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실체는 과연 무엇인지요?
본문
질문
우리 인간에게는 뚜렷하게 나라는 형체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 형체를 현미경으로 분석을 한다면 수많은 세포로 조직되어 있는 것기에 결코 나라는 하나만의 형체라는 건 절대 없는 것입니다. 또 이 수많은 세포를 분석해 들어가면 그 속에는 원자와 전자가 있을 것이고 거기에 원자핵이 있을 겁니다. 그러면 나라는 것은 전혀 없는 것입니다. 유위의 세계에서는 나 개인이 분명히 있지만 무위의 세계에 들어가면 지금 나라는 형체조차도 없는데, 그 나라는 형체를 만드는 질서정연하고 수많은 세포와 원자와 전자로 구성된 나의 그 실체는 과연 무엇인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지금 나라는 존재도 분석을 해 보면 없다고 했습니다. 없는 게 아니라 내세울 게 없는 겁니다. 아주 없다는 게 아닙니다. 내세울 게 없다는 얘기입니다, 너무 여러 개가 돼서. 그러면 근본적인 것은 무엇인가. 이게 종합된 하나, 그것을 우리가 무전자라고 일컬어 말할까요? 그것도 아마 내가 이름을 지어 놨는지도 모릅니다. 어떻게 말을 할 수가 없어서, 유전자들이 너무 한데 합쳐져서 있는 게 무전자거든요.
그러면 이 많은 생명들이 한데 합쳐져서 요만한 능력, 그것을 가지고…, 만약에 콩씨라면 요걸 또 쪼개고 쪼개고 쪼개고 해서 어떤 거를 유전자라고 할 수 없으리만큼 됐을 때에 바로 세울 게 없는 거거든요. 그랬을 때 바로 이것이 부처라고 한다. 이럴 때 그걸 어떻게 말을, 이름을 붙이나. 부처님이라고도 하고 자유인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그것을 무전자라고 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 무전자로 인해서 유전자가 나고 유전자로 인해서 물질이 난다. 그렇기 때문에 무전자의 이름을 주인공이라고 하자. 부동한 그 자체가….
그럼 무전자만 있느냐. 유전자 무전자 육신, 이것이 종합해서 지금 원형을 이루고 돌아가니까, 공했으니까, 나도 사대도 공했고 오온도 공했다. 그러니 사대와 오온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그 사대도 오온에 같이 지금 들어서 공해서 돌아가고 있다 이겁니다. 그렇다면 자기한테서 나고 들고 나고 들고 하는 것이 바로 하나 개체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공에서 나온다 말입니다, 합쳐진 공에서. 그러니까 합쳐진 공에다 다시 놓는 거죠. 믿고 놓는 겁니다. 그럴 때 보이지 않는 그 무의 세계의, 미지수의 헤아릴 수가 없는 그 문제가 바로 이 유의 세계의 헤아릴 수 없는 모체에 모든 것이 결합이 되는 겁니다. 내가 확신이 되고….
어떠한 유(有)의 법의 물건, 이 물질이 하나도 없다면 무(無)의 그 무체도 하나도 없는 겁니다. 그 씨가 있기 때문에 콩나무가 나듯, 그 모든 씨가 있기 때문에 모두 나는 거고 뿌리가 있기 때문에 싹이 나는 겁니다. 그렇듯이 자기가 이 세상에 나온 이 자체가 부처를 이룰 수 있는 화두요, 그것이 바로 근본의 모체다 이겁니다.
그러니 여러분이 아니라면 부처가 어디 있으며 종교가 어디 있겠습니까. 아무것도 없는 겁니다. 상대가 어디 있습니까. 부모도 자식도 남편도 부인도 아무것도 없는 겁니다. 내가 없으니까. 그런데 내가 있기 때문에 인연법이다 유전이다 하고 그럽니다. 그런데 내가 있는 게 공했기 때문에 그거조차도 없다 이 소립니다. 내가 내세울 게 없는데 내가 하는 일까지도 내세울 게 있겠느냐는 얘기입니다. 내가 먹은 것도 내세울 게 없고 하는 것도 내세울 게 없고 내가 나온 것도 내세울 게 없어요. 한 방에 앉았는데 나만 사람입니까. 그러니 나만 사람이라고 내세울 게 없죠? 그러니 모든 것에 내가 내세울 게 없는 겁니다. 그래서 공이라고 그러지 않았습니까. 여러분이 나와 더불어 배우기 위해서 주인이라고 했고, 그것은 차도 바퀴가 굴러가는데 심봉이 꿰어져야 바퀴가 올바로 굴러가듯이 인간에게도 마음이 있기 때문에 '주인!' 이렇게 해 놓고 '공!' 주인이자 공이다. 바로 너다. 그래서 그냥 “공이야.” 이렇게 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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