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뇌를 '끊어라'가 아닌 '녹이라'는 이유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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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뇌를 '끊어라'가 아닌 '녹이라'는 이유

본문

질문

일반적으로는 번뇌를 다 ??끊어라??라고 하는데 선원에서는 ??녹이라??고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차이가 있는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일어나는 망상을 끊으라는 게 아니라 녹이라는 겁니다. 녹이라는 거지 끊을 게 어디 있습니까? 망상이 없다면 부처를 이룰 수가 없으니 망상을 끊는 게 아니라 녹이는 것이고 한마음으로 돌리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내 마음이 ??저놈, 조거, 너!?? 이렇게, 부부지간에 살면서도 ??너, 두고 보자. 들어오기만 해 봐라.?? 하고 있어 보십시오. 그러면 들어와도 미안한 마음을 갖는 게 아니라 엉뚱나가게, ??야! 뭐!?? 그러고 꽥꽥 악을 쓰고 외려 한술 더 뜹니다. 그러니깐 더 싸울 수가 없는 거죠. 그 말을 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것을 자기로 본다면, 자기와 같이만 본다면 자비도 나오고 사랑도 나오고, 의리도 나오고 도의도 나오고, 거기에서는 무궁무진하게 자비가 나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마음의 향기 에너지는 거기까지도 다 밝아지게 한단 말입니다. 그러니까 외려 들어오기도 전에 바깥에서 ??아, 이거 미안한데….?? 하면서 들어오게 되죠. 그러면서 ??여보! 나 참 미안했어.?? 이런 말 한마디를 들을 때 그냥 겨울에 고드름이 녹아서 떨어지듯이 그렇게 녹아 떨어지죠. 그러한 마음이 녹아 떨어질 수 있게끔 만드는 것이 장본인입니다.

사랑은 주는 거지 받는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주는 것이지 받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도 주기만 하면 언젠가는 받게끔 돼 있으니깐요. 내가 해놓은 거 어디 가겠습니까? 나쁜 일을 해 놨어도 나한테 올 것이고 좋은 일을 해 놨어도 나한테 올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사랑을 준다면, 자비롭게 의리를 도모하고 또 그렇게 믿는 데에 인내가 있다면, 물러서지 않는다면, 모두가 그렇게 조화를 이루고 사랑하고 또 화목하게 이렇게 생활이 진행돼 나가는 것입니다.
 
지금 현실뿐만 아닙니다. 세세생생입니다. 우리가 현실에 나쁘고 좋은 게 다 그냥 우리 죽어서 끊어진다면 별 문젠데, 세세생생에 억겁을 거치면서 자기 한 대로 그게 얽히고설킬 테니 그거를 어떻게 끊으렵니까? 물질이라면 아예 단번에 끊어 버리고 말겠는데, 물질이 아니고 보이지 않는 그 찔깃찔깃한 인연줄! 그 인연줄은 아무것으로도 끊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음에서 나온 거 마음으로 끊을 수밖에는 없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끊는다고 생각을 한다면 둘이 되니까 녹인다고 생각을 하십시오. ??모든 것을 당신이 한 거, 당신이 해결해라!?? 이겁니다. 나왔던 자리로 다시 놓는 거죠. 나온 자리에 다시 놓는다면 다시 들어가서 하나가 돼 가지고 만법을 응용하게끔 거기에서는 생동력 있게 계발돼서 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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