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의 교리대로 계속 살다가는... > 길을 묻는 이에게

그렇지요.  자기를 끌고 다니는 그놈이 바로 자기 마음의 주인인데 주인이 과거로부터 이끌고 지금도 또 이끌고 가고 있고 그러는데도 밖으로만 목이 빠져라 남을 쳐다보고 있으니, 내 안에서는 아무래도 허전하고 그러는 것이지요.  그래서 자신의 주인공을 믿지 못하겠다고 하면 항상 저는 이렇게 말을 해 줍니다.  허공을 믿겠소, 이름을 믿겠소, 고기덩어리 형상을 믿겠소, 무엇을 믿겠소.  나부터 믿어야 나부터 알아야 상대를 알고, 상대를 알아야 우주를 알고, 세계를 알고, 내 나라도 생각할 수 있고, 내 가정도 생각할 수 있고, 사회 국가 모두 생각할 수 있는 거라고.

그래서 진짜로 믿고 의심치 말고 감사할 줄 알고 모든 것을 거기에다 놓고 돌아가게 하고 지켜보고 체험한다면 그것이 참선이요, 그것이 나를 발견하는 첫걸음입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와선이다, 입선이다, 좌선이다 할 것도 없고 그냥 즉발 참선으로 들어가는 겁니다.  우리가 생활하기도 복잡한데 종교를 믿는 것조차 복잡하면 어떻게 합니까.  복잡하지 않게 발견하고 복잡하지 않게 가정을 이끌어 나가고 복잡하지 않게 나를 내가 제도시키는 방법이 바로 이 공부라고 일러주는 것이니, 생활 자체가 그대로 종교라는 것을 아셔야 해요.  따로 있는 게 아닙니다.

그래서 불교라는 뜻은, 일체 만물 만생의 영원한 근본 자체가 바로 불이고 보이지 않는 데서나 보이는 데서나 서로가 말하고 교환하고 통신하고 공심·공생·공용·공체·공식하며 화하고 돌아가면서 말하는 그 자체가 바로 교라고 말입니다.  그러니 이 불교라는 것은 진리이지, 어느 한정된 일부분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을 아시고, 자신 안에 분명히 있는 자신의 근본을 믿고 살아가시기를 당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