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세계와 물질세계가 둘이 아니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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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큰스님의 『뜻풀이 금강경』에서 "내면세계와 물질세계를 둘이 아닌 줄 알면 곧 여래를 보리라."라고 하셨는데 내면세계와 물질세계를 둘 아니게 보려면 어떻게 마음을 다스려 나가야 하는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우리는 물질세계와 내면세계가 둘이 아니라는 것을 반드시 알아야 합니다. 내가 있기에 물질세계고 나를 다스리는 자가 있기에 바로 내면세계다 이겁니다. 내면세계와 물질세계가 둘이 아닌 까닭에 내가 있으니까 내 내면에 선을 세워 놓고, 즉 주인공을 세워 놓으란 말입니다. 마음을 내는 것과 몸이 움죽거리는 것, 그리고 마음을 내게 하는 놈, 이 삼위일체가 같이 합동으로 돼서 찰나에 돌아가고 시공을 초월해서 돌아가니까 주인공이라고 했던 겁니다. 그러니까 주인공 자체가 자기 껍데기다 아니다 할 것도 없이 주인공입니다. 그냥 그대로!
그렇기 때문에 ‘주인공! 너만이 이끌어 갈 수가 있고, 너만이 해결을 할 수가 있고, 병고가 있어도 네 몸이니까 건강하게 해서 끌고 가는 것도 너뿐이다.’ 어떠한 상대가 나를 때리고 찢고 찍고 정신을 뺏어 먹으려고 애를 쓰더라도 ‘둘 아닌 까닭에 저 사람이 저렇게 안 하게끔 할 수 있는 거는 너밖에 없다.’ 하고 놔 버린다면, 바로 그것이 정향이자 물러서지 않는 마음으로 패기를 잃지 않고 전진하는 것입니다. 마음이란 그렇게 귀하고도 광대무변한 것입니다.
우리가 ‘정향’ 할 때에 그걸 문을 찾아서 다니는 걸로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 마음이라는 건 체가 없어서 광대합니다. 지구 바깥에도 벗어날 수 있고 우주 밖에도 벗어날 수 있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음이라는 건 문을 찾아서 다니는 게 아니고, 벽도 봇장도 우주도 대기권도, 땅속도 물속도 물론 여지없이 통하는 것이 바로 마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마음의 선을 세워 놓고 ‘주인공, 너만이 해결할 수 있어!’ 할 때 그 말이 한데 떨어지지 않고 법이 되는 것입니다. 일체제불의 마음이 바로 그렇게 하는 그 마음을 통해서 나투는 까닭입니다.
그리고 지혜로운 마음으로써 내면세계와 물질세계 양면을 따로 보지 말고 같이 관찰하면서 체험하면서 돌아가는 것이 바로 이름해서 혜향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 세상에 내가 났으면 바로 내 탓으로 일체 만법을 돌려라. 그런다면 증오도 미움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세상 법에 누(累)가 되게 하지도 않을 것이며, 계율을 지킨다 안 지킨다도 없이 계율을 지키게 돼 있고, 바로 자기에게도 누가 되지 않게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내가 난 탓으로 돌리니까, 모든 게 나로 인해서 생기고 들고 나고 하는 걸 알게 되고, 그래서 모든 것을 ‘잘못되는 것도 거기서 나온 거니까, 잘되게 나오는 것도 너 아니야.’ 하고 거기다가 놓고 잘되는 거는 감사하게 놓는 그 마음이, 패기 있게 물러서지 않는 그 마음이 들어야 된다.
그 마음이 듦으로써 지혜로운 마음이 생긴다 이겁니다. 그래서 내면세계와 물질세계를 둘로 보지 않는 관찰 그리고 체험, 그렇게 해 가는 것이고, 그렇게 둘이 아니게 관찰을 하고 체험을 하고 가니까 그냥 자동적으로 내 자생중생의 무명, 수억겁을 거쳐 나오면서 얽히고설킨 그 무명에 묶여 있던 것이 스스로 풀어진다. 스스로 풀어지고 스스로 묶였던 게 풀어지니까 여여하게 다스리고 그냥 나갈 수 있다 이겁니다.
이렇게 첫 번째에도 그 자리에다 놓고, 두 번째도 그 자리에다 놓고 보임을 해야 하고, 세 번째도 그 자리에다 놓고 보임을 해야 되겠죠? 그건 왜냐. 나를 깨닫기 위해서, 나를 발견하기 위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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