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위해서 잡아먹는 게 아닌지요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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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위해서 잡아먹는 게 아닌지요

본문

질문

동물의 세계를 보게 되면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잡아먹지 않습니까? 그렇듯이 우리 인간 세상도 똑같다고 생각이 들거든요. 인간의 세상도 동물들처럼, 자기가 살기 위해서 단지 잡아먹는 게 아닐까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내가 항상 그렇게 말하죠. 미생물에서부터 진화되면서 수억겁 광년을 거쳐 오면서 쫓고 쫓기면서 잡아먹고 잡아먹히고 이러면서 인간까지 등장했다 이거죠. 그래서 그 짐승은, 내가 그것을 잡아먹지 않으면 안 되게끔 벌써 그렇게 정해졌어요. 그래 가지곤 서로 잡아먹게 돼 있어요. 근데 인간은 꺼풀을 살짝 씌워 놨어요. 이 지금 인간으로 꺼풀을 살짝 씌워 놨거든요.

동물하고 똑같은데, 동물 마음이 지금 이 속에는 막 우글우글한데 사람으로 싹 씌워 놨거든요. 그래 놓고는 사람들끼리 서로 진짜 이렇게 잡아먹지는 않지만 그러나 마음으로는 잡아먹고 살아요. 마음으로는 잡아먹고 죽이고 살리고 쫓고 쫓기면서 살거든요. 이것도 전쟁입니다. 그러니 이 쫓고 쫓기는 세상 속에서 벗어나야 된다는 얘기예요. 이 인간 세상까지 벗어나야만이 부처의 도리를 다 알 수 있고 또 그 중생들을 다 살릴 수가 있다 이겁니다. 건질 수가 있다. 그러니까 그 중생들을 위해서라면 내가 이 지금 꺼풀 씌워 놓은 그 속에 있는 수많은 중생들을 벗어나야 그 중생들을 건질 수가 있거든요. 그 중생들하고 같이 그냥 복닥거리면 항아리 속에서 항아리를 어떻게 굴릴 수 있겠느냐? 그 항아리를 벗어나야 내 몸뚱이 항아리를 굴릴 수 있다 이겁니다. 마음대로 굴릴 수가 있다. 천차만별의 그 마음들을 마음대로 굴릴 수가 있다. 그래 내가 벗어나야, 이걸 굴릴 수 있어야, 즉 말하자면 화신으로서, 전부 응신으로서 털구멍을 통해서 그냥 들고 나면서 모두 사람들을 건지는 게 보살이다 이 얘기죠.

그러니까 누가 보살이라고 이름을 안 지어 줘도 보살행을 하면 됐지, 보살이라고 이름을 안 불러 준다고 그것도 생각지 말라 이겁니다. 무슨 누가 보살이라고 생각을 안 해 주면 어떻고 불러 주지 않으면 어떻습니까. 나만 즐겁게 웃으면서 응신이 돼서 건져 주면 됐지. 내 아픔과 똑같은데. 울면 나도 우는데. 그런데 내가 울지 않고 정말 즐겁게 웃으면서 길을 걷는데 얼마나 좋겠어요?

그러니까 여러분도 생활하면서 그대로 생활이 실상이고 실상이 바로 참선이고 마음이 편안하면 좌선이니 그렇게 굴지 말라 이겁니다. 네 몸뚱이를 동여매 놓고, 선방에다 꿇어앉혀 놓고 그래 가지곤 몸뚱이에 병이 들게 하고 그 몸뚱이 속에 있는 중생들의 마음을 괴롭게 만들고, 이렇게 하지 말라 이 말입니다. 그러는 것은 외려 중생들의 마음을 괴롭히는 거니까. 자기의 몸뚱이를 괴롭히고 자기 몸뚱이 속에 있는 중생들을 괴롭히고 그러는 거니까. 이거를 모두가 알면 좋을 텐데, 모두 글쎄, 그냥 부처님 경전에 관념이, 착이 딱 붙어 가지고, “아이고, 경전의 부처님 말씀만이 제일이지.” 이러지 말고 자기부터 봐라 이겁니다. 자기부터. 자기부터 봐야 부처님 말씀도 훤하다 이겁니다. 자기를 모르는 사람이 부처님의 마음을 어찌 알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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