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층탑을 올리신 뜻 > 길을 묻는 이에게

칠 탑도 여러분들의 몸과 같은 겁니다. 왜 사람이 죽으면 칠성판을 깔죠. 허허허. 육 속에 진짜 주장자가 자기가 있기 때문에 그거를 하나 세우고, 그래서 칠성판이라고 할 수도 있겠죠. 그래 칠 탑이라고 그러는 것도 여기다 대도 맞고 저기다 대도 맞습니다만 칠 탑도 없고, 칠 탑이 한 탑이요, 한 탑이 칠 탑입니다. 따로따로 있는 게 아닙니다. 이것을 우리가 사람이 살아나가는 데에 그 모두를 질서를 정연하게 그렇게 만들어 놓고 쓰는 것이지, 이 마음의 도리로서는 칠 탑도 없고 한 탑도 없습니다. 너무 많아서, 너무 탑이 많아서 ‘칠 탑이 있다, 한 탑이 있다’ 이러지 않습니다.  ‘삼 탑이 있다’ 이러지도 않습니다.
 
그러니깐 이게 둥근 탑으로다가 이렇게 칠 탑으로 올린 것은요, 우리 여러분들이 다 요만한 분도 빼놓지 않고 다 성취하라고 방편으로서 그렇게 세운 겁니다. 그런데 그게 방편 아닌 방편이기 때문에 거기에는 여러분들의 마음이 동시에 거기 같이, 모두 응신으로서 거기 같이하고 있는 것입니다. 모두 응신이 되고 보현신이 되고 법신이 되시고 부처님이 되시고 가만히 있으면, 그 탑도요, 가만히 있으면 칠 탑도 따로 없고, 또 모든 사람들이 마음을 내면 칠 탑이 있고, 또 둘 아닌 마음으로서 공부하시는 분들에게는 전부 보현신도 거기 계실 거고, 부처님도 계실 거고, 또 법신도 거기 계실 거고 다 그냥 이 허공에 다 계신 분들 하나도 빼놓지 않고 거기 다 운집해서 계실 겁니다. 그러니까 항상 마음공부 하는 분들은 그저 때에 따라선 거기에 계시고, 때에 따라선 여기에 계시고, 때에 따라선 부처님한테 계시고 그런 겁니다.

우리 이 몸뚱이 하나 속에도 생명체들이 얼마나 많은지 몰라요. 그래서 바로 공체죠. 그리고 또 공체로서 움죽거린다면 공용이지 자기가 개별적으로 하나가 움죽거리는 게 아닙니다. 더불어 같이 움죽거리기 때문에 공용이죠.  그리고 공식이고요. 그래서 공생, 공심, 공체, 공용, 공식이란 말입니다. 

그래서 항상 ‘우리 몸뚱이도 공체고, 혼자 사는 게 아니고 더불어 같이 사는 거구나. 더불어 같이 움죽거리는 거구나. 더불어 같이 보는 거로구나.  더불어 같이 먹는 거로구나. 더불어 같이 생각하고 사는 거로구나. 그러니 나라고 세울 게 뭐 있겠나. 내가 혼자 했다고 할 게 뭐 있겠나. 내가 혼자 봤다고 할 게 뭐 있겠나. 혼자 들었다고 할 게 뭐 있나. 내가 산다고 할 것도 없다. 나를 세울 게 하나도 없구나.’ 이렇게 생각하신다면 이 세상이 모두 공해서 초월해서 돌아간다는 걸 알 수 있으실 겁니다. 

그래서 우리 지붕에 칠 탑을 해 놓은 것도 여러분들의 바로 몸과 같이 생각하시면 됩니다. 공체인 몸, 마루 공심인 마음, 공생인 생명, 공식으로서의 모두가 같이, 더불어 같이하고 있는, 우주 삼천대천세계를 같이 돌고 있는 그런 모습을 상징하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