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체가 내 부모 내 자식 아님 없다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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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체가 내 부모 내 자식 아님 없다

본문

질문

선법가 삼세가 둘 아닌 노래가사에도 있듯이 일체가 내 부모 내 자식 아님 없다 하셨는데 그 이치를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습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홈페이지관리자님의 댓글

홈페이지관리자 작성일

우리 배 속에 있는 모든 걸 보세요. 그게 증거물입니다. 우리가 어디서부터 왔느냐는 증거물입니다. 어디서부터 왔습니까? 여러분, 산에 가도 좋고 물에 가도 좋죠? 여러분네 고향이기 때문입니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참, 청산유곡을 보면 그렇게 마음이 신선하고 좋고, 또 맑은 물이 쉴 사이 없이 흐르는 걸 봐도, 계곡에 가서 맑은 물이 흐르고 고기가 노는 걸 봐도 싱그럽고 좋지요. 그게 여러분 고향이에요. 수없는 겁을 거쳐서 인간까지 이렇게 모습을 가져왔고 기어 다니다가도 모습을 가져왔고….

지금도 여러분한테 꽁지가 조금 붙었습니다. 꽁지 안 붙은 분 아마 하나도 없을 거예요. 그 흔적이, 꽁지 떨어진 지가 얼마나 됐습니까? 그러니 이것도 말짱 벗어나야 우리가 어딜 가든지 흔적이 남지 않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생각으로 살 수 있죠. 생각으로 운전할 수 있고 생각으로 살 수 있는 그 세계를 맛볼 수 있는 거죠. 사람까지 이렇게 맛볼 수 있었듯이 말입니다.

어떤 때는 이렇게 길을 가다 보면요, 기다란 유체 같은 게 가요. 그건 이름도 모르죠, 하도 여러 가지이기 때문에. 가다 보면 알을 까서 뒷꽁무니에 질질질질 끌고 가서는, 풀을 갖다가 발로 두껍게 알 밑에다 깔고는 풀로 살짝 덮어 놔요. 그런 걸 하나 보더라도 ‘야! 요렇게 묘하구나.’ 요렇게 묘한 것을 우리가 스스로 해 오고 있었다는 거…. 우리가 하다못해 요만한 미생물에서부터 그렇게 스스로 해 왔기 때문에 이렇게 인간까지 돼서도 자식들을 그냥 덮어 주고 입혀 주고 먹여 주고, 이러면서 어디를 나가서 안 들어오기만 해도 안절부절못하고, '빨리 들어와야지.' 하면서 걱정을 하고 이러는 거죠. 아마 거기에서는 좀 덜 벗어난 것 같습니다.

알고 보면요, 그렇게 거쳐 오면서 모였다 바람처럼 흩어지고 모였다 바람처럼 흩어지고…, 이 식구가 말입니다. 그렇게 흩어져서 또 딴 식구들하고 또 만나고, 진화를 좀 하면 진화한 만큼 또 같이 모이고 이렇게 된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대의적으로 본다면 부모 자식이 따로 없다는 얘기죠. 사는 동안에 같이 모여서 살 뿐입니다.

그러니 착을 두지 마시고 그저 사랑으로써 대해야 하는 겁니다. 그냥 뭐 온통 “너 어디서 자고 왔어? 전화번호 대!” 뭐, 틀림없죠. 이럭하면 애들이 반항해서 더 멀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자고 올 수 있는 그런 뭐가 있었길래 그랬겠지.’ 하고  “너 배고프지 않으냐?” 하고 아주 딱 받아서 안아 준다면 나가서 자라고 발길로 차도 나가서 안 자요. 그런데 착을 두고 자꾸 그러고 있어요. 그것도 대접을 해 줘야 하는데, 꼭 내 손에 들어 있는 자기 소유물이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의 자손들도 전부 늙어 죽어서 애가 된 거예요. 허허허…. 아니, 여러분도 늙어 죽었다가 또 태어나 가지고 이렇게 나이를 조금 더 먹었다고 해서 자기가 생산해 놓은 것을 자기 거라고 하겠습니까? 자기 소유가 아닙니다. 절대 자기 소유가 아닙니다. 그러니 그저 남의 자식이든 내 자식이든, 남의 부모든 내 부모든 평등하게, 그저 보면 보는 대로 들으면 듣는 대로, 있으면 보시하고 없으면 마음으로라도 보시하고, 이렇게 무주상 보시를 해서 그저 남을 이익하게만 한다면….

그리고 또 내 자식이든 남의 자식이든, 내 가끔 그러죠. 여기 우리 학생들이 올 때가 있죠. “스님! 이러이러한데 이건 어떻게 했으면 좋겠습니까?” 하고 울 때, 평등하게 내 소유라는 것이 없어야 사랑할 수 있는 거지, 내 소유라고만 하는 마음이 있다면 남에게 자비를 베풀어 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보시를 못 합니다, 요구를 해야 하니까. 요걸 가지고 이것만 해야 하니까. 그러니까 그 생각이 넓게 나지도 못하죠. 그래서 어휴, 가슴이 쓰르르하고, 언제 적 내 자식 네 자식이고, 언제 적 내 부모 네 부모더냐. 모였다가 바람결같이 흩어지는 것이, 스쳐 가는 것이 인생 아닌가. 우리는 방랑객으로서 한데 캠핑 나와서 살다가 날이 어두워지면 흩어져야 할 인생이 아닌가. 여러분, 가만히 생각해 보세요, 안 그런가,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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