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마음 뛰어넘고 싶은데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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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마음 뛰어넘고 싶은데

본문

질문

저는 아내와 두 딸을 책임지고 있는 월급쟁이 가장입니다. 그런데 직장생활도 늘 언제 잘릴지 불안하고, 그래서 그런지 늘 주인공을 부르는데도 편안하지 못합니다. 이 불안한 마음을 어떻게 뛰어넘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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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본원관리자님의 댓글

본원관리자 작성일

주인공이라는 것도 이름이지, ‘주인공, 주인공’ 아무리 불러 보세요, 내가 내 뿌리를 믿지 않는데 주인공이 나오나. 저 나무들을 보세요. 가을이 되면 저절로 잎이 져서 앙상한 가지만 남았어도 그 가지는 내년 봄에 또 잎이 필 것을 알고 아무리 비바람이 치고 눈보라가 쳐도 아무 상관 없이 그냥 살다가 봄이 되면 잎이 나고 꽃이 피어요. 그러니까 우리 사람도 그렇게 아등바등하지 마시란 말입니다. 저런 나무들은 한 해가 가야 그렇게 되지만 우리는 한 찰나란 말입니다, 고등 동물이기 때문에. 아등바등하면 오히려 못 믿는 게 되기 때문에 내가 나를 지원을 안 해 줘요.

그래서 자(子)와 부(父)가 상봉을 해야만이 그게 견성한 거다 이런 말입니다. 그것도 이름이지만 말입니다. 견성을 했어도 견성했다고 다냐. 그것도 아닙니다. 둘이 아닌 도리를 알면서 배우면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나 아님이 없고, 내 형제 아님이 없고, 내 부모 내 자식 아님이 없는데 누구를 남이라고 밀어내고 섭섭하게 하겠습니까?

그러니까 “나와 같이만 생각해라. 내 모습같이 생각하고 내 마음같이 생각하고, 불쌍함도 나같이만 생각해라. 더 위로 생각하지도 말고 내려서 생각하지도 마라. 부처님도 나와 같이만 생각해라. 그리고 부처님의 뜻을 받아서 그대로 이행한다면 그대로 부처니라.” 하는 겁니다. 

불교라는 자체가 머리 깎은 스님들만 공부하는 게 아닙니다. 사람뿐만 아니라 일체 만물만생의 생명은 다 불(佛)입니다. 물 안에서 고기들이 사는 것도 교(敎)입니다. 우리들이 사는 것도 교고, 모든 생명체들이 살아나가는 게 전부 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한군데 국한돼 있는 게 아니라 무의 세계나 유의 세계나 둘 아니게 수레바퀴 돌아가듯 돌아가는 이 진리가 바로 불교죠. 그 진리 안에서 우리가 그 진리를 알아야 된다는 얘기죠.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보이는 자기를 자기라고 생각하지 말고 보이는 자기는 심부름꾼으로 생각을 해라. 안 보이는 자기가 반드시 누구에게나 다 있으니까. 못났든 잘났든, 거지든 부자든, 지위가 낮든 높든 간에 자기에게는 반드시 안 보이는 자기가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수억겁 광년을 거치면서 자기를 형성시키고 진화시켜서 내려온 거죠. 그러니 얼마나 유능하겠습니까, 보이지 않는 자기가.
 
그래서 나는요, 이 절을 지으면서도, ‘허! 네가 있다면….’ 말을 하려니까 그렇죠. 말을 안 하더라도 있으니까 하는 거죠. 그쵸? 없으면 안 하죠. 여러분도 여러분이 없으면 아무것도 없어요. 하기는 뭘 해요? 그러나 계시니까 하죠, 모두. 내가 없으면…, 나라고 할 건 없지만. 그래서 그 나 아닌 나를 부처라고 합니다, 주인공을. 그래서 부처님이 계시면 할 거고…. 부처님이라고 하니까 멀리 있는 걸로 생각을 하지 마십시오. 안에 부처님이 계시면 할 거고 부처님이 안 계시면 못 할 거고 그렇지, 그렇게 안달복달할 게 없습니다. 이건 나 하나가 개별적으로 집을 짓고 살려고 해야 문제가 되는 거죠.

그것뿐만 아니라 생활하는 데 다 그렇다는 얘기죠. ‘뭐가 참 아쉽다’ 이러면, 아쉬운 거를 내가 알았잖아요. 여러분이 살아가면서 아쉽다는 것도 알고 계시고 안 된다는 것도 알고 계시잖아요. 그러니까 거기에서는 더 잘 알겠죠? 그렇게 알더라도 이 배우는 사람은 반드시, 거기를 집어서 그냥 내맡겨 버리는 거예요. ‘나는 너의 심부름꾼이니까 너 알아서 해.’ 하고 말이죠. 이 보이는 육체로서는 도저히 그걸 가늠할 수가 없거든요. 해결해 나갈 수가 없단 말입니다. 그래서 보이지 않는 자기한테 내맡겨서 보이지 않는 데서 다 조절하게끔 만들어 놓고 자기가 뛰는 거예요. 

어떤 신도 하나가 그런 얘기를 해요. 기계를 놓고 공장을 하는데 말입니다, 물건을 팔아도 돈도 안 걷히고 외상이 되고, 기계는 자꾸 고장이 나고 이러니까 하루는 그냥 앉아서 울었대요. 그래서 그랬어요. “그 기계도 살아 있는 거야. 그러니까 기계의 그 몸뚱이나 당신의 몸뚱이나 둘이 아니야. 그것도 다 주인공이 하는 일이고 나는 심부름꾼 노릇을 하는 거니까 주인공에다 다 맡겨서 다스리게 해라.” 이랬어요. 그랬더니 그 이튿날부터는 고장이 하나도 안 나더랍니다. 그래서 돈 벌었다잖아요. 

그런데 이치가 이상스럽게도, 귀찮고 골치가 아파서 ‘아유, 죽으나 사나 그냥 너 알아서 해!’ 하고 그냥 그렇게 맡기니까 오히려 풀려나가더래요. 생각해 보세요. 골치가 아프지 않아요, 사는 데? 그러니까 골치가 아픈 걸 생각해서라도 다 그냥 맡겨 버리고 사는 거예요, 물 흘러가듯이. 왜 골치 아프게 살아요? 한 생 얼마나 산다고요. 아등바등하고 아무리 그 높은 산을 손톱이 다 까지도록 올라가려고 애를 써도 이 몸뚱이로서는 도저히 올라갈 수가 없고 은산철벽을 뚫을 수가 없어요. 그러나 여러분의 마음은 은산철벽을 뚫고도 남음이 있죠. 

그러니까 그 사람 말이 그래요. “참 신기합니다.” 이거예요. “참, 스님! 마음법을 이렇게 알게 되었으니 제가 수십 번을 머리를 깎아서 신을 삼아 드린들 이 은혜를 어떻게 갚을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그거는 당신 주인한테 당신이 갚는 거니까, 그렇게 잘 돌아가고 잘 사는 게 바로 갚는 거야. 그 공부를 잘하고 잘 사는 게 갚는 거지, 나한테 뭘 갖다 주고 이래서 갚는 게 아니다 이거야. 자기 마음의 뜻을 알고 일체가 다 부처님의 그 가르치신 뜻을 알면, 당신의 뜻을 알면 다 알게 돼 있어. 그게 갚는 거다.” 이랬습니다.

이 몸뚱이는 한 철 살다가 옷을 훨훨 벗어 버리고, 또 새 옷을 입고 싶으면 입고, 말고 싶으면 말고, 보살로서 중생들이 원하면은 보이지 않게 다 구제하고 다니듯이 말입니다. 그렇게 하려면 그렇게 하고…, 마음대로죠, 그것이.

마음은 체가 없어서 철퇴도 없고 또 꼬챙이도 없고, 그렇기 때문에 뛰어넘을 수가 있고, 강도 건널 수가 있고, 은산철벽도 뚫을 수가 있는 것입니다. 바로 이 자리에서 한생각을 하면 저 미국에도 통하고, 저 은하수에도 통하고 저 우주에도 통하는데요, 뭐. 그냥 빛보다 더 빠르다니까요.

그러니까 죽고 사는 거를 다 그냥 거기다 탁 놔 버리고요, 겁내지 말아요. ‘자식이 어떻게 될까, 부인이 어떻게 될까, 또 어떻게 바가지를 긁을까? 그런 것이 악마들처럼 들이덤비는 데는 내가 용빼는 재주 있나?’ 이러지만 그런 거를 다 그냥 놓고, 그냥 다 놓고…. 그거를 들고선 붙잡고 쩔쩔매든, 다 놓고 그냥 뻔뻔하게 있든 그건 상관이 없어요. 외려 다 놓게 되면 심부름꾼이 생겨요.

우리가 어렵게 살다 보면요, 저 고기들 하나, 벌레 하나 사는 것을 봐도 참 애틋해요. 우리네 살림살이와 똑같거든요. 모습은 사람 사는 거하고 달라도 사는 이치는 똑같아요. 내가 예전에 산길을 걷다가 봤는데, 개미 한 마리가 다리가 부러져서 못 가고 쩔쩔매고 있으니까 개미 세 마리가 달려들더니 그걸 끌고 갑디다. 개미도 그러는데, 사람으로서 그 도리를 모르고 살아서야 되겠느냐는 얘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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