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의 상태란 어떤 것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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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무심도인이란 말을 쓰기도 하는데 도를 공부함에 있어 무심의 상태란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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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무심이란 건 지금 여러분도 전부 무심입니다. 왜냐? 말하는 것도 고정된 게 없지, 보는 것도 고정된 게 없지, 만남도 고정됨이 없지, 먹는 것도 고정된 게 없지, 자는 것도 고정되게 몸을 그냥 움죽거리지 않고 자는 게 없지, 가고 오는 것도 고정되게 가고 오는 게 없지. 그냥 일거수일투족 고정된 게 하나도 없으니까 그대로 마음 쓰고 그대로 무심으로 그냥 왔다 갔다 왔다 갔다 오고 가고, 그냥 보고 듣고 이렇게 그냥 찰나찰나 넘어갑니다. 찰나찰나 그냥 돌아요. 그게 무심입니다. 그대로 무심이지요.
그런데 왜 괜히 붙들고 무심이냐 유심이냐 하십니까. 유심도 무심도 둘이 아닙니다. 알고 보게 되면은 우리가 함이 없이 그냥 행을 하는 거고, 말하는 것도 함이 없이 말을 하고 듣는 것도 함이 없이 하고, 우리가 그대로 여여하게 그냥 사는 건데, 전부 모르고들 마음으로 붙들고 늘어지고 온통 야단들이죠. 무심이 따로 없어요. 그냥 우리가 한 발짝 떼어 놓고 그걸 생각을 안 하면 무심입니다. 한 발짝 떼어 놓고 뒷발자국을 생각을 안 하고 그냥 앞으로만 가면은, 발자취를 생각 안 하면 됩니다.
그런데 만약에 한 발자국 떼어 놓고선 그 뒤 발자취가 금이라고 한다면 돌아다보게 되거든요. '아이고, 저놈의 금을 내가 밟고선 저렇게 저거 했으니까 고 금을 마저 내가 이거를 해야겠다.' 하면은 한 발짝도 걸을 수가 없죠. 그러니까 우리가 그대로 무심코 그냥 걸어 여기까지 올라왔지 않습니까. 요걸로만 비유해 본다면, 저기서 올라올 때 그냥 무심코 걸어서 올라왔지, 내 뒤 발자취가 어떤가, 요렇게 떼어 놨나 저렇게 떼어 놨나 하고 걸어왔습니까? 또 보는 것도 무심히 보지 내가 저거를, 저게 어떤가 그러고는 미리 생각을 하고 봤느냐고요? 듣는 것도 그래요. 미리 생각하고 듣는 게 없습니다. 그냥 듣고 나서 인제 그 판단이 되죠.
그러니까 무심입니다, 그냥 무심. 왜 그냥 여여한 거를 모릅니까? 아이, 그냥 고정됨이 없다고 반야심경에다가 그렇게 해 놨지 않습니까. '고정된 게 하나도 없어서 그대로 여여하느니라.' 하고 말입니다. '색도 공이요 공이 색이니라. 그대로 고정됨이 없으니 공과 색이 둘이 아니다.' 그러니까 그 무심이라는 여여한 도리만 알면 그냥 무심이요 그냥 무심도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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