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이 안 돌아가요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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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이 안 돌아가요

본문

질문

병원에서 검사를 받으면 아무 이상이 없다는데 자주 목이 잘 안 돌아가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이제 대학 졸업하고 취직도 해서 살길을 찾아야 하는데 너무 괴롭습니다. 어떻게 극복해야 될는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본원관리자님의 댓글

본원관리자 작성일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몸속의 그 생명들이 과거에 살던 인연에 따라서 온 업식들입니다. 정자 난자를 비롯해서 자기 영혼과 더불어, 그 생명들이 인연이 돼서 모두 합쳐진 한 몸뚱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업식에서 나오는 야릇한 증세니까, 학생은 공부를 하는 사람이니까 더 잘 알겠죠. 내가 보는 거, 듣는 거, 아는 거, 가고 오는 거, 만나는 거 이 모든 게, 그 다섯 가지 종류의 오신통이라 하는 그 자체가 바로 자동적인 컴퓨터와 같아요. 그래서 ‘목이 이렇게 되는 것도 거기서 나온 거니까, 거기서 해결할 수 있잖아!’ 하고 거기다가 되입력을 하는 겁니다. 되맡기는 겁니다. 그러면 오늘이라도 괜찮아질 수 있죠.

옛날에 이런 일이 있었죠. 시장에서 솔이나 수세미 이런 걸 파는, 아주 오래 여기 선원에 다니시던 분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니기 전에 고개가 그렇게 학생처럼 돌아가질 않아서 왔어요. 그때 내가 상원사에 내려와서 신도 집 여관 사무실에 있었어요. 그런데 거기 와서 절을 하는데 말이에요, 얼마나 극진히 삼배를 하는지 남자로서는 하기 어려운 일이었죠. 내가 볼 때에 ‘남자가 아무것도 모르면서도 저렇게 극진할 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왜? 부처님도 안 모셔 놓고 그 방석, 거기에 부처님이 계시다고 절하라고 하니까 거기다가 진짜로 믿고 그냥 삼배를 극진히 했어요.

그럴 때 마음이 어땠을까요? 저렇게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무조건 저렇게 믿고 삼배를 올리는데, 그것은 부처님이 받으신 거지 내가 받은 게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자기 극진한 마음과 부처님 마음이 한데 이어진 거예요. 동시에 말입니다. 그러니까 가다가 목이 그냥 풀렸대요, 가다가 말입니다. 버스 타고 가다가. 그러니 그것이 도깨비장난 같고 요술쟁이 같고 하지만, 우리가 전부 요술쟁이고 도깨비장난이고 탤런트고 그렇습니다. 인생이 모두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우리 모두가 지금 망망대해에 배 한 척을 각자 띄워 놓은 것과 같아요. 파도가 일고 비바람이 치면 ‘아이고, 살려 달라’고 뭐, 아우성을 치게 되죠. 학생도 그런 사람 중의 한 사람이죠. 지금 고개가 안 돌아가니까 파도가 치는 거와 같죠. 그러니까 집중을 어디다 해야 하느냐? 아주 일어서서 나 죽는다고 살려 달라고 바깥으로 할 게 아니라 그 마음을 침착하게 가지고, 선장더러 하는 소립니다. ‘선장! 이 배를 가는 곳까지 끌고 갈 수 있는 건 당신밖에 없어!’ 하고 말입니다.

이렇게 한마음으로 믿어서 거기에 한마음으로 뭉칠 때, 가는 곳까지 갈 수 있어요. 그와 같이 그 목도 파도가 치다가 선장이 잘 이끌어 가고 그런다면 파도가 치지 않을 수가 있거든요. 파도친다고 해서 제각기 일어나서 우왕좌왕한다면 배는 뒤집히고 말죠. 영영 고치지 못하고 말아요.

그러니까 그거를 겁내지 마시고, 지금 이 순간에도 ‘오직 내 몸뚱이를 끌고 가는 선장만이 이끌어 줄 수 있어. 고칠 수 있어.’ 하고 그렇게 진짜로, 마음이 묘한 거니까 마음을 그렇게 가지세요, 진짜로 믿고. 그리고 자주 와요. 지금이라도 그렇게 생각해요. 괜히 고개가 왜 그러겠소? 허허허. 그게 세포 하나하나에도 생명이 들어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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