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보고 다 알고 있는 이 가운데에서 어떤 마음으로 공부해야 하는지?
본문
질문
금강경에 보면 “여래는 다 알고 다 보느니라.”라는 글귀가 세 번이나 반복해서 나옵니다. 부처님께서는 오안(五眼)으로써 우리 중생들을 다 보고 다 알고 계시다는 말씀이 저에게는 큰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부처님뿐만 아니라 일체 선지식들께서도 그러신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드는 것은 그렇게 많은 분들은 과연 저희 불자들을 어떻게 이끌어 주고 계실까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많은 눈들이 다 보고 다 알고 있는 이 가운데에서 저희들은 어떤 마음 자세로 공부해 나가야 하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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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옛날에 ‘야, 저 사람은 꼭 죽을 사람이다. 이 사람은 꼭 망할 사람이다.’ 이렇게 마음이 들 때 내가 어떻게 생각했을 거 같습니까? 때로는 조심조심해서 그렇게 안 하고는 안 될 때 “정성 좀 들여요.” 이렇게 했고 또 그렇게 “정성 좀 들여요.” 했어도 그것을 커버해서 넘길 수 있는, 돌릴 수 있는 그런 것이 바로…. 죽을 사람, 망할 사람, 잘될 사람…. 다 이렇게 본다면 이건 선의 길이 아니에요. 그건 무꾸리쟁이나 할 일이지. 무꾸리쟁이도 다 알고 그러는 건 아닙니다.
그래서 “오신통을 다 알아도 도가 아니니라.” 했던 것이 바로 그런 점에 있습니다. “다 보고 다 듣고 알아도 도가 아니니라.” 이랬어요. 그건 왜냐. 자유권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갈 사람 저렇게 가게 하고, 저렇게 가는 사람 이렇게 가게 해서 이익을 줄 수 있는 자유권이 있어야 그것이 보살행이요, 그래야 바로 미해지지 않을 수 있는 자유인이 될 수 있다 이런 소립니다. 이게 칠활궁공법에 속하는 겁니다. 사람사람이 누구나가 과거에 내가 나오기 이전에 업을 지은 게 있기 때문에 지금 현실에 이런 거니까. 안 오지는 않죠. 그러나 올 때 오더라도 용도에 따라서 닥치는 대로 거기에다가 맡겨 놔서 다시금 믹서기로 갈아서 다시 먹게 내놓을 수 있는 그런 여건이 필요합니다.
‘회장이다’ 하는 이름이 회장이 아니라 이름 아닌 진실한 행을 하는 데서, 실천을 하는 데서 진실한 보살인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살 아닌 보살이 돼야 하고 회장 아닌 회장이 돼야 하고 이런 도리를 우리가 깨닫고 알고 자꾸자꾸 그렇게 양면을 다 ‘이것도 거기서 하는 거, 이것도 거기서 하는 거’ 이렇게 모든 것을 다 거기다가 일임하고 생각을 돌려서, 이익하게 생각을 해서 거기다 놓는다면, 감사하게 또 놓는다면 이게 공부하는 데도, 나를 깨닫는 데도 지름길이 될 것이요, 남을 위해서도 봉사가 될 것이요, 또 보살행으로 실천이 될 것이요, 이게 모두에게 이익한 겁니다.
여러분이 이 사람 저 사람을 끌고 가고 끌고 오고, 또 내 이 심 안에 들어 있는 중생들을 이끌어 가고 이러는 겁니다, 지금. 심 안에 들어 있는 중생들은 이끌어 가면서, 타의의 중생들은 또 이끌어 오면서 이렇게 하는데, 여러분이 그렇게 착한 일 또는 이익한 일, 모두가 그렇게 해 나갈 수 있는 좋은 일, 부드러운 말, 부드러운 행, 이익한 마음, 이런 거를 다 가지고 나가는 데는 얼음판에서 꺼질까 봐 한 발 한 발 아주 조심조심해서 딛고 나가는 거와 같습니다.
그럴 때는 아무도 안 보는 게 아닙니다. 우주 전체에서 내려다보고 있으면서 ‘아유, 저거….’ 하고 그냥 가게 내버려 둡니다. 꺼지게 되면 그때 발을 들어 줍니다. 내려다보고 그렇게 기뻐하고, 모든 마음들이, 한마음이, 그냥 그 음파가 이 법계를, 우주 법계를 두루 하면서 꽃향기를 뿜는 격이다 이겁니다. 그러고는 ‘아유, 저거 잘 걸어가야 할 텐데, 잘 걸어가야 할 텐데….’ 모든 그 한마음 법계에서 그렇게 하고 계시다 이겁니다. 하나하나 하는 거를 허, 여러분이 아시기 때문에 그 아는 마음이 우주 법계에 직결돼 있다 이겁니다. 이 불기둥, 이 주인공 불기둥이 우주 법계와 연결돼 있고 직결돼 있다 이겁니다. 그리고 이 삼라만상의 모든 세상살이가 모두 인연줄에 얽히고설켜서 가설이 돼 있다는 얘깁니다, 보이지 않는 인연줄에. 그러니까 우리들이 하나하나 하는 걸 모른다고 생각해선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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