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가 여일히 되질 않아요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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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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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가 여일히 되질 않아요

본문

질문

금강경을 아침저녁으로 독송을 한 지 10년이 넘었는데도 이 공부가 통 여일히 되질 않아요. 어떻게 해야 공부가 여일하게 이루어질 수 있을까 해서 질문드립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이런 게 있습니다. 옛날 얘기 또 해야 되겠군요. 옛날에 어느 도량에서 학인들이 결제가 되면 한 절에 모여서 참선을 하든가 경을 읽고, 해제가 되면 또 나가서 공부를 하고 그랬습니다. 어느 날 나가서 공부를 하다가 결제가 돼서 다들 들어왔는데 그 절의 주지 스님께서 “너희들은 무슨 공부를 하고 들어왔느냐?” 하고 물었습니다. 전부 무슨 경을 읽었다 무슨 경을 읽었다 하는데 한 분만은 “너는 무슨 공부를 했느냐?” 하니까 “저는 잠자고 밥 먹고 똥 싸고 있었습니다.” 하거든요. 그렇게 똥 싸고 밥 먹고 잠잤다고 하는 말에 “예, 이놈! 공부도 안 하고 그렇게 잠만 자고 똥만 싸고 그렇게 했으니 너는 부목이나 해라.” 하고 내쫓았습니다. 그런데 부목을 하면서 나무를 들고 패서 스님 방에 불을 때느라고 그 앞을 자꾸 돌아다니거든요. 그러면서 스님께서 노래를 했답니다.

어쩌다가 벌이 말입니다, 벌 있죠? 벌이 어쩌다가 방에 들어가서, 그건 입산한 걸 말하는 겁니다. 어쩌다가 벌이 방에 들어가서 유리가 반사가 되는 거를 보고 그것이 문인 줄 알고 자꾸 입으로다가 거기를 쪼니까 고만 입이 뭉그러져 떨어졌거든요. 쪼다가 몸이 떨어지니까 입도 떨어지더라. 그게 아니라 말이 떨어지더라는 얘깁니다. 몸이 떨어지니깐 입도 떨어지고 입이 떨어지니깐 말이 떨어지더라는 얘깁니다. 그게 무슨 뜻이냐 하면 사람이 몸으로써, 사량으로써 책을 보고 이론으로다가 이거를 알고 그런다면 이 몸이 없어지면 그것도 없어질 거 아닙니까?

그러나 내 참 내면세계의 참나를, 참나인 주인공을 믿고 물러서지 않고 거기다 모든 것을 맡겨 놓을 수만 있다면, 몰락 맡겨 놓을 수 있다면 바로 그 속에서, 그 가운데서 내 참맛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어디까지나 사량적인 마음으로써 물질을 보고 그것을 글자 풀이를 하고 그러면서 소리를 내서 읽는 것은 진짜 금강경을 배우는 게 아닙니다. 누가 경을 읽지 말라고 하는 건 아닙니다. ‘그 경을 누가 읽나?’ 그것을 찬찬히 생각해 보시란 말입니다. ‘누가 읽고 있을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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