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 사랑해야 결혼하는지요?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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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사랑해야 결혼하는지요?

본문

질문

스님, 저는 결혼 적령기에 접어든 여자 법우입니다. 완연한 봄이 되어서 그런지 주위에서 결혼을 하는 것을 많이 보게 되는데, 진정으로 사랑해서 그렇게 결혼을 하는지 의심이 생깁니다. 스님,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일까요? 제가 생각하기는 진정한 사랑이라면 ‘자비’ 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자비를 실천하기가 무척이나 힘들고 현대 사람들이 말하는 소위 사랑이라고 하는 것이 다 ‘자기애’ 즉 이기적 사랑이라고 느껴집니다. 이기적 사랑이든 자기애적 사랑이든 다 사랑이란 말로 통하고 있는데, 이것이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고 해서 일방적으로 매도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판단을 해야 옳을까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자식이 물에 빠졌을 때 그 자식을 위해서 앞뒤 계산없이 물에 뛰어드는 부모의 마음이라야 조건 없는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내가 남편을 사랑한다든가 남편이 아내를 사랑한다든가..., 사랑도 여러 가지 사랑이 있지 않습니까? 부부의 사랑, 형제의 사랑, 부모 자식지간의 사랑 등 얼마나 많습니까? 그런데 이런 말이 있지요. ‘남편이 나를 싫다고 할 때 그 남편을 사랑하거든 놔줘라.’ 또 아내가 싫다 하면 놔줘라, 싫다 하는 걸 붙들고 생전 살아봤자 그 타령이니까 사랑하면은 도리어 놔주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그러나 그러한 것이 꼭 자비인 것만은 아닙니다.

부처님께서는 조건 없는 사랑을 ‘자비’ 라고 하셨습니다. 자비라는 것은 아무 경우에나 쓰는 것이 아닙니다. 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행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서 누가 차비가 없다고 그러는데 그냥 조건 없이 차비를 주는 게 자비입니다. 또 셋방을 얻을 돈이 없어 거리로 나앉았을 때 누가 조건 없이 누울 방을 마련해 준다면 그게 자비입니다. 조건 있는 거는 자비라고 할 수 없습니다. 대다수 사람들은 말로만 사랑 사랑하지, 진짜 사랑을 모릅니다. 진짜 사랑이라는 것은 자비를 말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부모 자식지간도 아무리 부모가 자식을 사랑한다 해도 착을 가진다면 자비의 사랑이 못됩니다. 자식을 사랑하되 조건 있는 것을 붙이거든요. 무얼 바라고, 무얼 기대고 ‘저놈이 잘 돼야 남 보기에도 부끄럽지 않을 텐데….’ 하고 기대하는 바가 항상 있기 때문에 자비가 못되죠. 어떤 부모들은 자기의 마음을 돌리질 못해서 오히려 자식들한테 해가 가게끔 하는 수도 많습디다. 그러나 그것이 자식을 망하게 하려고 그러는 건 아니지요. 그러기 때문에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그 마음이나, 부처님들이 뭇 중생을 나 아님이 없이 사랑하는 거나 똑같아요. 작고 클 뿐이죠. 부처님께서는 하다못해 기어가는 벌레라 해도 ‘나 아님이 없다.’ 고 하셨 습니다.

사랑이라는 게 그렇게 내 아픔 아님이 없이, 내 자리 아님이 없이, 내가 높다는 생각이 없이, 모두가 내 아님이 없다고 생각할 때 진짜 자비입니다. 그것은 아무나 할 수가 없습니다. 이 도리를 공부하기 이전에는 할 수가 없는 거죠. 그건 왜냐? 수억겁 광년을 거치면서 우리가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하나로 들고 나는 그 도리를 알아서, 이걸 세세하게 다 알려면은 복잡하니까 모든 거를 그냥 자동적인 컴퓨터에다 놔라, 거기다 맡겨 놓고 진행되는 걸 지켜봐라, 그렇게 되면 실험이 되고 체험을 하게 된다, 체험을 하게 되면은 그것이 바로 참선의 직속길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겁니다. 그렇게 했을 때 참 사랑도 할 수 있고 거기에서 자비가 나올 수도 있고, 내 아님이 하나도 없는 그런 도리도 알 수 있게 되니 항상 생활하면서 진짜 사랑을 할 수 있도록 관한다면 그 소식도 자연히 알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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