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황혼 녘에 접어들게 되니
본문
질문
이제 나이가 들어 인생의 황혼 녘에 접어들게 되니 자식, 며느리들에게 괜히 서운해지고 외로운 마음이 더 깊어집니다. 주인공 줄 놓치지 않으려고 새벽 예불 시간에도 열심히 나가고는 있는데 허전한 마음은 여전합니다. 이 마음이 충만해지고 여여해질 수 있도록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여러분에게 “어떠한 문제가 다가오더라도 하나하나 놓고 가라. 어떠한 거든지 용도에 따라서 그냥 놓고 가거라. 그냥 놓고 가라. 그 근본에다 놓으면 다 된다. 더 위로 올라가서 내가 더 알려고 하지도 말고, 더 내려가서 모르지도 마라. 오직 거기 근본에 직결되어 있는 그 자체에만 놓는다면 그대로 한생각에서 가정의 12대 종손까지도 모두 건질 수도 있다.” 이렇게 항상 말씀드립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자기 지혜를 넓혀 주기 위해서 다각적으로 다가오는 자기 공부 재료를 막고 ??나는 이런 거 싫다.' 이러는 거거든요. 한생각에서, 무슨 돈을 들여서 많이 차려 놓고 하는 것보다도 한생각에서 하는 게 제일 빠르다, 빠르다 이렇게 가르쳐도 여러분은 그렇게도 모르고 그저 남한테 기대고 말입니다, 네?
모두 사람들이 연세를 잡숫고 나이가 들고 그러면 남한테다 의존하는 마음도 생깁니다만 의존하는 마음이 더욱더 없어야 한다는 얘깁니다. 의존하는 생각이 있다면 모든 게 비틀어지고 모든 게 속상하고 내가 해 달라는 대로 되지 않으면 '아이고, 불신하는구나!' 이렇게 생각을 하게 되고, 나는 나대로 더 비참하게 되고 나는 나대로 더 힘이 줄어들고 병이 들고 이렇게 되는 겁니다.
그러니 한생각에 따라서 일어날 수도 있고 누울 수도 있는 거고, 병이 들 수도 있고 병이 나을 수도 있는 겁니다. 가만히 보면 절대적으로 아주 죽을 병이 들었을 때, 더욱더 그것은 자기가 일어나야 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여러분, 사람은 한 번 죽지 두 번 죽는 게 아닙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지금 노래를 부르면서 그렇게 애원하고 여러 식구를 등에 업고서 걸음을 걷는데 무겁다고 아우성을 칩니다. 이거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뭉클하면서 ‘여러분이 다 자기 자신의 자성을 알고, 의식에서 벗어나고 몸에서 벗어나고, 끄달리지 않아야 진리 속에서 여러분이 태평성대를 이룰 수 있고 세계를 거둘 수 있고 평화를 가져올 수가 있는 그런 삶에 대한 보람을 느낄 텐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이 지금 주인공을 믿고 이렇게 찾고 그러는데, 찾는 게 아니라 “자기한테 본래 있으니 발견하라.” 이런 소립니다. 그런데 거기에 뭐가 모순이 있느냐 하면, 여러분은 주인공을 머리로 굴리려고 한다 이겁니다. 내가 이번에 철저히 여러분의 마음을 검증했습니다. 여러분이 머리로 굴리는 경향이 즉 30%, 20%는 되더라 이겁니다. 머리는 쉬게끔 내버려 두고 마음으로써 뜻을 가져라 이겁니다. 믿음의 뜻! 뜻으로 내고 들이고 하는 거지 머리로 굴린다면 머리가 고장이 나요. 머리로 굴리는 게 아니라 믿는 것도 마음이요, 굴리는 것도 마음이요, 들이고 내는 것도 마음이요, 네? 마음에다 하면 절대로 고장이 나질 않아요. 머리로 굴리니까 머리로 산발이 돼서 바깥으로 내닫고 머리가 도는 사람도 있고 별사람 다 많은 거 아닙니까! 딴 짓들을 하고.
옛날에도 내가 얘기했지만, 주인공이 나가라고 그래서 나간다, 들어오라고 그래서 들어온다 요런 소릴 하는 거예요. 그래 주인공이 나가란다고 나가고 들어오란다고 들어오느냐. 상황을 봐야지. 지켜보는 놈은 누구냐, 한 발 딛고 받치고 굴리는 놈은 누구냐 이겁니다, 굴리는 놈. 이것이 내가 해서 누(累)가 될 일이냐, 누가 안 될 일이냐? 이것을 해서 내가 이익할 거냐, 이익지 않을 거냐? 이것을 해서 남이 보기 좋은 거냐 보기 나쁜 거냐? 이런 거를 지켜보는 여러분이 있건만, 무조건 주인공이 하란다고 나가서, 바깥에 가서 춤을 추란다고 춤을 추시겠습니까? '저 바깥에 나가서 춤을 춰라.' 주인공에서 그런다고 하면 '허허! 내가 어떻게 하나 보려고 테스트해 보는구나. 참 감사하구나.' 좀 이렇게 다시 굴려서 되놓을 줄은 왜 모르느냐 이 소립니다.
그렇다면 여기 와서 공부할 필요가 뭐 있습니까. 노예가 돼서 그냥 살지. 이렇게 노예 짓을 하나 저렇게 노예 짓을 하나 마찬가지인데. 이 두 가지가 지금 얼마나 중요한지 아십니까? “머리로 굴리지 말라. 모든 건 마음에서 나오는 거 마음에다 놔라.” 하는 거. 마음에서 나온다고 그대로 하는 건 노예생활로 접어드는 길이다.
여러분이 값싸게 생각하는 그 마음이 얼마나 중대한 실패를 가져올 수 있는지 모릅니다. 항상 내가 든든하더라도 한 번 더 딛고 한 번 더 흔들어 보는 그런 조심이 있어야 된다 이겁니다. 항상 믿는 마음이, 물러서지 않는 마음이 한시도 떠나서는 안 된다는 얘기죠, 자나 깨나. 그렇다고 해서 자나 깨나 손을 한데 모으고 자다가도 일어나서 그 몸짓 발짓 하는 거, 난 싫어요. 왜? 귀신인가? 아주 진득하고 무겁고, 이 세상을 다 들어서 놓는 것처럼 무겁게 한마음 뜻으로다 놓는다면, 이 세상이 흔들려도 여러분의 마음 그 자리는 흔들리지 않을 거예요.
제가 두 가지 얘기한 거 꼭 명심하셔야 돼요. ‘머리로 굴리지 않는다. 모든 건 마음으로 믿고 마음으로 오고 가고 하는 것을 마음에다 놓는다. 믿고 물러서지 않는다. 그건 개별적인 자기가 아니라 포괄적인 자기다. 근본이다.’ 이런 거 말입니다.
벌써 상식으로 생각을 해도 알겠지만 이 몸에 들어 있는 의식 자체들이, 모습 자체들이, 생명 자체들이 내가 모든 것을 '나와 너와 둘이 아니다.' 그러곤 한마음으로 이렇게 해 준다면, 한 회사에서 “회장이나 사장이나 공장장이나 전부 우리는 한 도반으로서 한 식구다. 그러니깐 이렇게 벌어서 우리 같이 먹고 같이 살자.” 이런다면 아, 누가 뭐랍니까? 누가 싸워요? 그러면 내 몸 안에 들어 있는 의식들이 파워를 일으키지 않는단 말입니다. 파워를 일으켰다가도 그렇게 다 갖다가 한마음으로 놓는다면 거기에서 '어, 난 죽을 수 없어.' 이럽니다. 왜? 자기가 자기 죽일 순 없거든, 자기니까. 곧바로 자기니까. 그렇게 수효가 많은 이름을 가졌는데도 전부 자기야. 그런데 자기가 자기를 죽입니까? 대답해 보세요. 자기가 자기 죽일 마음이 있는 사람이 있는가 없는가?
어떤 때는 그냥 얼굴을 시커멓게 해 가지고 오시는 분들도 여러 분 보죠. '에이, 저건 마음 한번 돌리면 저 속에서 전부 의식들이 그냥 한마음이 돼주어서 파워 일으켰던 것 다 원활하게 만들고, 또 세포가 부패됐던 것이 모두 원활하게 되면 저 얼굴이 그냥 뽀얗게 하얗게 될 텐데….' 허허, 이렇게 아쉬운 생각이 든단 말입니다. 여러분이 나고 상대가 있는 거지 여러분이 나지 않고 무슨 부처가 필요 있고, 무슨 이 세상이 필요 있고, 상대가 필요 있고, 사랑이 있으며 의리가 있고 도의가 있겠습니까?
사람이 살다 보면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는데, 말하자면 그 정신을, 마음을 어떻게 해 가지고 가느냐에 달려 있어요. 나도 여러분과 같은 몸뚱이를 가지고 있고 눈코 달린 것도 같고 똑같습니다. 그러나 부처님은 어땠으며 여러분의 마음은 어땠습니까? 그 마음 차이입니다.
- 이전글마음의 주장자 세우고 싶어요 21.10.25
- 다음글왜 모르는 병들이 계속 생기는지 21.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