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 밖에 나와서 통을 굴리려면
본문
질문
스님께서는 법문하시는 중에 통 밖에 나와야 통을 굴릴 수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사량적으로는 그 말씀이 이치에 맞습니다만 실참의 경우에선 어떠한 경지를 가르치고자 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그 말씀 중에 통이란 무엇이며 통 밖은 무엇인지, 또 굴린다고 할 때의 굴려지는 대상은 무엇이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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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통이라 하는 것은 이 마음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걸 통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마음 속에서, 몸뚱이 속에서, ‘내가 나다. 내가 하는 거지. 내가 누구한테 뭐를 줬지.’ 하며 나라는 걸 세우고, 모든 것을 나라는 고집으로써 상대해서 거기에 억눌려 있는 사람을 통 속에 갇혀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창살 없는 감옥에 갇혀 있다는 말과 같습니다, 마음은 체가 없으니까요. 그래서 마음은 체가 없으니까 어디고 우주 바깥에도 벗어날 수 있다는 개념을 가지고서 우리가 넓고 지혜롭게 생각한다면 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거죠. 벗어나야만이 나를 굴릴 수가 있지 벗어나지 못하고 어떻게 나를 굴릴 수가 있겠습니까? 내 마음 속에 내 마음이 갇혀 있는데 말입니다. 내 마음 속에서 내 마음을 벗어나게 하는 것이 바로 벗어나는 길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이것은 벗어나는 길도 아니요, 벗어나지 않는 길도 아니요, 그러면 진짜 어떠한 게 벗어나는 길인가? 여러분이 그대로 지금 살고 계시고 마음 속에서 그대로 고정됨이 없이 돌아가는 그 자체가 굴림입니다. 그러니까 여러분이 마음 속에서 마음 이전의 마음을 깨달아야 물리가 터지고 그 모든 것을 다 알게 됩니다. 나의 마음 속의 마음을 깨달아야만이 그때에 진짜 정말 공부에 들어가는 겁니다. 그리고 정신세계의 나와 물질세계의 내가 둘이 아니게 서로 상응 상조하는 작용을 한다면 바로 중용이 되는 것입니다. 바로 그게 진짜 벗어나는 길인데 여러분이 그렇게 한다면 오죽이나 좋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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