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만함이 지나면 아무것도 잡히지 않고 답답함은 여전한데...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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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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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만함이 지나면 아무것도 잡히지 않고 답답함은 여전한데...

본문

질문

스님 법문을 들을 때면 환희심이 넘치고 그 충만함을 이루 말할 수 없는데 며칠이 지나면 아무것도 잡히지 않고, 다시 망상에 빠져 어찌할 바를 모르는 현상이 계속 반복되고 있습니다. 첫째 주 법회 때 법문을 들었을 때도 다른 불자님들의 질문이 모두 저의 질문인 것처럼 절실하게 느껴졌지만, 해답을 알고도 그때뿐이고 답답함은 여전하니 어떻게 하여야 제대로 관하는 것인지 그 길이 보이질 않습니다. 어떻게 하여야 하는 걸까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인간에게는 이미 마음을 마음대로 쓰면서 자유롭게 살라고 허락이 돼 있습니다. 마음을 마음대로 쓰는 자유자재권이 붙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 마음을 마음대로 쓰지 못하고 이것은 한다, 저것은 못한다, 또 이것은 사람으로서는 할 수가 없다, 할 수 있다 하는 결론을 미리 지어 버리고 맙니다. 생각이 그렇게 붙어 돌아가면 그렇게밖에 할 수 없는데 말입니다.

근본이라는 것은 에너지요, 영혼이라는 것은 그 에너지를 담아 가지고 있는 통과 같습니다. 그 통은 마음을 내게 하되 마음을 어떻게 내라 하는 것은 없습니다. 또 마음은 자기 몸을 다스립니다. 그러나 몸을 다스리는 데는 마음에서 나오는 대로 해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몸속에 있는 팔만사천의 자생중생들이 내 마음의 신하가 돼서 움죽거려 주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자기 마음이 업으로 인해서 자기가 지은 대로 나오는 것에 속아서 자꾸 떠밀려서야 되겠습니까. 자기 속에서 보는 거와 듣는 거와 냄새 맡는 거와 감각, 지각을 모두 소유하고 있으니까 ‘이렇게 나오는 것이 잘된 건가, 안 되는 건가.’ 하고 안팎을 다 보고서는 ‘잘못된 것도 그 속에서 나온 거니까 잘되게 하는 것도 너밖에 없어.’ 하고 다시 맡긴다면 그것이 정신계로 직접 들어가는 길입니다. 그리고 무명도 업보도 다 제거하는 직결의 문입니다. 그리고 마음 편안한 살림살이를 가져오는 문입니다. 생명의 수명을 좀 길게 한다거나 짧게 한다거나, 자유로운 마음을 갖게 하는 것도 역시 거기만이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 직결문을 두고도 ‘나는 죄가 많아서, 나는 뭐가 어떻고, 안되고, 이런 거는 되고…’ 이러는데 그건 여러분의 살아온 관습 때문입니다. 마음이란 체가 없어서 우주 바깥에도 한 찰나에 갔다가 올 수 있는 겁니다. 왜 마음이 이 지구 바깥을 못 벗어납니까. 우리가 연못 속에서, 우물 속에서 여기가 제일이라고 하면서 바다로 못 나가는 것뿐입니다.

모습이 있는 거는 움죽거리는 대로 한계가 있지만 마음이라는 건 한계가 없습니다. 에너지 주머니, 마음 내는 거, 마음 내게 하는 거, 마음은 육체를 움직이게 하는 것이 포함되어서 주인공입니다. 그런데 이 마음을 낼 때에 잘못된 거라면 현재 의식의 나는 모르지만 ‘당신만이 올바르고 잘되게 할 수 있어.’ 하고 거기다 놓고, 또 잘되는 건 감사하게 놓아서 새 물로 바꿔 쓰란 말입니다. 안 되는 거는 구정물과 같지만 체가 없는 거고, 되는 것도 체가 없어서 그것이 훌떡 돌아서 현실에 새 물로 바꿔 쓰게끔 나온다 이 소립니다. 그런데 왜 자기 주인공을 믿지 못합니까? 근본을 믿어야 마음을 내 주고 마음은 육체를 움직이면서 지혜를 넓히고 다스리면서 나가지 않겠습니까?

이러니저러니 생각을 하고 인식을 하는 대로 내버려 두지 말고 ‘이렇게 인식하게 하는 당신만이 지혜를 넓혀 가고 이 심부름꾼을 밝게 이끌어 갈 수 있지 않은가.’ 하고 관하신다면, 지금 고민하고 있는 것들이 오히려 나를 성장시키는 계기가 되리라는 것을 알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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