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식구들이 모이면 다투기만 해요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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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식구들이 모이면 다투기만 해요

본문

질문

제사나 명절 때 집안 식구들이 모이면 서로 웃음이 나고 화목하면 좋겠는데 아버지 형제들이 만나기만 하면 서로 다투니 정말 재미가 없습니다. 한식구끼리 화목하게 지내려면 어찌해야 할까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만날 이런 소리를 많이 하지만 한식구라도 서로 화목하지 못하고 원망을 하죠. 모두 네 탓이라고 생각을 하게 되고 내 탓은 하나도 없고요. 상대방의 탓으로만 돌아갈 때가 많죠. 근데 따지고 보면 각자 자기가 있기 때문에 그 모두가 있다는 거를 아셔야 남의 탓이 하나도 없게 되죠. 잘했든 못했든 말입니다.
 
찰나찰나 우리가 보고 듣고 하는 그거를 가만히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가 삶이 있이 사는 겁니까? 삶이 없이 사는 겁니다. 함이 없이 살고요. 그러니깐 모두가 공했다고 했죠. 그거 한번 잘 생각해 보실 수 있습니까? 그렇다면은 여러분이 내가 이렇게 고통을 받고 또 이렇게 살고 이렇다는 게 하나도 없어질 겁니다. 왜냐하면 뻔히 알기 때문에 함이 없어요. 주인공에다 모든 거를 맡겨 놓고 사시라 이렇게 말했던 것도 여러분이 이거 해야겠다 저거 해야겠다, 이거를 원망하고 저걸 원망하고, 이거를 생각하고 저거 생각하느라고 사는 재미가 없이 살아요. 사람이 어디 사는 겁니까, 그게? 그러니까 생각은 안 하더라도 저 건너에 산이 보이면은 내 정원으로 생각되고 내가 웃고 거길 갈 수 있고 그래야 되겠죠.
 
이런 소리 하면 좀 이상스럽게 생각이 되겠지만 어떤 선지식이 병원에 가서 수술을 하려니깐 다리가 몹시 아프더랍니다. 그래서 거기다 다릴 떼어 놓고 자기는 산으로 올라갔답니다. 올라갔더니 얼마 있다가 깨어나시라고 자꾸 이렇게 건드리더랍니다. 그래서 시간이 됐나 보다 그러고 얼른 와서 자기 몸에 다시 들어가서 보니깐 다 됐더랍니다. 그래서 그 아픈 걸 면했답니다.
 
그냥 하는 말로 하는 게 아닙니다. 그거 경험을 해 보지 않고는 이런 소리 못합니다. 이런 거를 어떻게 말로 새록새록이 다 하리까. 사람 사는 데 이런 게 있다고, 이렇게 삶이 있다고 이렇게 단정지어서 몇 마디로 할 수가 없죠. 한마디도 할 수가 없죠. 귀정지어 놓은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닿다가도 생기는 일이기 때문에 그냥 가다가 뗏목이 이렇게 걸쳐 있으면 그냥 한다 안 한다도 없이 그거 치우고 갈 겁니다.
 
그래 부처님의, 즉 말하자면 마음 법은 보살의 응신이 대신하고 있죠. 그런데 보살의 응신으로서의 하는 법은 이렇다 저렇다, 이건 아주 큰 법에서 결정을 하는 거고, 여러분이 통신을 해서 이렇게 결정을 짓는 것입니다. 우리들이 살림하면서 결정짓는 건 결정짓지 않고 그냥 함이 없이 하시는 것이 제일입니다. 그래 주인공에다 모든 걸 놓고 하시라. 잘하는 것도 못하는 것도. 구정물 들어오는 것도 맑은 물 들어오는 것도 탓하지 마시고 내가 사용할 수 있는 그 물로 바꿔 쓰시라고 말씀드리죠.
 
이것을 어떻게 자세히 말을 해야만 알기가 쉽겠습니까. 아무리 펄펄 끓는 물을 갖다가 놓고 여러분한테 얘길 해도 말이니까 그게 단정지어지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그게 몇 도나 되는지 얼마나 찬지 뜨거운지 그걸 모르는 겁니다. 여러분이 맛을 봐야 그것이 얼마나 뜨거운지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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