 없어요. 자기만이 자기가 앉았는지 섰는지 누웠는지 일을 하는지 알고 있으니까요. 내가 하다못해 밥을 한 숟가락 떠먹든지 변소엘 가든지 뭐를 하든지 생명의 근본을 자기가 태어날 때 가지고 들어가니까요.

지금 물질적인 모습은 정신적인 모습 없는 자기를 지금 찾는 겁니다. 찾는 것이 아니라 둘 아니게 만드는 요리죠. 그 요리들을 못하면은 부처님 도량처에 통신이 되지를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공부하는 게 가짜로 하지 말고 진짜로 진실로서 한발 한발 딛는 도리를 아시라고 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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