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믿고 맡겨 놓는지요 > 길을 묻는 이에게

때로는 그렇게도 생각이 되겠지요. ‘주인공이 도대체 무엇일까?’하고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그리고 또 어떤 때는 ‘어떻게 놓아야 하는가?’ 하고 이런저런 생각이 들기도 하다가도 어떤 때는‘내가 지금 급하니까 무조건 맡겨야지’이렇게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떻게 하든 무조건 그런 생각을 하게 하는 그 자기를 믿어야 됩니다. 믿음에 있어서는 한 치도 물러서지 말고 믿고 맡기는 작업을 계속 하세요. 용광로에다 헌 쇠를 모두 갖다가 쓸어 넣으면 새 쇠로 생산이 되어서 나오듯이 그런 작업을 하라는 말입니다.

그리고 법회에 참석해서 스님들의 법문도 좀 듣고, 도반들과 함께 공부해 간다면 훨씬 수월하게 풀릴 수 있는 문제가 많거든요.  법회에 참석해서 질문하고 토론을 하다보면 내가 괜한 것을 가지고 괴로워했다는 것도 알게 되고, 또 아무리 괴로워해도 사량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것을 가지고 괴로워한다는 것도 새삼 알게 될 테니까요.

그리고 다가오는 모든 것에 방방뛰면서 괴로워했다가도, 차분히 내면을 관하면서 맡겨 놓고 지켜보다 보면 슬그머니 돌아서 현실로 옮겨지는 것을 볼 때 얼마나 기쁘겠습니까? 자기 주인공이 그렇게 위대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감사해서 눈물이 나고 너무도 소중하고 좋을 겁니다. 그러니 오늘부터 그렇게 믿고 놓는 공부를 열심히 하세요. 운전수가 차를 운전하고 다니듯 차가 내가 아니고 운전수가 바로 주인이라는 것을 알아야 해요. 그리고 우리들의 몸은 단지 차일 뿐이에요. 주인이 끌고 다니는 대로 끌려다니는 차란 말입니다.

그러니 이렇게 맡겨야 하나, 저렇게 맡겨야 하나 생각하기 이전에 그 생각을 하게 한 그 자리에서만이 나를 이끌어 갈 수 있다는 것을 아시고 일체를 맡겨놓고 살기 바랍니다. 꼭 그렇게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