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어 버리려고 해도 다시 불쑥 생각이 나고 조금 불안해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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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사주팔자라는 것이 정말 있는지요? 며칠 전에 흥미로 사주를 본 적이 있는데요, 가벼운 기분으로 보았지만 안 좋은 말을 들어서인지 계속 그 말이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습니다. 털어 버리려고 해도 어느 순간 다시 불쑥 생각이 나고 조금 불안해지기도 합니다. 모든 것이 주인공이 하는 것이고 사주팔자를 본 것도 주인공의 장난이니 주인공에 되맡겨 놓으면 된다고 머리로는 생각하지만 진실한 믿음은 생겨나지 않습니다. 주인공에 놓으려고 해도 주인공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갖지 못하고 금세 다시 걱정하는 마음이 되곤 하는데 저 스스로도 자신이 답답하고 어리석다고 여겨집니다. 불안한 마음을 털어 버리고 편안한 마음이 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는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어떤 분은 이사를 가야 하는데 북쪽으로 삼살방이 들어서 계약은 해놓고 못 갔다는 분도 있습니다. 또 어떤 분은 삼살방이 들어서 집안이 잘 안되고 누가 죽는다고 그랬답니다. 또 누구는 어디로 이사를 가면 가환이 떠나질 않는다, 너는 내년에 꼭 죽을 사주팔자고 삼재가 들었으니까 꼭 잘못될 거다, 그러니까 조심하라는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여러분이 얼마나 미약하고 약했으면 자기가 인간이 되기까지 그토록 애를 써서 고귀한 생명을 형성시켜 가지고 이렇게 나왔는데도 불구하고 그런 말에 흔들리고 자기로 살지 못하고선 남의 말에 따라서 그냥 휘휘 돌아가야 합니까. 그거는 그 사람들의 노예지 자기 스스로 사는 참사람이 못 된다 이겁니다.
그렇게 일상생활을 살아왔기 때문에 오늘날에도 가난을 면치 못하고 우환을 면치 못하고 생사윤회를 면치 못하고 끄달리기에 급급한 삶을 사는 겁니다. 그러니까 지혜가 넓어질 수도 없고 물리가 터질 수도 없습니다. 그러니 집안은 가난하고 항상 오락가락 융합이 되지 않고 한마음으로 돌아가질 않고, 자식은 자식대로 부인은 부인대로 남편은 남편대로 친척은 친척대로 돌아가고…. 이런 문제가 어디에 있느냐. 모든 거는 자기가 지어 놓고 자기가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겠느냐 이겁니다.
우리 인생을 누가 갖다 준 것도 아니고 누가 뺏어 가지도 못합니다. 자기들이 지어 놓은 것들은 자기들이 그렇게 녹여야 된다는 뜻입니다. 누구나가 제가끔들 살아나가는데, 그래서 혼자 왔다 혼자 가는데 서까래 공덕으로서 자기의 뿌리이자 씨가 있기 때문에, 영혼이 있기 때문에 아버지의 뼈를 빌리고 어머니의 살을 빌려서 이 세상에 탄생을 해서 인간의 됨됨이를 가지고 어떻게 살아나가느냐 하는 것에 달렸습니다. 그러한 모든 문제를 말입니다, 얽히고설켜서 돌아가는 그 인연을 어떻게 녹여야만 하겠습니까? 이거는 물질로도 안 되고 돈으로도 안 됩니다. 이거는 마음으로 지은 거니까 마음으로 녹여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마음공부를 해라. 기복으로 나가지 마라. 바깥에서 그 많은 이름을 찾지 마라.” 하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났으면 이름 없는 이름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하루에도 엄마로도 이름이 쓰여지고 형님으로도 쓰여지고, 때에 따라서는 며느리로도 쓰여지고 딸로도 쓰여지고, 또 아내로도 쓰여지고 동생으로도 쓰여지고 누이로도 쓰여지고 갖은 각색으로 이름이 쓰여지는데, 어찌 같은 한 이름만으로 이루종차 부를 수 있겠느냐 이겁니다. 예를 들어서 얘깁니다. 그러면 부처님이다, 관세음보살이다, 미륵보살이다, 용왕이다, 조왕이다, 신장이다, 이게 한 사람의 마음에서 그 이름이 다 나가는 것을 어찌 그 이름을 일일이 이루종차 부르면서 타의에서 구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가 공부하는 것이 생활 불교이면서 생활의 진리이면서 이 세상에 우리가 태어났다면 어디까지나 이것은 인간 삶의 과학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연구하면서 또 계발하면서 나가는 것이 진실한 과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과학이라고 누가 이름을 지어 놨는지 이름을 지어 놨기 때문에 그 이름이 과학이지, 우리가 지금 살아나가는 것도 바로 마음에서 계발을 하고 나갈 수 있는 그런 마음으로써 생활을 융통성 있게, 자유스럽게 해 나갈 수 있다면 그것은 무루와 유루를 한데 합친, 바로 으뜸가는 과학적인 우리 살림살이일 겁니다. 그런 과학의 삶을 어떻게 내가 주인이 돼서 이끌어 가야 할지를 잘 한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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