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공부 않고 몸을 벗는다면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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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공부 않고 몸을 벗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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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우리가 마음공부를 하지 않고 몸을 벗는다면 어떤 문제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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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지금의 그 의식과 관습이 죽어서도 남아 가지고는 한 발짝도 떼 놓을 수가 없게 하는 문제가 몇 가지 있죠. 첫 번에는 뭐냐. 그 고생을 하면서 장만해 놓은 내 집, 내 가정, 내 재산이 있다는 의식과 내가 살던 그 습관이 그대로 있어서 거기서 떠나지 못하는 의식이 있습니다.

또 한 가지는, 몸은 갔어도 마음은 그대로 거기 있으니, 살아서 몸뚱이를 가지고 참섭을 해도 참 귀찮을 노릇인데, 이건 보이지도 않는 데서 집집마다 일일이 참섭을 하고 돌아다니니 이거는 못할 짓이다 이거죠, 자식들이. 그게 자기 2세인데, 그 2세인 자기를 자기가 아니라 자식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귀찮게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착을 두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죽어서도 그 관습에 의해서 떠나지 못하는 거죠.

세 번째는, 자기가 떠나려고 해도, 집안 재산과 자식들과 가정에 대해 착을 모두 떼었는데도 하화중생(下化衆生)의 이 도리를 몰라요. 내 몸의 중생을 제도 못 했어요. 내 몸뚱이 속에 있는 인과로써 생긴 악업 선업을 그냥 녹이지 못하고 거기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니, 죽었는데 말입니다, 아, 떠억 나서서 가려고 하니까 이게 그림자처럼 그냥 헤아릴 수 없이 나타나서 앞을 막으니 어떡하겠습니까? 그 습관에 의해서, 내가 그 도리를 살아 있을 때 몰랐기 때문에 죽은 뒤에 그것들이 모두 나타난 거죠.

야, 하다못해 똥을 봐도 똥 묻으면 어쩌나 하고 가지를 못하는데 여기에 색색(色色)으로 참 천차만별로 다른 모습들이 질경이같이 그냥 벌어져 있으니 꼼짝할 수가 없는 거죠. 인과로써 인연을 가진 사람은 머리 풀어 산발을 하고 그냥 귀신처럼 들이덤비죠. 눈 없는 게 들이덤비지, 팔 없는 게 들이덤비지…. 온통 과거에 산 대로, 자기가 한 대로, 행동한 대로 그냥 인연이 되어 가지고 내 몸속에 다 있으니, 지금 모습은 다 그냥 사대(四大)로 흩어져서 없어지지만 아, 그 인연에 따라서 쫓아다니는 거는 어디를 가도 쫓아다니기 때문에 붙잡히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죠.
 
그러니 어딜 갑니까? 그걸 훌렁 벗어 버려야 자유인데, 훌렁 벗어 버리지를 못해서 아주 배어 가지고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데, 산을 넘어간들 안 쫓아가겠습니까, 들을 넘어간들 안 쫓아다니겠습니까? 한 바퀴 돌아서 이 세상에 다시 생산이 돼서 나온다 하더라도 아마 그것은 똑같이 따라다닐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을 벗어나야 무(無)의 세계에서도 보이질 않을 텐데, 우리가 지금 가지고 다니는 것이 있기 때문에 조금도 틀림없이 벌써 다 알고 있는 겁니다.
 
이렇게 비유해 봅시다. 지금 정보실에서 정보원들이 정보국장으로부터 쭉 내려오면서 우리를 감시한다고 합시다. 도솔천에서 감시를 하고 그런다고 합시다. 그런데 우리가 그것을 피할 수가 없어요. 그 증거가 아예 입력이 돼서 항상 통신이 되고 이렇게 영상이 나오니 몇 생을 돌아가도, 오백 생을 돌아가도 뭐, 꼼짝없이 꼭 쫓아다니는 거예요.

그래서 ‘모든 것을 거기에 맡겨 놓으시라 맡겨 놓으시라, 거기에서 나오는 대로 되맡겨 놓으시라’ 그러는 겁니다. 내가 한 것이 아니니까, 거기에서 했으니까 거기에서 알아서 일체 만법을 다 작용하면서 나를 이끌었으니 난 심부름만 했지, 내가 주인이 돼서 한 것이 아니다 이거예요. 그러니까 '주인이 한 거니까 주인이 해결해라.' 하고 거기다 맡겨 놔야 그것이 몽땅 벗어지는데, 이건 만날 내가 하는 거야, 내가 해!

그러니 과거에 짊어져서 지금 현실에 나오는 것도 죽겠는데 또 미래에 나올 것을 연방 입력을 해 넣고 있으니 어떡합니까? 그렇게 입력이 되니까, 입력이 돼서 현실에 나오는 대로 거기다가 다시 입력을 한다면 앞서 게 몽땅 지워져서 정보원에서 컴퓨터에 넣어 봐도 증거가 하나도 없어! 그래서 홀랑 벗어지는 거죠.

그런데 말입니다, 또 그게 벗어졌어도 만약에 그게 찌그럭지라도 조금 남았으면, 나라는 게 남고 그 관습이 그냥 남았다면, 강을 건너가야 할 텐데 물이 깊어서 건너갈 수가 있나. 그러니 영혼이 배를 기다려야 한다 이런 문제가 나옵니다. 물질이 아닌 영혼이 만약에 배를 기다린다 한다면, 오백 생뿐입니까? 그래서 이렇게 말했죠. "저 언덕을 넘어, 강을 건너서 만나리. 넘어서면 영원한 밝음이 있으리." 하고, “아제아제바라아제” 한 겁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그렇게 넘어가려면 '지수화풍, 일체 만물만생이 둘이 아니로구나. 내 몸속에 있는 것도 둘이 아니로구나. 모두가 둘이 아니로구나.' 이렇게 생각을 해야 한다고 수없이 여러분한테 말씀해 드렸습니다. 둘이 아니기 때문에 한생각 끄떡하면 건널 수 있는 거죠. 그것이 실체가 아니기 때문에, 살아 있을 때 알고 있는 것은 죽어서도 알고 있는 겁니다.

꿈이 생시요 생시가 꿈이니라. 그러니 생시에 알고 있다면 꿈에도 알고 있는 거고 죽어서도 알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눈이 밝아지고 귀가 밝아져서 한생각을 하면 그냥 강도 들도 따로 없느니라. 아무리 높은 산이든 낮은 들이든 깊은 강물이든 불 속이든, 어디에 타 죽는 것도 없고 빠져 죽는 것도 없고 멀어서 못 가는 것이 없다고 하는 겁니다.

우리가 이런 도리를 안다면 하루하루 살면서…, 하루하루뿐이 아니죠. 지금 이 시간에도 자꾸 보고 듣고, 듣고 듣고, 보고 보고, 가고 오고, 만나고 그러는 게 하나도 고정됨이 없이 공해 버렸으니까 그것을 알면, 마음으로 알면 누적이 되지 않고 그냥, 우리가 먹고 배설하고 먹고 배설하듯이 그렇게 돼 있다 이겁니다. 이게 하치 않은 말인 것 같지만 이 세상 현실에서 벌어지는 일들입니다. 우리가 물질에 집착이 없이 현실 속에서 참나를 완전히 알기만 한다면…, 세상을 모두 감지하고 조절해서 돌아갈 수 있는 능력이 우리에게 주어져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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