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들에게 어떻게 마음을 내야 하는지요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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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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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들에게 어떻게 마음을 내야 하는지요

본문

질문

저는 간병 활동을 자원봉사로 하고 있는 불자입니다. 기독교나 가톨릭 신자들은 하나님에게 기도하는 형식으로, 저희 불자들은 제불보살님의 가피력을 의지하여 쾌유를 발원하고 있습니다. 저도 나름대로 조속 쾌차하기를 빌며 마음을 내기도 하는데 환자들을 위해서 제가 이렇게 마음을 내면 되는 것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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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본원관리자님의 댓글

본원관리자 작성일

자기가 자기를 믿게끔만 해 준다면 이리로 동그라져도 주처가 거기 있고 저리로 동그라져도 주처가 거기 있기 때문에 도움을 그대로 받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믿는다, 내가 하나님이 될 수 없다’ 이런다면 나는 항상 중생으로부터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하나님이 따로 있고 내가 따로 있는 게 아닙니다. 하여튼 바깥으로 찾는다면 내가 될 수 없다는 말이 허영 나옵니다. 그러나 나는 겉으로부터 생긴 게 아니라 속에 종자가 있기 때문에 생긴 것이므로 불성 종자가 없다면 인간으로 태어나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어떠한 모습으로도 태어날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영(靈)의 종자는 바로 영혼을 다스릴 수 있는 주장자라야 되겠죠.

얼른 쉽게 말해서, 나로부터 주처가 있고 나로부터 이 몸뚱이 모두가 하나로 돌아가는 거죠. 그거를 알게 되고, 둘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면 이 전체가, 우주 전체가 하나로 돌아간다는 거를 알게 되는데, 이게 하나님으로 이름이 돼 버리고 자기 인식들이 그렇게 돼 버리고 그러니까 자기가 항상 그 구덩이에서 빠져나갈 수 없는 문제가 생기는 겁니다.

수레가 아니라면 살 수가 없이 된 이 상황 속에서, 이 수레바퀴를 벗어나서, 이 공기주머니를 벗어나서, 공기가 없어도 우리가 모든 거를 다 볼 수 있고, 할 수 있고, 들을 수 있게 되는 데 우리가 지금 공부하는 목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걸 자꾸 위축시켜서 ‘너는 그렇게 될 수 없으니까 항상 중생으로만 살아라. 거지로만 살아라.’ 이런 거나 뭐 다릅니까? 사람들의 마음이 그렇게 돼서 그런 겁니다, 마음이 그렇게 인식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하나님이 그렇게 살아라 한 게 아니고 주님이 그렇게 살아라 한 게 아니란 말입니다. 예수께서도 “타인을 믿는다면 모두 마구니의 장난과 같으니라.” 했거든요. 그랬는데 나를 믿어야 한다고 하는 소리에 그만, 거기에서 딱 막혀 버린 거죠. 그래서 예수님만 딱 믿게 된 거 아닙니까? 그런데 부처님께서는 예수님처럼 그렇게 말씀하신 게 아니라 ‘각자’라고 그랬거든요. ‘각자 너를 믿지 않는다면, 타의에서 구한다면 그건 도깨비장난과 같으니라. 못났든 잘났든 너로부터 이 세상이 있는 거지 너를 빼놓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거죠. 그렇기 때문에 자기 주처의 자기 주인공을 주님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바깥으로 기도를 하거든요. 바깥으로 기도를 하고 하나님을 찾는데 그건 이 진리의 이름만을 찾는 거나 똑같습니다. 내가 그전에도 외국에 나가서 그랬죠. ‘불(佛)’은 일체 만물만생의 생명을 말한다. ‘교(敎)’는 일체 만물만생의 생활이다. 일체 만물만생이 생활을 해 나가는 거를 ‘교’라 그런다. 모든 생활에서 배우고 느끼고 지혜가 넓어지고 또 연구를 하고 창조가 되고 이렇게 해 나가는 이 자체가 바로 교다 이겁니다.

그러니까 이 불교라고 하는 언어는 진리를 말하는 거지 어디 한 군데, 머리 깎은 사람이나 믿는 것으로 국한돼 있는 게 아니다라는 얘기죠. 지금 수녀들이 머리에 쓰고 하는 거나 스님들이 머리를 깎고 하는 거나 뭐가 다릅니까마는 이 세상 삼라만상이 천차만별로 그 수레바퀴에 끄달리고, 그냥 천차만별의 가닥가닥, 갈래갈래로 모습이 돼 있고 그러니 이것을 사람의 머리로 비유한 겁니다. 그래서 ‘무명초는 가차 없이 잘라 버려라, 나오는 대로 잘라 버려라’ 이런 의미에서 우리는 이렇게 머리를 나오는 대로 깎아 버리는 거 아닙니까?

원효 대사가 설총이 쓰레질을 해 놓은 걸 보니 말갛게 쓸어 놨거든요. 쓸어서 무더기를 지워 놓았는데 가서 한 움큼 집어서 다시 뿌려 놨어요. 이건 진리를 말하는 겁니다. 없어져도 없어져도…, 우리가 지금 저 아래서 여기까지 오면서 발 떼어 놓고 들어오는 격이란 말입니다. 한 발 떼어 놓으면 없어지고, 한 발 떼어 놓으면 없어지는데 한 발 떼어 놓는 게 없다면 그냥 다 무효죠. 그러니까 역시 떨어지면 또 쓸어야 하고 떨어지면 또 쓸어야 하는 것이 이 진리에 관한 건입니다.

그러니까 그 사람네들한테 이익하게 하려면 무조건 당신 마음에 주처가 있는 거니까 밖에서, 먼 데서 주님을 찾지 말라고 일러 주는 거죠. 당신을 벗어나서 주님이 있는 게 아니라 당신이 있기 때문에 당신 깊은 마음속에 주님이 계시다고요. 또 불자들한테 이익 되고 공덕이 되게 하려면, 마음이 합쳐져야 공덕이니까 한마음으로 한 공덕이 돼야 되는 것이라고 하죠. 여러 마음들이 한데 합쳐져서 일을 해 주니까 공덕이죠. 그러나 한마음으로 할 수가 없다면 공덕이 아니죠.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둘 아니게 돌아가야 한다. 전체가, 보이지 않는 세계의 그 마음이 50%가 있다면 보이는 사람의 마음이 50%가 있다. 보이지 않는 몸이 50%가 있다면 보이지 않는 영체가 50%다.’ 하는 것을 무시해선 안 됩니다. 우리가 산 사람이 반이 있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물체가 또 반이 있죠. 밤낮이 이렇게 돌아가듯, 살고 죽는 것도 그렇게 돌아가듯, 그러니까 불자에게는 당신 자부처는 바깥에 있는 게 아니라 바로 이 마음 안에, 그 숱한 보살의 이름이 다 거기에 있다고, 당신네 아픈 걸로 비유한다면 그 약사보살은 바로 당신한테 있다고, 그 자부처의 마음에서 약사보살이 나온다고 그렇게 일러 주세요. 그렇게만 일러 주고 그렇게만 받아들일 수 있다면 그건 무진장 도움을 받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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