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질적으로 허리가 아픈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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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저는 고질적으로 허리가 아픕니다. 계속 관을 하다 보니 고통이 좀 덜해지긴 한 것 같은데 시원하게 떨어지지는 않습니다. 제 욕심이 너무 과한 것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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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어떤 사람에게 이런 일이 있었죠. 병원의 의사입니다. 수술을 했는데 잘못 건드려 가지고 잘못됐는데, 의사들은 알죠. 이 의사 저 의사 불러다가 다 해 보니까 이건 뭐, 급박해졌어요. 이제 문도 닫게 되고 큰 문제가 벌어질 것을 생각하니 그냥 눈앞이 캄캄해진 겁니다. 그래서 전화를 했길래 알았다 그랬죠.
그렇지만 그 알았다는 말 한마디가 얼마나 무거웠겠습니까. 그것이 가벼운 대답이었다면 아마도 그건 안 됐을 겁니다. 무거운 대답이기 때문에 그것이 그 시각부터 달라지면서 부위가 그냥 다 정상적으로 됐다는 겁니다. 의사인데도 ‘이건 내가 의사 할 만한 가치가 없구나.’ 하는 생각에서 그냥 탁! 아예 만사가 다 버려지더랍니다. ‘나는 의사 될 자격도 없고, 우리가 모두 거기만 매달려서 연극배우처럼 사는구나.’ 하는 생각에서 말입니다.
그랬듯이 그런 걸 좀 알려면…, 지금도 시들하게 생각하시는 게 아니라 전력을 다해서 하시는 거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하나 파서 재고 재고, 또 들고 또 들고 해야 합니다. 육조 스님도 둘이 아닌 도리에서 나투는 도리를 배우려고 그냥 12년 동안이나 또 뭉쳐 놓고 그렇게 하셨죠. 몸은 팔방으로 돌아다녔으나 마음은 한 군데다 항상 일념으로서 두셨다는 얘깁니다.
그렇듯이 여러분이 천차만별로 살림살이를 사시겠지만 그 살림살이는 바로 여러분의 그 불성, 한마음 속에서 들이고 내는 겁니다. 일체가 다 숨을 들이쉬고 내쉬기 때문에 생명을 유지하고 모두 살죠? 똑같이 숨 안 쉬면 죽을 겁니다. 일체 만물만생이 숨 안 쉬고는 못 사는 겁니다. 그렇게 일체 만물만생이 다 숨쉬고 살듯이 다 똑같습니다.
그러니 포괄적으로 생각하십시오. ‘개별적이고 하치않은 나, 주인공.’ 이렇게 생각하시면 안 되죠. 얼마나 귀중한 한마음입니까? 이것은 개별적인 자기 한마음이 아닙니다. 이건 지수화풍이 동시에 같이하는 것인 반면에 또 그 지수화풍 속에서 갈라지는 건 얼마나 많습니까. 지수화풍이 있기 이전에는 어땠구요, 또. 천차만별의 이름이 전부 모여서 그걸 이룬 거 아닙니까. 산소와 수소가 한데 합치니까 물이 됐듯이.
그러니까 그 허리가 그대로 낫게 되는 거죠. 허리뿐만 아니라, 자기의 환경이나 여러 가지 상황을 생각해서 ‘아무리 해도 이거는 낫지 않겠다.’ 이런 생각을 갖는 분도 있고, 또 입이 돌아가거나 뭐, 어떠한 문제가 생기면 당장 그냥 침으로 다스리려고 하고 야단나죠. 그렇다고 그런 걸 말할 수도 없죠. 애통할 문제가 한 가지 있는데 말해 볼까요? 이것을 뛰어넘으려면 죽고 사는 것도 뛰어넘어야 되는데, 그렇게 그러는 거를 그렇다고 해서 ‘그건 법이 아니다’ 할 수도 없는 거고 말입니다. ‘그럭하면 뛰어넘을 수 없다’ 할 수도 없고, 그냥 가는 대로 뒷받침만 하고 가는 거지 어떡합니까. 내가 죽고 살고 이런 거를 떠나야만이 된답니다.
그까짓 거 캠핑 나와서 놀다 가는 거, 그냥 뭐, 이렇게 되든 저렇게 되든 팍팍 놔 버리지, 그놈의 걸 뭐 때문에 붙들고 그렇게 애를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산에 놀러들 가시죠? 놀러 가실 때는 바로 탄생하는 겁니다. 다 놀고 들어올 때는 멸하는 겁니다. 아, 그렇게 잠시 잠깐 가서 놀다가 올 거를, 뭘 그렇게 그냥 서로 찢고 뺏고 모두 살겠다고 애를 쓰고, 더 살겠다고 그러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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