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게 지치고 힘들어요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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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지치고 힘들어요

본문

질문

저는 가족과의 관계도 원만하지 않고, 제 스스로가 너무 한심하다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배운 거 하나 없는 제 자신이 쓸모없는 인간이라고 생각이 들고 밤에 잠도 안 와서 수면제를 복용하는데 이런 제가 너무 싫습니다. 사는 게 뭔지, 모든 게 허망하게만 느껴지고 살 의욕이 생기지 않습니다. 저 같은 사람들이 용기를 낼 수 있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우리가 살아나가면서 보면…, 나도 엊그저께 이러한 생각을 했습니다. 비가 부슬부슬 오고 바람이 쌩쌩 불고 날이 찼습니다. 그럴 때 바람 쐰다고 나가서 거닐었죠. 그런데 여기 온 것도 가는 것도, 또는 어떻게 하라는 그것조차도 없건만 글쎄, 그 이그러진 얼굴의 눈가엔 이슬방울이 지워질 사이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뭣 때문에 그랬겠습니까? 가는 곳마다 앙상한 가지에 매달려서 그 잎새는 비바람에 으쳐진 상처가 아파서 불불 떨면서 땅에도 떨어져서 구르고, 나무에 붙어서도 퍼렁퍼렁 울었습니다. 내가 다니는 데마다 그런 짝이고 그런 일들이 벌어지고 그러니 내 가슴속에선 남 보이지 않게 속으로 흐느끼는 눈물이 흘렀습니다. ??사람 사는 거나 짐승들 사는 거, 벌레들 사는 거, 나무들이 저렇게 사는 거, 모든 산천초목, 물, 바람, 흙, 사람, 벌레, 짐승 모두가 하나같이 그렇게 아픔을 느끼면서 저렇게 살아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할 때, 내가 어땠겠습니까? 그래서 이렇게 읊으면서 걸었죠.
“아, 달 하나, 별 하나, 구름 한 점. 내 님 좇아서 이리저리 걷다 보니 앙상한 가지에 으쳐진 상처가 아파 우는 그 목소리는 내 귓가에 스쳐 가는구나. 어찌해서, 가고 오는 것도 없으련만, 상처도 없고 아무것도 없으련만, 바로 내 눈가에 눈물은 마를 날이 없을까?”

그러면서 혼자 그 찬바람을 누비 두루마기로 막으면서 이렇게 중얼중얼거리고 갔습니다. 이것이 인생의 한 길이요, 사람 삶의 한 길이라면, 벌레도 그 생명체가 있으니까 그대로 무댓방,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건지도 모르면서, 금방 붙잡혀 가서 솥에 들어갈지도 모르는 그러한 삶의 아픔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인간이기에 불쌍한 것도 알고, 속상한 것도 알고, 잘못되는 것도 알고 잘되는 것도 압니다. 그렇기 때문에 애당초에 만물의 영장이라고 말씀해 놓은 거죠.

그러니까 여러분이 자신들을 아주 무시하고 이거는 한갓 허무한 몸뚱이라고 이렇게 생각하지 마세요. 지금 귀한 거를 모르면 다음에도 귀한 거를 모릅니다. 자기가 못났든지 잘났든지 자기만이 자기를 알아주고, 자기만이 자기를 이끌고 가기 때문에 정말이지 귀한 것입니다. 어느 누가, 어느 누가 그 아픔을 알아줍니까? 이 세상 한 철 살아가는 길면서도 짧고, 짧으면서도 그 긴 세월을 어느 누구가 알아줍니까?

그러니까 내가 부탁할 말은 항상 남의 입장에 서서, 나를 없애고 남의 입장에 서서 남의 마음을 알아줄 수 있는 그런 행과 말과 뜻을 갖는다면 모두가 귀하게 보며 이 세상천지가 다 귀하게 볼 것이고, 보이지 않는 그 법계에서도 전부 귀하게 볼 것입니다.
 
우리가 항상 그렇게 살고 있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영령들도 전부 보이지 않는 데서 벌써 보고 있습니다. 자기가 행동하고 자기가 마음으로 아는 것을 우주간 법계에서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거, 도와줄 수가 없어." 이렇게 나오죠. 그러니까 자기 마음이 그 마음, 그 마음이 내 마음, 그렇게 될 수 있는 그런 아량과 선처, 부드럽게 할 수 있는 그 마음, 그것을 행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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